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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필 극적인 홈런 두 방으로 기아를 개막 2연승으로 이끌었다

by 스포토리 2015.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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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이틀 연속 엘지를 상대로 멋진 승부를 벌이며 2연승을 이끌었습니다. 선발부터 무너진 기아를 살린 것은 필이었습니다. 2-0으로 밀리던 상황과 6-5로 뒤진 9회 말까지 필은 두 차례나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역전 홈런을 쳐내며 진정한 영웅이 되었습니다. 

 

필, 두 번의 역전 홈런으로 기아를 2연승으로 이끌었다

 

 

 

 

어제 개막 경기에서도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던 필이 일요일 경기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었습니다. 수비에서도 4회 영리한 플레이로 병살을 만들어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더니, 타선에서는 두 차례 역전 홈런을 날리며 기아를 개막 2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기아는 홈런 3방을 쳐내며 대포 군단으로서 가능성을 다시 보여주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이범호가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쳐내더니, 오늘 경기에서는 필이 두개를 쳐내며 중심 타선의 파괴력을 증명해주었습니다. 더욱 반가웠던 것은 최희섭이 첫 홈런을 쳐냈다는 사실입니다.

 

그동안 태업에 가까운 행동과 부상 등이 이어지며 제대로 활약을 하지 못했던 최희섭은 올 시즌 전에 퇴출되어야만 하는 선수 1순위였습니다. 그만큼 팀워크와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선수로 전락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가 그 어느 해보다 겨울 훈련에 심혈을 기울였고, 그 지독한 독기로 시범경기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보이더니 시즌에서 그 노력의 결실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무려 611일 만에 터트린 홈런으로 올 시즌 부상 없이 꾸준한 타격감을 보여줄 수 있기를 팀이나 팬들 모두가 바랄 것입니다.

 

개막전과 비슷하게 오늘 경기도 초반은 엘지가 이끌었습니다. 기아의 선발로 나선 외국인 투수 험버는 변화구 각은 좋았지만 위닝구나 직구 스피드가 엘지 타자들을 압도할 수준이 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불안하기만 했습니다. 1, 2회 4안타, 2사사구를 남발하며 2실점을 하며 불안을 증폭시켰습니다. 3, 4회는 안정을 찾듯 큰 위기 없이 이닝을 이어가기는 했지만 험버의 첫 등판은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험버는 4이닝 동안 84개의 투구수로 5피안타, 2사사구, 2실점을 기록하며 한국에서의 첫 등판을 아쉽게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투구수가 너무 많았고, 완투형 투수로서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이후 투구가 험버에게는 중요해질 듯합니다. 기아로서는 외국인 투수 2명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 지난 시즌과 유사한 롤러코스터를 탈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개막전 안정적인 피칭을 했던 불펜이 약속이라도 한 듯 오늘 경기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임준혁은 오늘 경기에서는 불을 지르듯 3안타, 1실점을 하며 승패를 알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양현종의 뒤에 올라 시즌 첫 승을 올린 임준섭은 3실점을 하며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임 씨 트리오 중 두 선수의 롤러코스터를 보게 된 것은 섬뜩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나마 박준표가 2이닝을 힘겹기는 하지만 실점 없이 막아주었고, 이어 나온 심동섭과 최영필이 틀어막으며 역전 가능성을 이어갔다는 사실은 다행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박준표와 심동섭, 최영필이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기는 했지만 투구 내용들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아의 불안은 여전합니다.

 

 

투수들이 불안한 것과 달리, 공격에서는 필의 맹타가 경기를 흥미롭게 만들었습니다. 2-0으로 뒤진 3회 1사 후 김원섭과 최용규가 연속 볼넷으로 나간 상황에서 필은 시원한 좌중간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전날 경기에서 같은 방향으로 펜스를 직접 맞추는 2루타를 치더니 오늘은 좀 더 힘을 내 극적인 역전 홈런을 만들며 광주 구장의 분위기를 한껏 올려놓았습니다.

 

필의 역전 홈런 여세를 몰아 4회에도 기아는 볼넷과 사구에 이은 김원섭의 적시 2루타로 추가점을 올리며 2-4까지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점 김기태 감독은 승부를 걸었습니다. 연승을 하겠다는 의지는 어제 경기 승리투수였던 임준섭까지 빠르게 마운드에 올리면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임준혁을 먼저 내세워 1실점을 하자 곧바로 승리조 임준섭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연속 3안타에 3실점을 하며 역전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종반을 향해가는 상황에서 6-4로 밀린 기아를 살린 것은 역시 큰 것 한 방이었습니다. 이미 애증의 관계에 놓인 최희섭이 어제 좋은 타격에 이어 오늘 경기에서도 전 타석에서 안타를 치더니, 7회 타석에 나서 근 2년 만에 큼지막한 홈런을 쳐내며 빅초이의 전설을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최희섭의 홈런이 중요했던 이유는 개인적으로 그가 지독한 슬럼프와 부상 악몽에서 벗어났음을 보여주는 한 방이었기 때문입니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완전히 날려버린 최희섭은 무려 611일 만에 홈런을 만들어내며 올 시즌 진정한 강타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6-4로 뒤진 상황에서 7회 점수를 뽑지 못했다면 기아는 부담스러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곧 패배로 이어지는 과정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희섭이 1점 따라 붙는 홈런을 치면서 경기의 흐름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엘지로서는 다급함을 선사했고, 기아에게는 역전도 가능하다는 희망을 준 홈런이었습니다.

 

오늘 경기의 마무리는 엘지의 마무리 투수인 봉중근과 기아의 핵심 타자인 필의 대결이었습니다. 시즌 첫 경기에 나선 봉중근은 하지만 대타로 나선 김주찬과 제대로 대결을 하지 못했습니다. 제구가 들쑥날쑥한 상황에서 김주찬을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타격감이 좋은 그리고 이미 역전 홈런도 쳐냈던 필은 봉중근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가운데 높게 형성된 공을 놓치지 않고 밀어쳐 역전 끝내기 홈런으로 마무리하는 모습은 압권이었습니다. 어제 개막전 경기에서 넥센 서건창이 연장 12회 끝내기 홈런을 쳐낸 것도 극적이었지만, 필의 끝내기 투런 홈런 역시 최고의 장면이었습니다.

 

필은 오늘 경기에서 홈런 두 방으로 5타점을 뽑아냈습니다. 5타점이 특별하고 중요했던 이유는 아주 값진 홈런들이었기 때문에 두 홈런 모두가 위기의 팀을 역전으로 이끈 한 방들이었다는 점에서 오늘 경기는 필이 만든 승리였습니다. 단순히 홈런 두 방 만이 아니라 수비에서도 탁월한 모습을 보이며 왜 그가 2년 연속 기아에서 핵심 선수로 뛰는 외국인 야수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 그리고 그런 모습이 바로 기아라는 김기태 감독의 말이 시즌 말까지 꾸준하게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개막 두 경기만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기아가 최근 3년 동안의 부진을 씻어야 한다는 결의가 명확해졌고, 실력으로 경기장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습니다.

 

센터 라인은 의외로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타선은 필이 이끌고 이범호와 최희섭이 홈런 한 방씩을 터트리며 대포 군단으로서의 위용을 조금씩 찾고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습니다. 물론 신종길이 돌아오기 전까지 외야가 불안하다는 사실과 김주찬이 한 경기 뛰고 부상으로 결장을 한 모습은 씁쓸합니다. 김주찬을 필두로 이범호와 최희섭 등이 부상 없이 시즌을 얼마나 뛰어줄 수 있느냐가 기아의 성적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건재가 중요한 화두가 되었습니다.

 

기아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불펜도 아직 확신이 없고, 험버는 2선발이라고 하기에 아쉬운 부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부상 전력이 많은 선수들이 많고 그로 인해 여전히 불안감을 떠안고 경기를 해야만 한다는 사실도 부담입니다. 하지만 필을 시작으로 많은 선수들이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에서 2015 시즌 기아 타이거즈의 명가 부활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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