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20. 11:44

프리미어12 한일전 이대호의 한 방으로 역전, 자승자박 일본 통쾌한 이유

오직 일본의 우승만이 필요했던 '프리미어12'는 모든 것이 일그러지고 말았다. 예선전부터 철저하게 일본팀만을 위한 대회였다는 점에서 일본의 우승 시나리오는 정상적으로 완성되어야만 했다. 뜬금없이 한일전을 대만이 아닌 일본 돔에서 개최하며 시작된 불합리한 대회는 도쿄돔에서 열린 4강전에서 일본이 패하며 무의미함으로 귀결되었다.

 

자승자박 일본의 한심한 불합리함, 한국 대표팀의 통쾌한 역전승이 반갑다

 

 

 

일본 최고의 투수라 불리는 오타니는 오직 한국전을 위한 투수였다. 예선 첫 경기와 준결승 등 한국전에만 출전한 오타니는 철저하게 한국 타자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160km가 넘는 강속구에 포크볼 등 변화구까지 갖춘 오타니를 공략하기에 한국 타자들은 힘겨워 보였다. 

 

개막전에서 0-5 완패를 당했던 한국은 처참했다. 시즌을 마친 후 곧바로 이어진 국제대회이고 처음 가본 삿포로 돔이라는 점이 문제이기는 했지만 이렇게 완패를 당한 이유는 오타니 쇼헤이 때문이었다. 그는 개막전에서 6이닝 동안 2안타, 2볼넷, 10삼진으로 한국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처참할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한국 대표팀은 이후 이어진 예선전에서도 힘든 경기를 이어갔다. 물론 점차 한국대표팀 특유의 강함을 보여주며 승승장구 하기는 했지만, 분명 오타니 후유증을 크게 겪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 한국 대표팀에게 준결승은 설욕의 장이었다.

 

일본이 판을 깔고 모든 것을 준비한 '프리미어12'는 오직 일본이 우승을 해야만 완성되는 대회였다. 그리고 일본 본토이자 수도인 도쿄돔에서 개최되는 4강전과 결승은 일본을 위한 축제여야 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예상과 바람은 8회까지는 확고해 보였다.

 

오타니를 두 번째 만난 한국대표팀은 하지만 공략법을 찾지 못했다. 강력한 속구를 바탕으로 다양하게 이어지는 변화구에 속수무책이었다. 하나를 선택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함에 정교함까지 갖춘 괴물 투수를 단기간에 익히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으니 말이다.

 

개막전에서도 한국 대표팀에 굴욕을 안긴 오타니는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도쿄돔을 장악했다. 일본 리그에서 좋은 첫 해를 보낸 이대은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차원이 달랐다. 오타니는 오늘 경기에서도 7이닝 동안 85개의 투구 수로 1안타, 11탈삼진, 무볼넷,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공 개수를 생각해보면 8, 9회도 생각해 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오타니를 교체한 일본 대표팀의 생각은 단순했던 듯하다. 철저하게 일본을 위한 대회에서 결승도 생각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선발로 나서기는 힘들겠지만 결승에서 불펜에서도 오타니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이른 교체를 불렀을 것으로 보인다.

 

3-0 상황에서 오타니가 아니더라도 한국 대표팀 정도는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오만이 부른 화는 9회 결과로 드러났다. 오타니에게 굴욕을 당했던 한국 대표팀은 마치 분풀이라도 하듯 후속 투수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9회 상황에서 추가점을 더 뽑아 충분히 여유롭게 이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음이 안타까울 정도로 9회 한국 대표팀의 공격은 대단했다.

 

무사 만루에 밀어내기에 이어 바뀐 투수를 상대로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때린 이대호의 한 방으로 경기는 끝났다. 추가 점수를 더 뽑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오타니가 내려간 일본 마운드는 그리 무섭지 않았다. 9회 말 수비에서 안타를 하나 내주기는 했지만 1점을 지킨 한국 대표팀은 일본을 꺾고 '프리미어12' 첫 대회에 결승에 진출하게 되었다.

 

사실 '프리미어12' 자체에 대한 기대나 관심이 없다. 불공정하게 시작된 국제대회라는 틀 속의 이 대회는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정말 야구의 세계화를 위한 대회라면 오랜 고민과 참가하는 국가들과의 긴밀함 속에 탄생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틀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프리미어12'는 최악이다.

 

그럼에도 한일전을 기대한 것은 이런 불공정을 앞세워 승승장구한 일본을 본선 첫 경기를 이겨내는 것은 중요했다. 그 불공정함을 제대로 일깨우는 행위는 결국 당당하게 이기는 것만이 답이기 때문이다. 당장 일본은 대회 주관 방송사가 결승 생중계를 포기했다.

 

주관 방송사라면 그 팀이 누가되든 국제대회 결승을 생중계하는 것이 당연하다. 준결승은 중계하지만 한국이 결승에 오른 결승전은 새벽 3시가 넘어 녹화를 방송을 한다니 '프리미어12'가 무엇을 위한 대회였는지가 명확해진다. 그들에게는 야구의 대중화나 대회의 중요성은 의미가 없었단 오직 자신들이 '북 치고 장구치고' 왁자지껄하게 차린 잔치의 주인공이고 싶을 뿐이었다.

 

외국 선수들인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하기 위한 장이 되었고, 역으로 한국과 일본 선수들이 MLB 입성을 위한 경연의 장이 되기도 했다. '프리미어12'는 이런 의미를 제외하면 거의 무의미한 국제대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경기에서 도쿄돔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4강전 승리는 그래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야구 종목이 올림픽에 다시 입성하기 위해서는 이런 식의 장난이 아닌 진정성을 담보로 한 고민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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