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롯데에 16-10승, 한기주와 서동욱 승리 이끈 감동 컴백 스토리

by 스포토리 2016. 4. 24.
반응형

한기주가 무려 1668일 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넥센에서 기아로 복귀한 서동욱은 첫 데뷔 무대에서 홈런으로 존재감을 보이더니, 오늘 경기에서는 정확히 1년 만에 한 경기 두 개의 홈런을 쳐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계약금 10억이 증명하듯 최고의 존재감을 보였던 한기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던 그와 저니맨으로 전락해 다시 첫 팀으로 복귀한 서동욱. 그들은 오늘 경기에서 감동을 썼다.

 

한기주와 서동욱 아쉬움이 존재하지만 그들의 화려한 복귀가 반갑다

 

 

전날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를 내줬던 기아. 초반 대량 실점과 실책, 그리고 9회 마지막 만루 상황에서 믿었던 김주찬이 3구 3진으로 물러나며 석패를 했던 기아는 달라졌다. 전날 경기와는 전혀 다른 폭발적인 타격감으로 롯데 마운드를 초토화시키며 연패를 끊어냈다.

 

작은 롯데의 몫이었다. 전날에도 기아 선발 난조로 선취점을 쉽게 뽑았던 롯데는 오늘 경기에서도 1668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오른 한기주를 위협했다. 올 시즌 복귀하며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스스로도 무척이나 원했던 선발의 자리에 오른 한기주는 1회 무척이나 긴장한 모습이었다.

 

손아섭과 김문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들어진 무사 1, 2루 상황에서 아두치의 잘맞은 공을 2루수 서동욱이 다이빙까지 했지만 맞고 오히려 유격수 뒤쪽으로 흐르며 첫 실점을 하고 말았다. 이후 좀처럼 제구력을 잡지 못하던 한기주는 최준석에게 볼넷을 내주고, 황재균의 타구가 투수 직선타로 날아왔고 아슬아슬하게 글러브로 막아내기는 했지만 그것이 최선이었다. 

 

한기주가 다시 부상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 2루 베이스 앞에서 바라보던 김주형에게 공을 던져도 이미 2루에 안착한 선수를 잡아낼 수는 없었다. 조금은 어수선했던 1회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그나마 2점으로 막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한기주의 1회였다.  

어제 경기와 달리 기아는 2회부터 롯데의 선발 고원준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긴 시간을 보낸 후 선발로 복귀한 그의 투구에 기대를 많이 했던 롯데는 1회까지 만이었다. 2회 기아는 빅이닝을 만들며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4번 타자로 나선 나지완부터 시작해 이범호, 김주형이 연속 안타를 치며 득점에 성공했다.

 

살을 많이 뺀 나지완은 안타도 좋았지만 사력을 다해 김주형 타구에 홈까지 뛰어드는 모습은 많이 달라진 모습이었다. 올 시즌 초 어처구니없는 실책과 부실한 타격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돌아온 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나지완은 오늘 경기에서만 4안타를 치며 타격감이 살아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었다.

 

오늘 경기의 영웅이 된 서동욱은 2번에서 7번으로 자리를 옮긴 후 고원준의 좀 높게 형성된 공을 거침없이 휘둘러 역전 3점 홈런을 만들어냈다. 기아 복귀 후 첫 타석에서 극적인 홈런을 쳐냈던 서동욱은 오늘 경기에서도 거침없는 스윙으로 한기주의 어깨를 가볍게 해준 역전을 이끌어냈다.

 

3회에는 노수광인 1군에서 처음으로 홈런을 신고하며 기아는 롯데에 5-2까지 앞서가는 점수를 냈다. 노수광의 이 홈런이 중요했던 이유는 3회 말 공격에서 최준석이 투런 홈런을 치며 5-4까지 추적을 해왔기 때문이다. 별것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동점과 1점이라도 앞서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에서 노수광의 홈런은 값지게 다가왔다.  

 

추격해오는 롯데를 상대로 기아는 다시 도망치는 점수를 뽑아냈다. 4회 이성우의 안타에 이어, 신종길과 노수광이 볼넷을 얻은 후 김주찬이 어제 경기의 굴욕을 씻듯 적시타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5회 다시 기아는 빅이닝을 만들며 오늘 경기를 완벽하게 승리로 굳히게 되었다.

 

선두타자로 나선 김주형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전 타석에서 홈런을 쳤던 서동욱이 기습 번트를 시도하며 롯데 내야를 흔들며 실책을 유도해냈다. 서동욱의 번트 하나는 무사 1, 3루를 만들었고, 그렇게 흔들린 롯데는 무기력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5회에만 6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5점을 올린 기아는 12-4까지 달아났다. 김주찬이 전 타석에 이어 다시 한 번 적시타를 치며 오늘 경기에서만 4타점을 올리며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5회 마운드에 오른 한기주는 무척이나 중요한 순간이었다. 이미 점수는 승리 투수가 될 수밖에 없는 점수 차였고, 5회만 잘 막으면 한기주는 선발승을 올리게 되기 때문이다.

 

아두치를 삼진으로 잡으며 분위기를 잡아갔지만 최준석에게 안타를 내주고 황재균에게 볼넷까지 내주었다. 이 상황에서 서동욱이 박종윤의 타구를 실책하며 1사 만루에 몰리게 되었다. 한 방이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까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이 승부는 중요했다. 그리고 한기주는 정훈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고, 기아 내야수는 차분하게 병살로 처리하며 한기주의 1668일 만의 선발승을 만들어주었다.

 

기아 불펜이 6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기아 역시 4득점을 하며 최종적으로 16-10으로 전날의 패배를 갚았다. 추격을 해오던 롯데를 좌절하게 만든 것은 다시 한 번 서동욱이었다. 8회 사직 구장 우측 담장 상단을 맞추는 거대한 투런 홈런을 쳐내며 오늘 경기의 종지부를 찍었다.

 

한기주는 5이닝 동안 95개의 투구 수로 7피안타, 1피홈런, 3탈삼진, 4사사구, 4실점, 4자책으로 하고도 승리 투수가 되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강속구를 버리고 제구력으로 승부한 한기주의 오늘 선발승은 충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경기였다. 스스로 선발로 뛰고 싶다는 의사를 꾸준하게 피력했던 한기주. 오늘 경기 승리로 보다 자신감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기아가 5선발 자리가 불안한 상황에서 한기주가 선발승을 거뒀다는 것은 팀에게도 무척이나 고무적인 일이다. 다음 등판에서 오늘 보다 긴 이닝을 던지며 실점을 조금만 줄이게 된다면 한기주의 성공시대는 다시 쓰여 질 수 있을 것이다. 마운드에서 한기주의 인간 승리가 있었다면 타선에서는 서동욱이 있었다.

 

기아 2차 1번으로 선택될 정도로 유망주였던 서동욱은 엘지로 트레이드 되어야 했다. 옵션으로 엘지로 향한 서동욱은 하지만 그곳에서도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넥센으로 향했다. 탈엘지 효과가 극대화되는 넥센이었지만 그곳에서도 서동욱을 자리를 잡지 못했다. 신인들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넥센에서 자리가 없었던 그는 그렇게 극적으로 다시 기아로 돌아왔다.

 

기아 1군 복귀전에서 극적인 홈런을 쳐낸 서동욱은 다시 한 경기 2개의 홈런으로 5타점을 만들며 기아의 대승을 이끌었다. 비록 수비에서 조금 아쉬운 점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실전에서 충분히 만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크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지독할 정도로 부진하던 기아 타선에 마치 마법이라도 부리듯 타선 폭발을 이끈 서동욱은 그렇게 감동스러운 성공 이야기를 쓰고 있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 눌러주세요. 로그인하지 않아도 가능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