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정동현 삼성 무실점으로 잡은 신인 패기가 반갑다

by 스포토리 2016. 6. 10.
반응형

기아 타이거즈의 19살 신인 정동현이 가장 극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신구 조화에 집중하고 있던 기아가 열매를 조금씩 맺게 하는 듯하다. 아직 부족한 게 많고 아쉬운 모습들로 패배를 부르는 경우들이 많지만 신인들을 키우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치러야만 하는 대가이기도 하다.

 

정동현의 패기 투 삼성 잡고 프로 데뷔전에서 일냈다

 

 

기아에게 유독 강한 삼성 윤성환과 19살 고졸 신인이자 프로 첫 경기에 나선 정동현과의 선발 맞대결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었다. 올 시즌에도 호투를 보이고 있는 윤성환이었다는 점과 기아가 여전히 타격 부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다시 잔인한 패배를 당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들었다.

 

야구는 참 알 수 없다. 19살 고졸 출신 정동현은 프로 데뷔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서 100승을 넘긴 베테랑 투수 윤성환에게 밀리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첫 3이닝 정도는 잘 던질 수 있지만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 상대 타자들에게 공략 당하기 쉬운 게 현실이다.

 

결코 쉽지 않은 등판에서 정동현은 큰 위기조차 없었다. 매 이닝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불안함으로 다가오지 않았던 것은 그의 패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신인 투수의 경우 너무 큰 중압감으로 인해 자멸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충분히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며 무너질 수밖에 없다.

 

기아만 만나면 없던 힘도 쏟아내는 듯한 윤성환은 오늘도 제 몫을 다했다. 우승을 해오던 몇 년 동안 경험할 수 없었던 삼성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발투수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최소 실점으로 긴 이닝을 책임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윤성환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윤성환은 신인 정동현이 이런 호투를 펼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삼성이 지난해와 다르게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정동현이 호투를 보인 것도 사실이고 기아 수비수들이 최선을 다해 막내를 위해 헌신한 모습도 보기 좋았다.

 

내 외야를 막론하고 빈틈없이 수비를 해주는 모습은 최고였기 때문이다. 삼진을 잡아내기보다 좌우 폭을 크게 가져가며 맞춰 잡는 정동현에게 탄탄한 수비는 절대적이었다. 이범호, 강한울, 김주형 등 만만치 않았던 타구들을 잡아내며 어린 후배를 든든하게 한 선배들의 호수비는 오늘 승리의 일등공신이기도 했다.

 

19살 신인 정동현은 5와 2/3이닝 동안 80개의 투구 수로 5피안타, 1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으로 첫 승을 올렸다. 6회 1사 후 최형우에게 볼넷을 내주기 전까지 무사사구 경기를 한 정동현은 대단한 투구를 해주었다. 정동현은 홈에서 지속되던 5연패를 끊었고,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타이거즈에서 고졸 루키로서 선발승을 거둔 것은 2002년 4월 9일 현대전 김진우 이후 처음이라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무려 14년 만에 나온 이 기록은 단순함을 넘어 기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신인들을 발굴하고 키워서 새로운 팀으로 만들어내야만 하는 기아로서는 정동현 같은 선수들의 성장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기 때문이다.

 

기아의 신인 뒤에 올린 신인 교체 카드 역시 대단했다. 정동현에 이어 루키인 전상현을 마운드에 올린 기아의 배짱은 대단했다. 필이 4회 투런 홈런을 쳐내며 앞서고는 있었지만, 2-0 상황에서 기아가 삼성 타선을 막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폭포수 같은 커브를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보여준 전상현은 낙폭이 큰 커브와 직구를 이용해 삼성 타선을 농락했다. 2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으로 삼성 타선을 묶어두는 동안 이범호는 8회 3경기 연속 홈런을 굳히기 투런으로 만들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기아는 정동현과 전상현을 동시에 출격시키며 삼성이라는 대어를 낚았다. 비록 부상 선수들도 많고 전력이 지난해와 다르다고 하지만 기아에 강했던 윤성환까지 내세우고도 영봉패를 당했다는 것은 충격이다. 도망치는 경기가 아니라 신인의 패기를 내세워 공격적인 투구를 한 이 신인 선수들은 기아의 미래를 보여주기도 했다.

 

신인과 노장들이 어우러진 기아는 여전히 완벽한 전력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 조화가 얼마나 제대로 갖춰지느냐가 관건인 상황에서 여전히 실험 중인 기아는 두 젊은 투수의 패기 넘치는 투구로 인해 타이거즈의 미래를 밝게 해주었다. 신인으로서 도망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공격적인 모습이 곧 성장으로 이어지는 길임을 신인 투수가 증명했으니 말이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 눌러주세요. 로그인하지 않아도 가능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