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4. 10:14

기아 넥센에 2-1승, 양현종이 보여준 에이스의 진가와 김윤동의 마무리 가능성

양현종은 진정한 에이스였다. 팻 딘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4일 휴식 후 마운드에 섰다. 지난 경기에서 많은 투구를 한 양현종이라는 점에서 휴식이 절실했다. 하지만 팀 사정상 하루 먼저 등판한 양현종은 진정한 에이스였다. 팀을 위해 희생을 할 수 있는 모습 자체가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김민식과 이명기 이적생 신화, 양현종 김윤동 새로운 조합이 될까?



2-1 승부는 짜릿하다. 보는 이들마저 힘들게 하는 경기는 역시 마운드의 높이가 얼마나 높고 단단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양 팀의 승부는 흥미로웠다. 양현종과 최원태의 선발 대결에서 당연히 양현종의 압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최원태는 넥센의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은 명확해 보인다. 우완 전통파로 싸움을 즐길 줄 아는 선수라는 확신을 이 경기가 명확하게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비록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지만 오늘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무서운 선발로 성장할 것 같다. 


기회는 넥센이 먼저 잡았다. 4번으로 복귀한 윤석민이 좌전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후속 타자인 허정협이 몸쪽 승부를 하는 양현종과 맞서 진루타를 쳐내며 1사 3루라는 중요한 기회를 잡았다. 이 상황에서 넥센은 아쉬움이 큰 상황이 만들어졌다. 


김민성이 의도적으로 우익수 뜬공으로 희생플라이를 노렸다. 하지만 생각보다 멀리 가지 않았고, 이 상황에서 홈으로 들어오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판단착오였다. 충분히 승부를 해볼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더욱 이명기가 홈으로 뿌린 공이 많이 벗어나기도 했으니 말이다. 


넥센의 2회 상황은 결국 기아의 3회 상황과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버나디나의 부상으로 주전 중견수로 나서기 시작한 김호령의 센스 넘치는 주루 플레이가 선취점을 얻는 이유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2-1 승부에서 김호령의 이 플레이 하나는 결정적으로 다가온다. 


3회 1사 후 김호령은 볼넷을 얻었고 치고달리기 작전이라도 걸린 듯 김민식은 가운데로 몰린 투심을 놓치지 않고 1루와 2루 사이를 뚫는 안타로 만들어냈다. 빠른 발을 가진 김호령은 이미 중견수가 잡기도 전에 2루를 돌고 있었고, 그렇게 1사 1, 3루라는 최고의 기회를 잡았다. 


이 상황에서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이명기의 1루 땅볼에 넥센 1루수 윤석민은 즉시 홈으로 승부했다. 짧고 빠른 타구를 잡자 마자 완벽하게 홈 송구를 했고 아웃이 될 것으로 보였다. 처음 심판의 콜 역시 아웃이었지만, 김호령은 확신을 가지고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10분이나 걸린 판독 결과 세이프가 되었다. 


KBS 중계진의 4D플레이는 명확하게 세이프 상황을 비추고 있었지만 상암에 있는 판독실은 지루한 시간만 허비하고 있었다. 비디오 판독실 논란은 앞으도 더 커질 가능성도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모든 영상을 취합해 결정을 하는 핵심 부서에서 제대로 판독을 하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한다면 이는 문제가 되니 말이다. 


결국 2회 윤석민의 주춤한 상황과 달리, 1루 땅볼에 홈으로 질주한 김호령의 판단은 결과를 다르게 만들었다. 빠른 발과 뛰어난 야구 센스가 없다면 이런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없었다는 점에서 김호령의 이 신의 한 수는 결국 양현종이 시즌 시작과 함께 6연승을 다릴 수 있게 해준 최고의 장면이었다. 


양현종은 3회 말 수비에서 1사 후 김하성의 강력한 타구를 배에 직접 맞는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 쓰러지면서도 공을 잡아 1루로 던져 아웃을 시키고 고통을 호소하는 양현종은 진정한 프로였다. 제대로 던질 수가 없어 투 바운드가 되는 공임에도 정확하게 1루로 던지고 판정을 확인한 후 쓰러지는 양현종은 진짜 에이스였다. 


양현종의 이런 모습에 나지완은 화답했다. 이정후의 타구는 안타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정타가 아니다 보니 이상한 곳에 떨어져 안타가 될 확률이 높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최형우가 허벅지 부상으로 수비에 나서지 못하며 그 자리를 차지한 나지완이 날아 그 공을 잡았다. 몸집과 달리 의외로 유연한 나지완의 이 수비 하나는 양현종에게 큰 힘이 되었다. 


이후 점수가 나지 않던 두 팀의 경기는 7회 기아에게서 추가 득점이 나왔다. 2사 상황에서 3회와 마찬가지로 다시 김호령이 볼넷을 얻어 나갔다. 그리고 김민식은 호투하던 최원태를 상대로 결승 3루타를 치며 최고의 활약을 해주었다. 투수 리드와 견제만이 아니라 타선도 폭발한 김민식의 이 한 방은 양현종에게 6승째를 안겨주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양현종은 7이닝 동안 106개의 투구수로 7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6연승을 달렸다. 완벽한 투구로 팀의 연승을 이끈 양현종은 진정한 에이스였다. 넥센의 최원태 역시 7이닝 동안 102개의 공으로 4피안타, 6탈삼진, 3사사구, 2실점으로 하며 비록 패전투수가 되었지만 뛰어난 선발로서 자지를 보여주었다. 


8회 김민성의 적시타로 1점을 올린 넥센으로 인해 마지막 순간까지 숨죽이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서 김윤동은 새로운 희망이 되었다. 4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지기 위해 나선 김윤동은 2개의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실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9회에만 두 개의 삼진을 잡으며 강력한 모습을 보이며 세이브를 했다. 


김윤동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고, 최근 경기에서는 안정적인 피칭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런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갈 수 있다면 올 시즌 기아의 마무리는 김윤동이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선발로 시작했지만 대량 실점을 하며 좀처럼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던 김윤동은 보직이 변견된 후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오늘 경기만 본다면 빠르고 묵직한 공을 가진 김윤동은 새로운 기아의 마무리로서 가능성이 충분해 보였다. 


양현종의 빼어난 투구, 그리고 에이스로서 본능과 책임감이 잘 드러난 경기였다. 그리고 팬들이 그토록 원했던 김호령은 수비와 공격에서 왜 자신이 주전이어야 하는지 충분히 증명해냈다. 대수비로 들어간 버나디나가 김호령을 밀어내지 못하고 우익수를 출전하는 모습은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이적생 신화를 새롭게 쓰고 있는 김민식과 이명기는 오늘 경기에서도 그 존재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 해 서동욱이 이적생 신화를 썼다면 올 시즌에는 SK에서 넘어온 이 두 선수가 기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 명확해 보인다. 다양한 이적생들과 함께 신바람나는 야구를 하고 있는 기아가 과연 올 시즌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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