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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최희섭 마수걸이 홈런과 로페즈의 부상투혼이 반갑다

by 스포토리 2011.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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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경기에서 '트레비스vs데폴라'라는 외국인 투수들의 대결이 압권이었습니다. 한화는 우여곡절 끝에 7연패를 끊었고 기아는 연승을 좀처럼 하지 못하며 다시 5할 승부에 만족해야만 했었습니다. 로페즈가 등판한 오늘 경기는 기아가 시작도 하기 전에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시작한 경기였고 결과 역시 동일했습니다.

마수걸이 최희섭, 부상투혼 로페즈 돋보였다




로페즈는 역시난 기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귀중한 존재였습니다. 로페즈와 장민제의 대결 구도는 시작도 하기 전부터 한쪽으로 기울었고 막상 뚜껑을 열자 역시라는 생각을 하게 전개되었습니다. 1회부터 터진 기아의 타선은 선발투수 장민제를 2회 끌어내리며 5-0까지 달아나며 이미 경기의 승패는 마무리해버렸습니다.

최악의 부진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는 한화는 전날 승리를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마저 초반 대량 실점으로 잃어버리고 완벽에 가까운 호투를 한 로페즈와 압도당하며 다시 분루를 삼켜야만 했습니다. 2011시즌 3번 등판해 완벽한 투구로 3연승을 하고 있는 로페즈의 초반 페이스가 무서울 정도입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7회까지 97개의 공을 던져 6피안타 무사사구, 10 탈삼진 1실점이라는 화려한 기록을 남기며 승리투수가 되는데 충분한 내용을 남겼습니다. 로페즈가 더욱 돋보였던 것은 2회 수비에서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서 수비를 하는 과정에서 고동진에 의해 발을 밟히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급하게 베이스 커버를 하며 고동진의 진로 방향에 발을 가져가 나온 사고여서 고동진을 탓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라운드에 누운 로페즈로 인해 기아 벤치는 놀랄 수밖에는 없었지요. 급하게 볼펜은 후속 투수들이 몸을 풀고 트레이너는 상태를 확인하느라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툴툴 털고 경기에 임한 로페즈는 간단하게 위기를 넘기는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3회 1실점을 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마친 로페즈가 향한 곳은 벤치가 아닌 병원이었습니다. 사고로 인해 오른발 뒤꿈치가 3cm가 찢어져서 급하게 치료를 하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부상 당시 기아 트레이너가 "더 이상 던지지 말고 꿰매러 가자"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테이핑만 하고 자신의 임무를 완수한 로페즈의 패기가 돋보였습니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몸에 대한 애착이 강할 수밖에 없어 부상이 아니라 부상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경기와 상관없이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로페즈는 부상을 참아가며 팀을 위해 투구를 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지요.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는 달리,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부상투혼으로 만든 3승으로 로페즈는 두산의 니퍼트와 SK의 송은범과 함께 다승 선두에 올라섰고, 방어율에서는 1.42의 삼성 차우찬에 이어 1.57로 전체 2위에 올라섰습니다. 투수왕국인 기아가 선발과 볼펜 무두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자신의 몫을 확실하게 해주고 있는 로페즈는 최고였습니다.

오늘 기아는 한화와의 대결에서 편안하고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지만, 나지환이 지난 경기에서 이해천의 몸에 맞는 공으로 부상을 당했던 복사뼈 부근에 다시 부상을 당해 아쉬움을 주고 있습니다. 1회말 안타를 치고 이후 공격에서 2루에서 3루로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급하게 병원으로 향해 부상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불안해하게 하네요.

경기가 완전히 기아로 기운 후 이용규도 교체되었는데, 단순히 스타팅 멤버에게 휴식을 주기 위함이 아니라 허벅지 근육통에 시달려온 그가 주루 플레이를 하며 부상 부위가 악화되어 교체를 해서 걱정입니다. 1번 타자로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으로 기아의 공격을 이끄는 이용규가 다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다면 기아의 우승 도전도 결코 쉽지 않을 테니 말이지요.

지루할 정도로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던 김상현이 2타점 안타를 치며 살아나는 듯했지만, 여전히 유인구에 쉽게 배트가 나가며 좀처럼 자신의 페이스를 찾지 못하는 것도 아쉽기만 하네요. 엄청난 힘으로 상대 투수들에게 경계 대상일 수밖에 없는 그가 조급하게 유인구에 속는 상황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로페즈와 함께 오늘 경기에서 돋보였던 이는 4번 타자 최희섭이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최희섭은 타율 412로 두산 손시헌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을 만큼 타격감이 좋습니다. 문제는 4번 타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홈런이 없었다는 점이었지요.

 

거대한 덩치와 4번 타자라는 자리는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기대하게 하지만 최희섭은 지난해 9월 8일 한화 전 이후 7개월 9일 만에 홈런을 터트려 감회가 새로울 듯합니다. 거포임에도 거포다운 홈런이 나오지 않아 팬들을 안타깝게 했던 최희섭은 기다렸다는 듯이 비거리 130m가 넘는 대형 홈런을 날려 그동안의 갈증을 모두 해소해주었습니다.

몰아치기에도 능한 최희섭이기에 그의 마수걸이 홈런은 중요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홈런(2개)과 타점(16개 리그 1위)에서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범호만 나 홀로 독주 중입니다. 최희섭과 김상현의 장거리포들이 터지지 않아 클린업 트리오의 무게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는데 최희섭의 홈런으로 상대팀 투수들이 두려워하는 타순으로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 투수들인 트레비스와 로페즈가 자신의 몫을 완벽하게 수행해주고 있고 주축 선수들이 좋은 타격을 보이고 있는 기아이지만 불안 요소는 여전합니다. 토종 원투 펀치인 윤석민과 양현종이 부활을 해야 하고 김상현의 타격감이 정상을 찾아야만 합니다.

서재웅이 빨리 페이스를 찾아 선발에 복귀하고 여전히 불안하기만 한 계투진과 핵심인 유동훈의 자신감 회복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재활 중인 한기주의 복귀 시점도 우승을 기대하는 기아로서는 절실한 대목입니다. 다시 돌아온 김진우가 과연 과거의 명성을 회복해 명예로운 복귀를 할 수 있을지도 기대됩니다.

로페즈의 완벽한 투구와 최희섭이 마수걸이 홈런을 곁들인 기아의 완승은 반갑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많은 문제들이 기아를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최약체로 구분된 넥센과 한화 6연전에서 4승밖에 챙기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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