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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노선영 기자회견 반박 백철기 김보름 주장과 판이한 현실, 최악의 집단 왕따 사건

by 스포토리 2018.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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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팀 추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 청원사이트에서는 역대 최고 속도로 빙상연맹과 김보름에 대한 국가대표 박탈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 정도면 엄청난 분노가 아닐 수 없다. 삽시간에 30만이 넘는 국민이 서명을 할 정도로 팀 추월에서 보인 한심한 집단 패거리 문화의 작태는 최악이었다. 

빙상연맹 적폐 청산 없이 진정한 성공 이룰 수 없다



이제는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한 이유는 이제는 유명하다. 그 문제의 인물은 여전히 빙상연맹 핵심인사로 존재한다. 그리고 이번 논란 속에도 자연스럽게 다시 등장한다. 이 정도면 바보가 아닌 이상 문제가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누구나 알 정도다. 


올림픽 역사상 가장 추악한 사건이 벌어졌다. 실제 경기에서 의도적으로 한 선수를 왕따시키는 상황이 전세계에 생중계되었다. 팀 추월은 말 그대로 팀 경기다. 선수 하나가 잘한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팀워크를 발휘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잘못된 시작은 그렇게 최악의 결과로 나왔다. 그리고 이어진 김보름의 성의 없는 인터뷰와 책임 떠넘기기는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밥데용 코치만이 홀로 앉아 있던 노선영을 찾아 위로를 했다. 감독과 코치, 그리고 함께 경기를 뛴 김보름과 박지우는 노선영만 제외한 채 어울릴 뿐이었다. 


보여지는 화면만 봐도 이들의 관계가 어땠을지 추측해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떠밀려 나와 기자회견을 한 감독과 김보름은 눈물과 사과를 했지만, 이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는 이는 거의 없다. 분위기는 좋았는데 결과만 나빴다는 식의 주장은 결국 다시 한 번 책임은 노선영이다고 주장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중의 환호가 너무 커서 작전 지시를 할 수 없었다는 감독. 노선영이 주장을 해서 순서를 정한 것 뿐이라는 감독의 해괴한 해명에 다시 한 번 놀랄 수밖에 없다. 팀 추월이라는 경기 전혀 이해하지 못했거나, 함께 경기한 다른 선수들과 달리 유독 한국 선수들만 관객 함성에 귀가 멀었다는 식의 책임 회피는 무엇을 위함인지 황당하다. 


팀 분위기가 좋았다고 하지만, 노선영은 단 한 번도 좋았던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들의 강제 기자회견 후 SBS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노선영은 다시 한 번 문제점을 지적했다. 백 감독의 주장과 달리, 팀원들 간의 대화는 없었다고 한다. 냉랭한 상태에서 각자 훈련을 하는 식으로 팀 경기를 치른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마지막 주자는 노선영의 선택이고 주장이었다고 했지만, 정작 당사자는 시합 당일 갑작스럽게 꺼낸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말들의 연속이다. 빙상연맹에서 논란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급하게 마련한 기자회견 자리에 노선영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감기 몸살이 심해 나오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그녀는 SBS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참석 못한 게 아니라 참석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옳을 듯하다. 빙상연맹을 정면으로 비판했던 노선영. 그게 못마땅했던 빙상연맹.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최악의 경기를 통한 왕따. 이번 사태는 외신들도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다. 


그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해괴한 사건이 신성해야 할 스포츠 경기 현장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발현되었다는 사실은 충격이기 때문이다. 선수들끼리 이견이 있을 수 있고, 개인적인 성향으로 인해 친하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린다는 꿈 같은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서로 차이가 있고 맞지 않는다 해도 국가대표라는 책임감으로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스포츠다. 그런 점에서 모든 경기는 위대할 수밖에 없다.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숱한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그래서 아름답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평소에는 관심이 없다 국가적인 축제가 열려야 그나마 관심을 가지고 환호한다고 지적한 선수도 있다. 매너도 없이 빙상 경기에서 응원을 한다며 입 다물고 박수나 치라는 한심한 지적을 하는 선수도 있다. 따지고 싶으면 선수 앞에서 따지고, 정 불만이면 직접 선수로 뛰라는 식의 불쾌함을 앞세운 선수의 대중을 향한 싸움은 그들이 얼마나 일그러진 존재인지 잘 보여줄 뿐이다. 


스포츠를 국가대표를 그저 개인의 영달을 위한 도구로 생각하고 있는 일부 선수들의 민낯이다. 개개인의 성취를 위한 노력이기도 하지만, 국가대표란 특별한 책임감을 가지는 위치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 역할을 부정한다면 국가대표가 될 자격이 없는 것이다.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에 서서 국가를 대표하기 싫다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 


빙상 연맹 간부가 주축이 되어 파행을 이끌고 파벌을 조장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제대로 된 운영은 힘들어 보인다. 이미 반복적으로 문제가 되었음에도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빙상 연맹 자체의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시스템 개선을 하지 않는다면 더는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연맹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연맹이 국민을 볼모 잡고 선수를 착취해서 얻어지는 결과물이라면 이는 잘못된 것일 것이다. 메달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만 골라 훈련을 시키고, 다른 선수들을 왕따 시키는 조직 문화는 비이성적인 집단일 뿐이다. 그런 곳이 국가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남겨진다면 앞으로 노선영과 같은 소외받는 선수들은 지속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하루 만에 40만 명이 '김보름, 박지우 선수 자격 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글에 함께 했다.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왜 이 수많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청와대 홈페이지까지 찾아가 이런 서명을 남기는 것일까?


빙상을 몰라서 그리고 그저 분위기에 휩싸인 40만 명의 한심한 국민들이 일부 선수들을 괴롭히는 것 정도로 여전히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국가대표는 힘든 자리다. 명예로운 자리인 만큼 그 책임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 무서워 국가대표 하기 힘들다는 볼멘 소리 자체가 현 국가대표 전체는 아니겠지만 일부가 가지는 자세의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프랑스 한 선수는 경기 후 오직 자기 자신을 위해 경기를 할 뿐이라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경기가 남았음에도 본국으로 쫓겨났다. 더는 국가대표로서 자격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여자 팀 추월에서 나온 왕따 사건은 프랑스 선수의 한심한 발언을 뛰어넘는 올림픽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오욕의 기록이다. 


동계 올림픽이 개최되는 한 영원히 한국 선수들이 집단으로 한 선수를 조롱한 이 사건은 회자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감독이나 빙상연맹이 보인 후속 조처들은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악어의 눈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선수의 사과는 자신을 향한 질책을 거둬 달라는 요구일 뿐 노선영 선수에 대한 사과는 존재하지 않았다. 


빙상연맹이 급하게 만든 사과는 말 그대로 쇼가 되고 말았다. 사과를 위한 사과를 하라고 요구 받은 선수와 감독은 자신들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무슨 사과를 해야 하는지 정확한 맥을 잡지 못했다. 그렇게 되니 사과는 형식이 되고, 결국 그 자리에서 다시 한 번 현장에 없던 노선영의 잘못만 다시 부각 시키는 결과가 나왔다. 


사과는 신중하되 깔끔해야 한다. 군더더기가 붙는 순간 사과는 힘을 잃는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선수 개개인의 잘못이라고 보지 않는다. 조직적으로 만연해 있는 빙상연맹의 고질적 문제가 선수들을 통해 드러난 것일 뿐이니 말이다. 이런 상황을 방치한 감독과 연맹은 이번 기회에 대대적인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올림픽을 국민들이 지켜보고 환호하는 것은 단순히 금메달을 따는 선수를 응원하기 위함이 아니다. 금메달이 반갑고 행복해지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남북 단일팀이 되어 나온 여자 하키는 전폐를 했지만 누구 하나 그들에게 비난하지 않는다.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것은 그 과정에 대한 응원이다. 


민유라와 갬린의 아이스댄스에 환호를 보낸 것은 그들이 메달리스트이기 때문이 아니다. 볼모지나 다름 없는 종목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들에 대한 환호다. 과정에 대한 찬사를 보내는 것이지 결과에 따른 평가가 아니라는 말이다. 스포츠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과정이다. 팀 추월은 그 모든 것이 일그러진 모습이었다. 


조직의 잘못을 지적했다는 이유로 공개적인 망신을 당하고, 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일부 선수와 감독. 그들은 더는 국가대표로서 자격은 없다. 그런 그들의 행동이 일상적이었다면 이번 기회에 뿌리 채 뽑아내야 할 적폐다. 결과만 좋으면 그 과정에서 잘못은 눈 감아주던 못된 습관은 사라져야 한다.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스포츠 미래는 어두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력 보다 우선이 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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