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 26. 14:16

평창 폐막 7위보다 더 값졌던 올림픽 가치 평화와 화합을 이야기하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보수 집단들은 '평양 올림픽'이라 평가 절하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남북이 하나 되어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가는 것 자체가 싫은 그들에게 평창은 증오의 대회가 되기를 원했을 것이다. 한심한 무리들의 바람과 달리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스포츠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가치를 만든 대회가 되었다. 


금메달보다 그 과정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는 계기가 된 올림픽



국제 대회에서 승패는 중요하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중요한 국제 대회에서 국민들은 결과에 집착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과정 보다는 결과에 매몰된 상황에서 선수들은 힘겨울 수밖에 없었다. 항상 경직된 모습으로 은메달을 따도 오열을 하던 그런 시대는 이제 끝났다. 


오직 금메달에만 집착하던 시대가 지났다는 것은 다행이다. 금메달이 모든 것의 기준이 되는 순간 아무리 노력을 해도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의 노력은 한순간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금메달을 비롯한 메달을 딴 선수들의 폄하할 이유도 없다. 


모든 선수들은 최선을 다한다. 모두가 최선을 다한다고 동일한 결과를 만들 수 없다는 점에서 스포츠 역시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를 수 없다. 그 열정은 스포츠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많은 이슈와 화제를 만들어냈다. 


다섯 명의 금메달 리스트와 여덟 명의 은메달 리스트, 그리고 4명의 동메달 리스트 모두 충분히 값진 결과였다. 그리고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모든 선수들이 모두 주인공이었다. 메달의 유무도 중요하지만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과정만 보면 모두가 승자인 것이 바로 스포츠의 묘미이기도 하니 말이다. 


설상 종목에서 최초의 메달이 나왔고, 스켈레톤과 봅슬레이에서도 값진 메달이 나왔다. 전통적인 강자인 쇼트트랙에서도 값지고 멋진 장면들이 많이 등장했다.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들이 쏟아지며 미래에 대한 기대치를 키웠다. 


주목 받지 못했던 컬링은 올림픽 내내 가장 핫한 주목을 받았다. 비록 은메달에 그쳤지만 아시아 최초로 결승까지 올라선 그녀들의 눈물은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었다.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푸른 눈의 한국인들 역시 최선을 다했다. 오직 스포츠에 대한 열정으로 한국인이 된 그들은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최선을 다했다. 비록 눈에 띄는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해도 그들의 노력이 결국 한국팀 전체에 큰 힘이 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니 말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큰 화두는 '평화'였다. 그런 점에서 남북 단일팀이 출전한 여자 아이스하키 팀은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럽게 단일팀 이야기가 나오고 빠르게 정치적인 결정이 이뤄진 후 여자 아이스하키 내부에서 논란이 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충분한 합의가 이뤄져 모두가 동의했으면 좋았겠지만 북한 선수들의 가세로 한국 선수들이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졌기에 복잡하고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수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여자 아이스하키 팀은 성숙했다. 초반 반대했던 선수들도 북한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며 금세 친해졌다. 그리고 생일을 맞은 북한 선수를 위해 북한식 축하 노래를 배워 불러주기도 하는 등 최소한 여자 아이스하키에서는 남과 북이 따로 있지는 않았다. 


여자 아이스하키 머리 감독마저 북한 감독을 칭찬할 정도로 그들은 최선을 다해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비록 올림픽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8위를 기록했지만, 그들에게는 결과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역사적인 첫 골이 나왔고,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평화 올림픽'의 가치를 극대화했다는 점에서도 여자 아이스하키 팀은 최고였다. 


마리사 한나 그랜트 자매 이야기는 그래서 더 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입양아였던 마리사는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위해 국적을 회복해 박윤정이라는 본명을 회복했다. 그리고 동생 한나는 미국 대표팀으로 함께 올림픽에 출전해 역사적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었다. 해외 입양아와 남과 북 단일팀이라는 한반도의 현대사를 모두 응축시킨 여자 아이스하키는 그래서 가장 중요한 종목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상화와 고다이라 나오가 보인 우정과 스포츠 정신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값지게 만들었다. 아베 총리가 올림픽 전부터 논란을 만들더니, 올림픽 기간에도 비난을 자초하는 일들을 만들어 한일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했다. 국내 정치를 위해 과도한 논란을 부추긴 아베로 인해 한일 관계는 더욱 경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모든 정치적인 고민을 한 방에 날려버린 것이 바로 이상화와 고다이라 나오의 우정이었다. 정정당당한 승부를 위해 올림픽 기록을 세우고도 응원을 자제시킨 고다이라. 경기가 완전히 끝난 후 메달 색깔이 정해진 후에야 국기를 들고 금메달 퍼포먼스를 하던 고다이라는 은메달을 딴 이상화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정치인들이 만들어가는 양국의 긴장과 상관없이 그들은 오랜 시간 친구 사이를 이어갔다. 승패와 상관없이 서로를 위로해주는 그들의 모습은 스포츠가 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지 잘 보여주었다. 국가 대항전이지만 경기가 끝난 후 그들에게는 그 어떤 갈등도 없었다. 함께 최선을 다한 그들은 서로 친구일 뿐이니 말이다. 


국민들은 더는 금메달에 집착하지 않는다. 물론 열심히 노력해 최고의 성적을 올리는 것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다만 금메달만이 지상 최대의 목표나 목적인 시대는 지났다는 점이다.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단체에서 보여준 실망스러운 모습은 메달을 따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다. 하나가 되어 최선을 다하기 바라는 국민들에게 오직 메달에만 집착하는 그들의 행동에 실망했다. 

메달 색깔이 용서를 하고 말고의 문제는 아니다. 개인의 성취는 그의 몫이지만 화합하고 함께 해야 할 경기에서 보인 그 행동에 대한 사과는 진정서 없는 메달로 풀어낼 수 있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올림픽은 출전 그 자체 만으로도 영광일 수밖에 없다. 


우리 나라는 수많은 메달리스트를 얻었다. 그리고 그 보다 더 값진 선수들의 열정도 확인했다. 비록 단 1승도 올리지 못했지만 남녀 아이스하키 팀에 열정적으로 응원을 하던 국민들. 여전히 낯선 설상 종목에서 꼴찌를 하는 선수들에게 열정적인 박수를 보낸 국민들은 이제 메달의 색깔보다 그 도전하는 모습에 감동하고 있다. 


빙상연맹은 이번에도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오직 성과 주의에만 매몰된 채 불합리함을 당연하게 여긴 것은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의 값진 성취 뒤에도 빙상연맹의 고질적인 적폐들은 청산 되어야 할 유산이 되었다. 


드론과 K팝으로 대변된 개폐막식은 향후 올림픽 개최를 앞둔 일본과 중국에게 큰 고민을 안겼다. 뛰어난 5G 기술과 문화가 절묘하게 결합된 개폐막식 행사는 한껏 지구촌 모두의 눈높이를 올려 놓았기 때문이다. '평화와 화합'이라는 기치를 충실하게 채워 낸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충분히 칭찬 받아 마땅한 축제였다.


오는 3월 9일부터 시작되는 패럴림픽까지 끝나게 되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완전히 끝난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 그들은 모두 승자다. 그리고 최악의 대회가 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뒤늦게 재정비 되어 치러진 올림픽은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하나가 된 결과물이었다. 국민 모두가 자랑해도 좋을 올림픽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진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명확하게 드러난 사실은 과거의 묵은 작태들이 더는 설자리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색깔 논쟁을 앞세운 '평양 올림픽'은 존립 할 수 없게 되었다. 더는 낡은 이데올로기는 대한민국에 설 자리가 없음을 잘 보여주었다. 그리고 메달 유무보다 그 과정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는 국민들의 변화는 새로운 시대를 가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현재를 잘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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