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이 나선 경기에서 기아가 3연패를 끊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 있는 경기는 아니다. 들쑥날쑥한 기아 경기력을 생각해보면 다음 경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이 힘들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승리 투수가 되었지만 5실점을 했다. 그나마 위안은 부상 복귀 후 2경기 만에 안치홍이 홈런을 쳤기 때문이다.
안치홍 2안타 3타점 경기, 기아 대승을 이끌었다
양현종과 박시영 선발 대결은 압승이 예상되었다. 임시 선발이자 방어율이 11점대의 박시영,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 투수 양현종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구는 그 모든 예측도 불가능하게 만든다. 여전히 변비 타선은 아쉬움을 남겼고, 믿었던 양현종은 어려운 경기를 했다.
1회 시작과 함께 기아는 대량 득점 가능성이 있었다. 1, 2번 타자가 연속 볼넷을 얻고 3, 4번이 무기력하게 득점 기회를 놓치자 나지완이 빠지는 바깥 공을 툭 건드려 득점에 성공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최소 2 득점 이상은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게 전부였다.
부담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2사를 잘 잡은 후 전준우에게 안타를 내준 후 이대호와 대결에서 가운데 공이 몰리며 투런 역전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낮게 잘 깔리기는 했지만 가운데로 몰린 공을 놓칠 이대호는 아니었다. 맞는 순간 양현종도 외면할 정도로 잘 맞은 홈런이었다.
3회 롯데는 다시 양현종을 상대로 1점을 추가하며 3-1로 앞서나갔다. 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1회 홈런을 내준 이대호와 재대결을 하는 장면은 오늘 경기 압권이었다. 번즈와 손아섭에게 연속 안타를 내준 후 1사 후 맞이한 이대호와 대결은 쉽지 않았다.
전 타석에서 투런 홈런을 맞았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고의 4구로 거른 후 경기를 이어가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양현종과 이대호는 자존심 대결을 벌였다. 도망가지 않고 정면 승부를 한 양현종은 몸 쪽 낮게 꽉찬 공으로 삼진을 잡은 후 두 선수의 표정은 명확하게 갈렸다.
이대호는 조금 빠졌다고 봤지만 공은 몸 쪽 가장 낮은 공으로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이대호에게 너무 힘을 쏟았는지 민병헌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1-3으로 점수를 내주고 말았다. 지독할 정도로 터지지 않던 기아 타선이 4회 빅이닝을 만들며 역전에 성공했다.
슬라이더로 기아 타선을 잘 막아내던 박시영은 김민식 김선빈에게 연속 4구를 내주며 흔들렸다. 1사 후 포심이 전혀 제구가 안 되며 연이어 4구를 내준 것은 기아로서는 기회였다. 이명기가 2루 뜬공으로 2사까지 몰렸지만, 버나디나가 우중간을 뚫는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민병헌이 실책을 하면서 버나디나는 3루까지 진루했고, 김주찬의 적시타까지 터지며 4-3 역전에 성공했다. 최형우 시프트로 번즈가 호수비로 잡아내 1루 커버를 한 투수 구승민에게 정확하게 송구를 했지만, 실책이 나오며 추가 실점을 하고 말았다.
보슬비가 계속 내리는 상황에서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롯데는 잦은 실책으로 자멸했다. 6개의 실책을 기록할 정도로 롯데 집중력은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5-3으로 역전을 했지만 양현종은 4회 다시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4회 삼진으로 시작했지만, 신본기에게 안타를 내주고 나종덕을 삼진으로 잡으며 투아웃을 만들었다.
투아웃까지 잘 잡아냈지만 번즈에게 안타를 내준 후 손아섭과 전준우에게 연속 적시타를 내주며 5-5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양현종의 모습은 아니었다. 연이은 완투 후유증이 오늘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고 볼 수밖에 없는 투구였다.
양현종은 5이닝 동안 91개의 투구수로 11피안타, 무사사구, 1피홈런, 7탈삼진, 5실점을 했지만 시즌 4승을 올렸다. 완투를 하고도 승리를 얻지 못한 것과 달리, 5실점이나 했지만 타선이 제때 터지며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다. 결국 기아 타선이 터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 경기였다.
안치홍은 부상에서 복귀한 지 두 경기 만에 홈런을 만들었다. 그것도 양현종을 승리 투수로 만들어준 결승 홈런이었다. 5회 선두 타자로 나서 결승 홈런을 친 안치홍은 오늘 경기에서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 승리 일등공신이 되었다. 그동안 지독하게도 득점 기회를 놓치던 기아 타선에 안치홍은 분명 선물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6회에도 기아 타선은 4개의 안타와 사구, 상대 실책을 묶어 3득점을 한 기아는 승기를 잡았다. 팀은 패했지만 이대호는 7회에도 홈런을 치며 10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을 쳐냈다. 초반 아쉬움을 보이던 이대호는 거포 본능을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기아는 간만에 12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얻었다. 양현종이 흔들리며 5실점이나 했지만, 타선이 대량 득점을 뽑으며 연패를 끊어낼 수 있었다. 문제는 이런 전력이 목요일 경기에도 그대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타선의 굴곡은 어느 팀에나 존재한다.
잘 맞던 타선도 어느 순간 흐름이 끊기는 경우들이 무한반복하듯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아의 경우 올 시즌 이 주기가 너무 짧으며 좀처럼 강팀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연쇄적으로 팀 전체에 부담을 주며 불안감을 극대화 시켰다.
마무리 부재에 대한 불안도 여전한 상황에서 돌아온 안치홍의 홈런은 그나마 기대감을 키우게 했다. 홈런도 나오지 않고 적시타도 부족해 연패를 반복하던 기아에게 안치홍의 이 한 방은 다시 한 번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한승혁이 선발 2연승에 도전하게 될 목요일 경기에서 기아 타선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5월 반전 가능성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기아가 5월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 우승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다. 우승만이 아니라 가을 야구 가능성 역시 급격하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롯데 전을 시작으로 대반격에 나서야만 한다. 선발 마운드가 안정화를 찾아가고, 부상에서 돌아온 이범호와 안치홍이 멀티 히트를 치며 팀 타선을 이끌기 시작했다는 점은 마지막 기대를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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