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6. 3. 07:07

기아 두산에 0-10패, 왜 윤석민을 두산 전 선발로 내세웠을까?

두산과 광주에서 경기를 가진 기아는 그들이 올 시즌 어떤 전력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현재 기아의 전력은 두산과 두 경기에서 보여진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잘 해야 올 시즌 5위 권을 지킬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만 명확하게 확인하는 경기들이었다. 더 끔찍한 것은 벤치의 경기 운영이다.


윤석민 복귀전을 왜 두산과 중요한 경기를 선택했던 것인가?



경기는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 연패를 당하기도 하고 연승을 하는 것도 야구다. 그리고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 순위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기아가 보여주고 있는 능력을 보면 시즌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아 보인다.


지난 시즌 우승을 하기는 했지만 후반기 들어 부진했던 선수들이 올 시즌에도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여기에 우승 프리미엄은 존재하지 않고, 부작용이 장악한 기아 팀은 좀처럼 프로로서 모습을 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집중력은 저하되어 있다. 이기려는 노력이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수비 실책은 잦아지고, 타격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매 경기 다르다. 꾸준하게 활약하는 선수를 찾기가 힘들 정도다. 주축 선수들이 30대 중반이라는 점도 팀 전체를 느리게 만들고 있다. 베테랑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팀의 활기는 그만큼 적을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신구 조화가 적절했고, 분명한 목적 의식이 있었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팀 전체가 하나가 되었다는 점에서 위기 뒤 곧바로 상승세를 이끄는 과정이 이어지며 강팀으로 자리를 잡았다. 선수 개개인들 역시 명확한 목표가 있었고, 그런 집중력은 우승으로 이끌게 했다. 


벤치나 선수 모두 올 시즌은 우승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할 것이라 보지 않는다. 한 번 우승했으니 올 해는 쉬어가자 생각하는 이들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마음은 지난 시즌 우승처럼 올 시즌에도 우승을 하자는 간절함은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실제 전력으로 도드라지지 않는다. 


오늘 경기에서 정말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윤석민의 선발 등판이다. 2군에서 몇 차례 등판을 하기는 했다. 그리고 1군에 콜업되었다는 사실은 반갑다. 90억 짜리 역대급 먹튀 논란을 받은 인물이다. 부상으로 어쩔 수 없었다고 할 수 있지만 구단 측에서 보자면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년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과거의 에이스가 복귀하게 된다면 반가운 일이다. 여기에 과거의 실력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위기의 기아를 살릴 수 있는 최고의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윤석민이 우리가 다 아는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기아의 선발 마운드는 강력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발이 강해지면 불펜 역시 부담이 적어진다. 이는 선구조로 팀 전체를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갑다. 하지만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라면 전혀 다른 문제가 된다. 오늘 윤석민은 선발로 나서서는 안 되었다. 팀으로서도 본인에게도 무리한 등판이었다. 


선발 자리가 비어서 어쩔 수 없이 윤석민이 고육지책으로 나왔다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두 경기 어찌되었든 잘 던졌던 한승혁 대신 윤석민이 선발로 나온 이유을 전혀 알 수가 없는 경기였다. 윤석민이 요구를 한 것인지, 벤치의 선택인지 알 수는 없지만 패착이다.


두산 타선이 최근 타격감들이 좋다. 양현종마저 패전 투수가 될 정도로 강력한 상황에서 2년 동안 마운드에 올라선 적이 없던 윤석민이 선발 첫 경기를 1위 팀 두산과 해야 한다는 것은 무슨 발상에서 나온 결과인지 알 수가 없다. 직구 구속은 140km 초반이었다. 


강점이었던 슬라이더도 130km 중반이 전부였다. 구속 차이가 별로 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를 압도할 그 어떤 무기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상태로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참 안일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팀이 연패에 빠진 상태에서 스토퍼가 될 수 있는 선수를 내세우고 어떤 일이 있어도 이기려 노력해야 하는데 역으로 가는 팀의 행동들은 황당할 뿐이다.


타선 역시 굴곡이 너무 심해 좀처럼 안정감을 찾을 수가 없다. 후랭코프가 무패 투수라는 사실도 좀 기괴하지만, 그렇게 공략을 못할 정도로 무서운 투수가 아니다. 기아 타선은 올 시즌 6번째 만원 관중들 앞에서 졸전을 다시 보였다. 이렇게 무기력할 정도의 팀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심하다.


한승혁을 윤석민 이후 마운드에 올려 1과 1/3이닝만 던지게 한 것도 기이하다. 이런 선택은 다음 선발로 한승혁을 쓰겠다는 포석으로 보이는 대목이기는 하다. 과연 무슨 기준으로 윤석민을 선발로 성급하게 내세웠을까? 2년 동안 마운드에 오르지도 못한, 그리고 구속도 나오지 않은 투수를 선발로 내보낸 이유가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다. 


기아가 이런 상태라면 최소 8위까지 추락할 수밖에 없는 전력이다. 일요일 경기를 요행으로 이긴다고 해도 루징 시리즈를 연속으로 이어간 기아가 반전을 이끌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7위 삼성과 경기차가 크지도 않다. 다음 주 경기 결과에 따라 기아는 7위까지 추락할 가능성도 높다. 


NC가 압도적으로 붕괴되어 꼴찌까지 추락하지는 않을 수도 있어 보이지만, 현재까지 보인 전력이나 선수 선택 등을 생각해보면 기아의 몰락은 어쩌면 이제 막 시작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든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선수단과 코치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직 까지는 늦지 않았다. 자신들이 왜 그 엄청난 돈을 받으며 야구를 하는 이유부터 생가해 봐야 할 것이다.[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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