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하다. 두 경기 연속 2골을 넣은 손흥민의 질주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토트넘의 공격진들은 두 경기에 모두 11골을 넣으며 폭발적인 골감각을 보여주었다. 오늘 경기는 주전 수비수들이 빠진 상황에서도 리그 8위 본머스를 상대로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본머스에 완승한 토트넘, 그 중심에는 오늘도 손흥민이 있었다
아시안컵 출전을 앞두고 경기에 나서고 있는 손흥민은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3, 4일에 한 경기씩 치르고 있는 지독한 레이스 상황에서 지쳐 발이 무거운 상황에서도 감각적인 슛으로 상대 완승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는 손흥민의 존재감은 최고다.
현재 시점에서 손흥민은 EPL을 이끄는 최고의 선수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주간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오늘 경기도 잘 보여주었다. 두 골 모두 감각적인 능력이 만든 결과였다는 점에서 손흥민의 폼이 역대 최고라는 사실도 명확해 보인다.
손흥민은 오늘 경기에서도 케인과 함께 투톱으로 출전했다. 알리가 전 경기 부상으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된 후 본머스 경기에서는 교체 멤버에서도 빠졌다. 알리 자리에는 모우라가 선발로 나서며 새로운 조합으로 경기를 치렀다. 재미있게도 전 경기에서 DESK가 모두 한 골씩 넣었던 것과 같이 모우라가 가세한 공격진들 모두가 또 골을 넣었다.
알리 대신 모우라가 골을 넣었고, 케인은 한 골에 그쳤지만 손흥민은 두 경기 연속 두 골을 넣으며 절정의 경기력을 이어갔다. 두 골 모두 얻어 걸린 것은 하나도 없다. 모두 감각적인 능력이 만든 골이라는 점에서 손흥민을 막기는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다.
오늘 경기 첫 골은 에릭센의 몫이었다. 전반 15분경 답답한 경기는 에릭센의 한 방으로 토트넘으로 넘어왔다. 워커의 패스를 받은 에릭센은 중앙에서 수비수들이 가득한 상황에서 과감하게 슛을 쐈다. 운 좋게 본머스의 수비수 레르마의 발을 맞고 환상적인 골이 되었다.
두 번째 골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에릭센이 넣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골 자체의 결이 달랐다. 수비수가 가득한 상황에서 발 사이로 교묘하게 빠져나간 공은 오른쪽 가장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며 골키퍼도 막을 수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후반 35분 첫 어시스트를 기록했던 워커의 컷백을 모우라가 완벽한 타이밍으로 골을 넣었다. 만약 모우라가 없었다면 손흥민의 연속골이 터질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아쉽기도 했다. 그만큼 토트넘의 공격진들의 골 감각이 뛰어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큰 기대를 받고 토트넘으로 이적해 초반 아쉬움을 보였던 모우라가 완벽하게 EPL에 적응 중이다. 손흥민이 복귀하며 벤치로 물러나 있기는 하지만 모우라 역시 6골을 넣고 있는 중이다. 손흥민이 아시안컵에 착출되면 그 자리를 모우라와 라멜라가 채워야 한다는 점에서 꾸준한 감각을 유지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후반 16분 터진 케인의 골은 아름다웠다. 철저하게 준비된 과정에서 나온 골이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핵심 선수들이 골을 넣고 있는 상황에서 골이 없는 케인이 골 욕심을 내는 모습은 자주 나왔다. 프리킥마저 에릭센이 아닌 자신이 차겠다고 나설 정도로 골에 대한 애착이 컸던 케인은 결국 골을 만들어냈다.
수비진들 사이에서 에릭센과 호흡을 맞춰 골대 안으로 치고 들어가는 케인과 그 흐름을 보고 감각적인 패스를 해준 에릭센. 이 상황에서 결코 쉬울 수 없는 위치에서 완벽하게 골로 넣어버리는 케인은 역시 케인이다. 완벽한 타이밍과 공에 대한 감각이 없다면 만들 수 없는 골이었다는 점에서 대단했다.
4-0까지 앞선 상황에서 다섯 번째 골은 다시 손흥민의 것이었다. 이 골도 케인이 욕심을 좀 버리고 빨리 패스를 했다면 손쉽게 넣을 수 있는 골이었다. 하지만 케인이 골에 대한 욕심을 부리다 넘어진 상황에서 중앙에 있는 손흥민에게 패스 타이밍을 놓쳤다.
그렇게 흐른 공은 모우라의 차지가 되었고, 강하게 찬 공을 본머스 베고비치의 선방에 막혔다. 워낙 강하게 찬 공이다 보니 맞고 살짝 흐른 공을 손흥민이 놓치지 않았다. 베고비치 손을 맞고 살짝 나온 공을 놓치지 않고 양발의 감각으로 빼내 여유롭게 골로 연결하는 과정은 대단했다.
리그에서 7호골까지 넣은 손흥민은 컵 대회 포함 10호골을 넣었다. 12월 한 달 폭주하고 있는 손흥민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수가 없다. 일요일 울버햄튼 전에도 출전할 가능성이 있는 손흥민으로서는 기록을 노려볼 법도 하다. 평소보다 더 뛰었다는 점에서 교체 멤버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지옥 레이스로 불리는 박싱 데이라는 점에서 체력 안배는 무척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라멜라나 모우라가 선발로 나서고, 쉬었던 알리가 정상적으로 출전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도 높다. 30일 경기 후 2일 카디프시티와 경기를 해야 한다. 연이은 경기에서 손흥민이 얼마나 자주 나올지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
현재 페이스를 보면 손흥민을 벤치에서 시작하게 할 감독은 없다. 일찍 교체를 하더라도 선발로 내보내 감각을 극대화 시킨 상태에서 이 상태를 이어가게 돕는 것도 감독의 역할이니 말이다. 결코 쉽지 않은 상황들 속에서도 감각적인 골 퍼레이드를 보이는 손흥민은 말 그대로 인생 최고의 순간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14일 맨유와 경기까지 뛰고 아시안컵 출전을 할 것이라고 알려진 손흥민. 앞으로 세 경기가 남았다. 12월 미친듯 질주한 손흥민이 이런 감각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우린 놀란 순간들을 매 경기를 통해 확인하게 될 것이다. 아직 우리가 손흥민을 통해 놀랄 일은 더 남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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