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홈구장에서 0-2로 뒤진 뒤 4골을 몰아넣으며 대역전승을 이끌어냈다. 무리뉴로서는 홈팀들 앞에서 하는 첫 경기라는 점에서 중요했다. 팀으로서는 16강을 확정 지을 수 있는 경기였다는 점에서도 꼭 이겨야 했다. 져서는 안 되는 경기에서 팀은 기적과 같은 상황을 만들어냈다.
올림피아코스와 원정 경기에서 토트넘은 무승부를 기록했다. 포체티노의 몰락을 가져온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에서 이겨야 할 경기를 놓쳤다. 그렇게 토트넘은 무기력하게 무너져 내렸다는 점에서도 올림피아코스와 홈경기는 중요했다. 꼭 그 경기가 시작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중요했고 꼭 이기고 와야 했던 경기였다는 점에서 그렇다.
라인업은 로즈가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한 것을 제외하면 웨스트햄 라인업과 동일했다. 이는 무리뉴가 향후 토트넘 라인업이 어떻게 짜여질 것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베르통언과 은돔벨레가 부상에서 돌아오며 팀은 더욱 강력해질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경기 초반은 손흥민의 활약이 돋보였다. 지난 경기에서도 풀타임으로 뛰었던 손흥민은 경기 초반 슛들을 쏘며 경기를 지배했다. 전반 13분 짧은 크로스를 헤더로 상대 골문을 노린 손흥민의 공격은 압권이었다. 양발을 잘 쓰지만 헤더로 골을 넣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보기 드문 손흥민의 헤더는 날카롭게 상대 골문을 향해 갔지만 호세 사 골키퍼의 선방으로 골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했다. 손흥민의 움직임은 좋았지만 올림피아코스의 공격은 토트넘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경기 시작한 지 5분 만에 엘 아라비의 중거리 슛이 말 그대로 빨랫줄처럼 곧게 골문을 갈랐다.
알고도 막을 수 없다는 말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엘 아라비의 인생골 같은 느낌의 완벽한 골이었다. 이 기세를 놓치지 않고 올림피아코스는 전반 18분 세메두의 추가골까지 터졌다. 이 상황은 수비 불안이 낳은 결과라는 점에서 아쉬웠다. 수비 구역에 토트넘 선수들이 많았지만 세메두를 놓쳤다.
콜업 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웠다. 전반을 0-2로 뒤진채 끝났다면 대역전극이 나오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기적과 같이 올림피아코스 수비수의 실책은 알리의 골로 이어졌다. 크로스가 막히며 기회가 무산될 것이라 봤지만, 말도 안 되는 헛발질이 나오며 뒤에 있던 알리에게 공은 흘러갔고, 손쉽게 추격골이 나왔다.
무리뉴가 대단한 승부사라는 것은 전반 28분 빠르게 다이어를 에릭센으로 교체했다. 0-2 상황에서 뭔가 창의적인 선수가 필요한 무리뉴는 빠르게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옳았다. 올 시즌 에릭센은 가장 좋은 폼으로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후반 5분 토트넘은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볼보이가 빠르게 선수에게 공은 건네주고, 토트넘은 빠르게 공격을 시도했다. 잠시 집중력을 흐트러진 올림피아코스는 정신없이 이어진 토트넘 공격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케인의 동점골은 대 역전극의 서막이었다.
후반 28분 알리가 상대 골문 앞에서 홀로 분전하다 크로스를 올린 공을 손흥민이 슬쩍 방향을 틀어 오리에에게 패스를 했다. 공이 오자마자 발리슛으로 반대쪽 골문으로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들어가는 역전골은 완벽했다. 알리의 크로스 방향이라면 중앙으로 흘러갔고, 슛 기회가 있더라고 막힐 가능성이 높았다.
손흥민이 머리로 슬쩍 방향을 바꾼 것은 말 그대로 신의 한 수가 되었다. 마지막 골은 케인의 헤더였다. 이 부분이 중요한 것은 폼이 완전히 망가졌던 에릭센의 송곳 같은 패스가 정확하게 전방에 있던 케인의 머리로 연결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토트넘 전력 그 자체였다.
케인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에릭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오늘 경기는 다시 증명한 셈이다. 손흥민은 오늘 골을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전 후방을 오가며 최선을 다했다. 올 챔피언스리그 첫 도움도 기록하며 왜 무리뉴 체제에서도 손흥민이 붙박이 주전일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주었다.
무리뉴 체제 하에 두 경기에서 연속 승리를 이어갔다. 두 경기 연속 두 골을 실점한 것은 고민거리이지만, 7골을 넣으면 승리를 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만큼 토트넘이 부진을 벗어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제는 리그 경기에 집중하며 승점을 쌓는 것이 집중할 때이다. 과연 토트넘의 기적과 같은 반등은 시작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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