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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vsSK 6-3 승, 가뇽 호투와 오선우 역전 투런으로 승리 이끌었다

by 스포토리 2020.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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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SK와 인천 원정 3연전 첫 경기를 역전승으로 잡아냈다. 1회부터 점수를 내고 앞서가던 기아가 역전을 당한 후, 흔들리지 않고 추격해 역전에 성공한 모습은 보기 좋았다.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일이니 말이다.

 

먼저 승기를 잡은 것은 기아였다. 1회 선두 타자로 나선 김호령이 우전 2루타를 치며 분위기를 만들었고, 최형우의 적시타와 나지완의 내야 땅볼로 손쉽게 2점을 얻으며 출발했다. 가뇽 역시 3회까지 간단하게 SK 타자들을 삼자 범퇴시키며 안정적 피칭을 이어나갔다.

문제는 4회였다. 손쉽게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던 가뇽은 오히려 독이되었다. 한차례 순번이 흐른 후 SK 타자들의 반격이 시작되었으니 말이다. 1사 상황에서 최지훈과 최정의 연속 안타에 로맥의 희생 플라이로 첫 득점에 성공했다.

 

정의윤의 안타에 이어 정진기의 우측 3루타는 역전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4회에만 안타 4개를 집중적으로 내주며 3 실점을 한 가뇽은 흔들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가뇽이 대단한 투수라고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분은 여기에 있다.

 

언제나 완벽한 투구를 해 위기 자체를 만들지 않는다면 최고일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그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다.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고, 이를 얼마나 잘 해결해 나가느냐가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가뇽의 4회 이후 투구는 그가 왜 좋은 투수인지 잘 보여준다.

 

충분히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가뇽은 바로 안정을 찾았다. 7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킨 가뇽은 추가 실점없이 긴 이닝을 책임졌다. 가뇽은 6과 2/3이닝 동안 96개의 투구 수로 5 피안타, 2 사사구, 5 탈삼진, 3 실점을 하며 시즌 3승 3패를 기록했다.

 

가뇽이 단단하게 마운드를 지켜주자 기아 타자들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1사 후 터커가 몸에 맞는 볼로 나간 후 최형우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빠지자 벤치는 오선우를 대타로 내보냈다. 전날 홈런을 쳤던 오선우는 이미 기아에서 거포 유망주로 소중하게 키워내고 있는 존재였다.

 

오늘 경기에서도 오선우는 간결하지만 강력한 스윙으로 자신이 왜 기아 코치들이 애지중지하는지 팬들 앞에 증명해주었다. 선발 박종훈의 2구를 완벽하게 스윙해 역전 투런 홈런으로 만들어낸 오선우는 그렇게 기아 팬들에게 중요한 선수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기본적인 스윙 폼은 그 선수의 장례를 예측하게 한다. 간결하고 빠른 스윙은 거대한 몸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큰 타구를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거추장스럽게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오선우의 타격 폼은 앞으로 큰 기대를 해도 좋을 정도였다.

 

6회 4-3으로 역전을 시킨 기아는 특급 계투조가 등판하며 SK 타선을 막아세우자, 8회 다시 점수를 냈다. 선두 타자로 나선 오선우가 전 타석 홈런에 이어 깔끔한 안타로 기회를 내자, 올 시즌 기아에서 가장 근면하고 확실한 성적을 내주고 있는 나지완이 달아나는 투런 홈런을 치며 경기를 완성했다. 

 

기아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을 치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 나지완의 이 변화는 그래서 반갑다. 살을 빼고 최선을 다해 준비한 나지완은 그렇게 근면 성실한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불안하기만 했던 좌익수 수비도 이제는 안정화되어가고 있다는 사실도 반갑다.

오선우와 나지완의 투런 홈런 두 방으로 경기를 역전시킨 기아는 필승조를 모두 올려 완벽하게 SK를 틀어막았다. 박준표, 전상현, 문경찬으로 이어지는 기아의 새로운 필승조는 SK 타자들이 더는 홈으로 들어올 수 없게 만들었다. 중견수 김호령의 명품 수비와 2루 빈자리를 완벽하게 채우고 있는 김규성까지 수비까지 안정되고 있다는 점이 반갑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신인 선수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조금씩 안착을 하고 있는 기아. 여전히 특정팀에 약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며 연패에 빠지기도 한다. 아직 불안정하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 해볼 만하다는 희망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더 크다. 

 

리빌딩은 패배를 선언하는 것이라는 윌리엄스 감독의 지론처럼 선수들의 세대교체를 위해 패배를 감수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적절하게 선수를 기용하며 충분하게 잠재력을 끌어내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필승조가 완벽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타선 역시 신구 조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아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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