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12. 13:20

류현진 시즌 2승 놓쳤지만, 괴물로 돌아왔다

류현진이 임시 홈구장인 뉴욕주 버펄로 살렌필드에서 개막 첫 경기에 나섰다. 홈런 한 방을 내주기는 했지만, 괴물 본능이 되살아났다는 점은 반가웠다. 지난 경기 5이닝에 그쳤던 류현진은 6회까지 이닝을 늘렸다. 이 점 역시 고무적이다.

 

이닝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볼넷이 적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볼넷이 적었던 류현진을 생각해보면 토론토로 이적 후 보인 내용은 당혹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본능을 되찾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에서 두 개의 볼넷을 내준 것이 아쉽게 다가올 정도다.

6회까지 류현진은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4회 좌익수 뜬 공이 유일하게 외야까지 나간 타구였다. 그만큼 류현진다운 투구를 했다는 의미다. 상대팀인 마이애미가 8명의 좌타자를 내세웠다. 극단적 선택마저 넘어선 류현진의 호투라는 점에서 반갑다.

 

2회 선두타자로 나선 5번 타자 브라이언 앤더슨에게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리며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1회부터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이 극도로 좁아진 상황에서 투구 수가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가운데로 몰리는 경향이 늘 수밖에 없었다.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과 수비 불안이 겹치며 투구수가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초반 늘어났던 투구 수는 회를 거듭하며 줄이고, 자신의 투구를 하기 시작했다. 류현진이 정말 돌아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홈런을 내준 후 후속 타자를 상대하는 장면에서 류현진의 진가는 제대로 드러났다. 한순간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1루 파울플라이, 연속 삼진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홈런을 내준 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투구를 하는 것이 진정한 에이스다.

 

3회에도 1사 후 내야 안타를 내준 후 실책까지 겹쳤다. 이 정도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지속적으로 땅볼을 유도하며 마침내 병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류현진이 땅볼 투수라는 점은 오늘 경기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났다.

 

문제는 여전히 불안한 토론토의 내야 수비였다. 뛰어난 어린 선수들이 많지만, 그만큼 실수도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류현진으로서는 부담스럽기도 하다. 6이닝 동안 뜬 공은 파울 플라이와 2루 뜬 공, 좌익수 뜬 공까지 단 3개에 그쳤다.

18개의 아웃카운트에서 단 3개를 제외하고, 7개가 삼진이었고 나머지는 내야 땅볼이었다. 류현진의 어떤 유형의 투수인지 잘 드러난 경기이기도 했다. 그만큼 토론토 내야진들이 좋은 수비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투구 수는 늘어나고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니 말이다.

 

6회 말 보 비셋이 3점 홈런으로 류현진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만들어줬지만, 9회 마무리 배스가 3점 홈런을 헌납하며 승리를 날리고 말았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류현진이 자신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는 것만은 명확하다.

 

제구와 구질을 되찾은 류현진은 결코 만만한 투수가 아니다. 왜 류현진이 에이스인지 그는 자신의 능력으로 잘 보여주었다. 빈타에 허덕이는 토론토 타선을 생각해보면 승수 쌓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8점대였던 방어율을 4점대까지 내렸다.

 

시즌 마지막에 2점대까지 내려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승수보다는 방어율에 보다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 승리는 결국 타선의 폭발과 불펜이 만들어주는 것이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돌아온 류현진의 모습은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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