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9. 08:31

기아 한화에 4-0승, 이의리 10K 시즌 첫 승 괴물이 탄생했다

괴물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하다. 이의리가 시즌 첫 승을 올렸다. 그의 투구를 보면 이미 승리를 거뒀어야 했지만, 기아 타선과 불펜이 돕지 못하며 이제야 뒤늦은 첫 승을 거두게 되었다. 한화 타자를 상대로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이룬 결과라 더욱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기아나 한화 모두 신인들의 성장에 많은 부분들을 집중하고 있다. 두 팀 모두 외국인 사령탑이라는 점에서 시즌 첫 외국인 감독들의 대결이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아쉬운 점이 많은 기아지만 한화에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사실을 두 경기가 증명한 셈이다. 

이의리는 오늘 경기에서 그동안 호투가 우연이 아님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 정도 투구라면 당장 에이스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였다. 물론 여전히 철저한 관리를 해줘야 하는 고졸 루키이지만 말이다. 욕심 같아서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릴 수 있었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단호했다.

 

선취점은 기아의 몫이었다. 1회 시작과 함께 최원준과 김선빈이 연속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후속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다만, 최형우의 내야 땅볼에 선취점을 뽑은 것은 다행이었다. 터커와 최형우 모두 내야 땅볼로 병살 가능성이 높았지만, 한화는 병살로 이어가지 못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2회에는 다시 한 번 한심한 주루 플레이가 나오며 기아 팬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기본을 하지 못하는 기아의 몇몇 선수들 행동이 득점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1사 후 류지혁이 볼넷을 얻어냈고, 이우성의 1루 땅볼을 힐리가 뒤로 빠트리며 위기를 맞이했다.

 

1사 1, 3루 상황에서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박찬호의 내야 땅볼 상황에서 2루로 가야 할 이우성이 1루로 돌아서며 엉망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빠르게 홈으로 들어와야 할 류지혁은 어슬렁거리다 득점으로 인정받지도 못했다.

 

1루에서 무슨 상황이 벌어지든 빠르게 홈으로 들어왔다면 득점이 인정될 수 있었지만, 류지혁의 어설픈 행동은 결국 득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우성이 노바운드로 잡혔다고 착각했는지 모르겠지만, 땅볼에 1루로 돌아오는 선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당황스러웠다.

 

류지혁이 올 시즌 보인 본헤드 플레이와 유사한 행태라는 점에서 기아 선수들에 대한 당혹스러운 상황과 마주해야만 했다. 본헤드 플레이를 보인 이우성은 3회 수비에서 수비 위치 선정 잘못으로 정은원에게 2루타를 헌납하는 장면도 아쉬웠다.

 

수비 위치는 벤치에서 지정한다는 점에서 이우성의 잘못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직전 본헤드 플레이 이후 나온 과정이라는 점에서 더 아쉽게 다가왔다. 3회 말에는 최원준이 볼넷을 얻어나간 후 도루에 성공한 후 김선빈의 외야 뜬 공으로 3루까지 진루한 후 터커의 2루 땅볼로 득점을 추가하며 2-0으로 앞서 나갔다.

 

4회 말에는 선두타자인 김민식이 2루타로 포문을 열자, 이진영이 적시 2루타로 3-0으로 앞서 나갔다. 박찬호의 외야 희생 플라이까지 더해 기아는 4회 2점을 추가하며 4-0까지 앞서 나갔다. 그리고 이 점수가 결승점이 되었다.

 

기아의 득점은 4회까지가 전부였다. 이의리가 나온 경기에서 좀처럼 점수를 뽑지 못하던 기아 타선이 이번에는 쥐어짜듯 4점을 뽑은 것은 기적과 같았다. 한화의 아쉬운 병살 처리가 없었다면 점수는 이 보다 적었을 가능성이 높다.

 

타선에서 어쨌든 점수를 뽑아주자 이의리의 투구는 더욱 거침이 없었다. 과연 루키가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안정된 피칭을 하는 모습은 든든함으로 다가올 정도였다. 1회 2 사부터 3회까지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저력을 선보였다.

7 타자 연속 탈삼진이라는 기록을 세운 이의리의 투구는 강했다. 빠른 직구에 각이 좋은 변화구가 존재하는 한 상대 타자들이 이의리를 공략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다. 이 정도로 파괴력이라면 그 어느 팀과 맞붙어도 좋은 투구를 할 것으로 기대가 되니 말이다.

 

물론 이제 전 구단이 이의리 분석에 들어가고 그 결과가 나올 것이다. 투구 패턴이나 약점 등을 모조리 끄집어내서 대응할 것이다. 이 고비를 이의리가 넘어선다면 진정한 괴물 투수로 자리할 수 있을 것이다. 알면서도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가 진정한 강자이니 말이다.

 

이의리에게 위기 상황은 없었다. 볼넷과 안타 등으로 출루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스코어링 포지션에 나간 것은 3회 2사 상황에서 정은원의 2루타가 전부였다. 이의리는 6이닝 동안 85개의 공으로 2 피안타, 1 사사구, 10 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으로 거뒀다.

 

프로 데뷔하자마자 선발로 나선 고졸 루키 이의리는 4 경기만에 첫 승리 투수가 되었다. 이의리가 가장 짧은 던진 이닝은 롯데와 대결에서 4이닝 3 실점을 한 경기가 처음이다. 이후 모두 6회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보이며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실점 역시 2, 3, 1, 0으로 신인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호투를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2.42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기아의 확실한 선발 자원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의리의 투구 내용을 보면 기아의 원투 펀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브룩스 1승 2패, 30과 2/3이닝 2.93 평균 방어율

멩덴 1승 1패, 22와 2/3이닝 3.97 평균 방어율

 

기아의 원투 펀치인 브룩스와 멩덴의 기록이다. 브룩스는 홈 첫 선발에서 7실점을 한 것을 제외하면 에이스다운 호투를 이어갔다. 승운이 없었을 뿐 브룩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여전히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는 기아의 확실한 에이스 투수다.

 

멩덴의 경우 초반 한국 프로야구에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했다. 꾸준하게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멩덴의 다음 경기는 더욱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외국인 투수 두 명 모두 안정적인 피칭을 해준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의리는 1승 무패, 22와 1/3이닝을 소화하며 2.42의 평균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내용만 보면 멩덴보다 더 좋은 기록이다. 브룩스에게 이닝 소화가 한 경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을 제외한다면 평균 방어율은 에이스보다 더 좋다.

이의리의 호투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기아 외국인 투수들의 기록과 비교해보면 더욱 선명하다. 윌리엄스 감독이 대단한 것은 이의리를 7회에도 올릴 수 있었다. 85개의 공이라면 충분히 다음 이닝 소화도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지난 시즌 큰 화제를 모았던 KT 소형준이 루키 신인으로 133이닝을 소화하며 13승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데뷔 첫 해 너무 많이 던져 올 시즌 5점대 방어율로 제대로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모습은 안타깝게 다가온다.

 

데뷔 시즌 과한 피칭이 독이 될 수밖에 없음을 소형준이 이미 보여준 상황에서 이의리를 소진할 이유가 없었다. 승리 투수 요건이 갖춰진 상황에서 기록에 연연하기보다 실리를 추구한 윌리엄스 감독의 판단이 반갑게 다가온다.

 

이의리는 혹사가 아니라 실전 경험을 충분히 하며 체격을 키워 장기적으로 기아의 에이스가 되어야 할 선수이니 말이다. 이의리의 투구는 통쾌하다. 물러서지 않고 정면 승부를 벌이는 그의 담대함이 반갑게 다가온다. 피하기보다 승부를 보려는 싸움닭 같은 모습이 팬들을 더욱 열광시킨다. 기아에 오래간만에 제대로 된 괴물이 등장했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과 구독하기를 눌러주세요]

반응형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