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홈에서 스윕을 하고 수원 원정에서 연일 패배를 하고 있다. 수원 첫 경기에서 김유신이 선발로 나왔지만 대량 실점을 했다. 이후 나온 투수들마저 난타를 당하며 대량 실점으로 패배했다. 그날 경기에서도 KT 타선은 폭발했지만, 기아 타선은 침묵했다.
브룩스가 나온 토요일 경기에서도 선발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6이닝 1실점을 했다면 선발은 더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 이상을 바란다면 그것 욕심일 정도로 말이다. 이렇게 던지고도 승리를 얻을 수 없다면 고통일 수밖에 없다.
전날 경기도 한심했는데 에이스가 나온 경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무득점 패배를 당했다는 점에서 기아의 문제가 심각하게 다가온다. 기아 타선은 올 시즌 들어 뚜렷하게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야구의 핵심은 홈으로 선수를 불러들이는 경기다.
홈으로 선수를 불러들이지 못하면 결코 이길 수 없는 것이 야구의 룰이고 원칙이자 매력이다. 기아는 좀처럼 홈으로 선수를 불러들이지 못하고 있다. 주자가 나가면 응집력을 보여 득점으로 이어지는 경기를 해야 하는데 좀처럼 그 역할을 해주는 선수들이 없다.
최형우가 4개의 홈런을 치며 유일한 기아의 홈런 타자였다. 물론 4월 마지막 경기에서 김민식이 홈런을 치며 기아는 겨우 두 선수가 홈런을 친 기록을 가지게 되었다. 팀 홈런 역시 다섯 개라는 점에서 경악할 일이다. 이 정도로 파워가 없는 팀이 아니기에 더 황당하다.
홈런 1위인 NC 알테어가 10개를 기록하고 있다. 5개는 7위권 순위다. 팀 홈런 1위 역시 NC로 38개나 된다. 2위인 SSG가 27개라는 점에서 독보적인 홈런 구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팀 홈런 기록과 기아의 다섯 개는 너무 초라하다.
기아는 당연하게 팀 홈런 꼴찌팀이다. 9위인 키움이 11개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기아보다 두배 많다. 과거 홈런 구단으로 불렸던 기아가 왜 이모양이 되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물론 지난 시즌 30개의 홈런을 쳐낸 터커가 여전히 홈런을 기록하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기는 하다.
터커와 최형우를 제외하고 홈런 타자로 구분할 수 있는 선수가 남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다. 올 시즌 주장이 된 나지완이 분전을 해줘야 하는데 타격감 자체가 올라오지 않아 2군으로 가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최형우마저 부상으로 빠졌다.
말 그대로 해결사가 존재하지 않은 팀의 현실은 처참할 수밖에 없다. 최형우가 하루 쉬고 복귀해 3개의 볼넷을 얻어낸 것은 기아 타선에서 4번만 거르면 손쉬운 승부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상대 팀들이 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준 것이 9회였다. 4회 2사에서 두 명의 주자가 나간 이후 가장 좋은 기회를 잡았다. 김선빈의 안타에 이어, 터커가 2루타를 치며 무사 2, 3루의 기회를 잡았다. KT는 당연하게 최형우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 작전을 사용했다.
야구에서 만루 작전은 둘 중 하나다. 더블 플레이로 1점을 주고 상대를 제압하려는 의도다. 이게 잘 맞아 떨어지면 손쉽게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이런 작전을 뚫고 상대가 공격에 성공하면 대량 실점이 된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승부수이기도 하다.
모든 것은 김태진의 역할에 달려 있었다. 무사 만루 상황에서 첫 타자로 나선 김태진이 안타를 치면 단박에 역전도 가능한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KT 마무리 김재윤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만루 상황에서 첫 타자의 역할은 이후를 결정한다. 100%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높은 비율로 만루 상황에서 첫 타자 역할이 이후를 결정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전날 경기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쳤던 김민식으로 대타로 내세운 것은 벤치의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나마 타격감이 살아있는 선수는 김민식이 유일한 것이 기아의 현실이니 말이다. 하지만 김민식마저 삼진으로 물러나며 무사 만루는 2사 만루가 되었다. 이런 경우 절대적인 우위에 서는 것은 이제 수비하는 측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 조금씩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던 박찬호에게 기대를 거는 것이 유일했다. 전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했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해볼 수도 있었지만, 2루 땅볼로 물러나며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올 시즌 두 번째 완봉패를 당하고 말았다.
브룩스는 6이닝 동안 102개의 공으로 6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1실점을 했다. 선발투수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물론 투구 수를 잘 조절해 7이닝, 혹은 그 이상을 던져주길 원할 수도 있지만, 브룩스로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다했다.
브룩스는 홈 첫 경기 7실점을 제외하고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고 있다. 퀄리티스타트가 다섯 개로 리그 1위다. 그 정도로 브룩스는 꾸준한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평균자책점 역시 2.70으로 에이스가 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7실점을 제외하면 이 보다 더 내려갈 수밖에 없다.
한화와 홈 경기에서도 타선의 힘이 아닌 마운드의 힘으로 승리를 했던 기아다. 이런 상황에서 마운드가 흔들리니 대량 실점을 하며 대패를 하고, 에이스가 출전해 최소 실점으로 호투를 하자 타선이 침묵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기아가 5할 승부를 하고 있다는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다.
물론 시즌 초반이라는 점과 팬데믹으로 인해 해외 훈련을 가지 못한 여파가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변명일 수밖에 없다. 이 조건은 모든 팀들이 동일한 상황이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기아는 선수 개개인이 보다 집중해야 할 것이다.
타격감만이 아니라, 기아가 수비나 주루 과정에서 보여준 황당한 본헤드 플레이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니 말이다. 이 무대는 돈을 받고 경기를 하는 프로다. 아마추어도 하기 어려운 본헤드 플레이가 반복해서 나오는 것은 선수들이 해이해졌다는 의미가 된다. 선수들의 문제라는 의미다.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야구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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