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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한화에 5-3승, 이의리 2승투와 장현식의 홀드

by 스포토리 2021.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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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과 연패를 오가는 기아는 전력이 일정치 않다. 전력이 일정하다면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지 않는다. 강팀이라면 연승이 더 많겠지만 말이다. 기아의 올 시즌 전력은 불안정하다. 외국인 선수들이 지난해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가장 크다.

 

지난 시즌 두 명의 에이스가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올 시즌 전력 차는 더욱 커진다. 브룩스가 좋은 투구들은 보여주고 있지만, 지난해와 달리, 올 시즌에는 무너지는 경기들이 나오고 있다. 수비 불안이 부른 결과물들도 있지만, 대량 실점 경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은 문제다.

전날 에이스 브룩스가 1회 수비 불안이 만든 상황에서 대량 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이후 영점을 다시 잡으며 호투를 이어갔지만, 판 자체를 흔들 정도는 아니었다. 타선 역시 침묵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그런 기아가 이의리가 나선 오늘 경기에서는 제법 타점을 뽑으며 승리를 얻었다.

 

오늘 경기는 최형우가 본격적으로 경기에 나서며 대체자원이었던 이정훈과 어떤 호흡을 보일지에 관심이 컸다. 최형우가 부상으로 나간 사이 이정훈은 기아의 핵심 타자가 되었다. 포수 자원인 이정훈은 최형우 복귀가 가까워지자 1루 수비까지 연습하며 공생 방법들을 구단이 찾기 시작했다.

 

이정훈은 오늘 경기에서 최형우 뒤인 5번 타자로 나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어린 이의리를 이끌며 타선에서도 결정적 한방을 날리며 그가 여전히 뛰어난 선수임을 잘 증명해줬다. 최형우 역시 아쉬움도 있었지만, 팀 타선을 이끌며 승리에 공헌을 했다는 점에서 반가웠다. 

 

이의리는 1회 2사를 잡은 상황에서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이 전날 브룩스와 다른 점이기도 했다. 브룩스는 수비의 아쉬움에 이은 불안으로 대량 실점을 했으니 말이다.

 

기아는 2회 절호의 기회를 잡기도 했다. 최형우가 몸에 맞는 볼로 나가고 병살 위험에서 벗어나며 한화 선발인 김민우의 불안으로 만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2사 만루 상황에서 박찬호에게 기회가 왔다는 점이 불안 요소이기는 했다.

 

문제는 과정이었다. 타격이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 꾸준하게 안타를 만들어왔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공이 가운데로 계속 몰렸지만, 박찬호는 배트 한 번 내보지 못하고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공격 의지가 없었다는 의미다. 

 

한화의 득점이 나온 2회는 김민하가 모두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민하는 안타로 출루해, 정진호의 번트로 2루로 나간 상황에서 과감하게 3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정훈이 올 시즌 처음 포수 마스크를 썼다는 점과 신인 투수의 투구 동작을 이용한 도루라는 점에서 좋은 선택이었다.

 

김민하의 이런 노력으로 인해 허관회의 외야 뜬공은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고 이닝이 마무리되었다는 점에서 김민하의 3루 도루가 없었다면 득점도 없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의리의 가치다.

 

기아의 3회 공경은 아쉬웠다. 선두 타자인 최원준의 안타에 김태진까지 안타를 만들며 무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 3번으로 이어진 타순은 대량 득점도 가능했다. 하지만 김태진의 2루 도루가 실패로 끝난 것은 아쉬웠다. 병살을 예방하기 위한 선택이기는 했지만, 오히려 터커를 믿는 쪽이 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터커는 볼넷을 얻었고, 1사 1, 3루 상황에서 최형우는 3루 땅볼로 병살처리되고 말았다. 병살을 막기 위한 선택지를 김태진에게 사용했지만, 오히려 최형우가 병살로 기회를 놓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주루 플레이를 생각해보면 이 과정은 더욱 아쉽다.

3회 기회를 놓친 기아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4회 선두 타자인 황대인이 볼넷을 얻어나가자, 김선빈이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치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5회에도 기아 타선은 폭발을 했다. 김태진의 안타에 이어 터커의 안타까지 이어지며 1사 1, 3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전 타석에서 병살타를 쳤던 최형우가 3루 라인을 타고 흐르는 역전 적시타를 치며 설욕을 했다. 이어진 기회에서 이정훈은 우중간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하며 4-1까지 달아났다. 최형우와 이정훈이 모두 득점타를 날리며 이들의 공생이 성공했음을 증명했다.

 

현재 시점 기아에서 가장 든든한 타자 중 하나가 된 이정훈은 그렇게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7회에는 2사 2루 상황에서 황대인의 큼지막한 타구로 최형우를 불러들이며 5-1까지 달아났다. 힘 하나는 타고났다는 황대인의 펜스를 직접 맞추는 이 타구는 보기 좋았다. 꾸준함만 갖출 수 있다면 황대인이 기아 미래의 4번 타자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한화도 7회 반격에 나섰다. 바뀐 투수 이승재를 상대로 강상원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정은원이 추격의 2점 홈런을 날리며 5-3까지 뒤쫓기 시작했다. 홈런 내준 뒤에도 두 명의 타자들을 연이어 볼넷을 내주자 기아 벤치는 바로 장현식을 올렸다.

 

장현식 역시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힐리와 김민하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은 압권이었다. 2사 만루 상황에서 정진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사실상 오늘 경기는 여기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홈런으로 2점을 추가하며 추격하는 상황에서 무사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역전을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무사 1, 2루 상황에 나온 장현식은 제구가 잡히지 않으며 무사 만루 상황을 만들었지만, 이후 뛰어난 피칭으로 2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팀의 연패를 막았다.

 

마무리로 나선 정해영이 볼넷을 하나 내주기는 했지만, 실점없이 경기를 끝내며 이의리에게 2승을 선물했다. 오늘 경기에서 중요하게 다가왔던 것은 이의리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앞선 경기들에서 5회도 채우지 못하고 많은 투구 수를 기록하며 물러나야 했다.

 

오늘 경기에서 이의리는 볼넷 3개를 내주기는 했지만 5회까지 78개의 투구 수만 기록했다. 최소한 6, 7회가 가능한 투구를 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벤치에서 이의리를 빨리 교체한 것은 신인 투수를 보호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 점은 다행이다. 혹사가 아닌 성장을 택했으니 말이다.

 

최형우와 이정훈이라는 조합이 충분히 상대를 타격하기에 좋은 선택지라는 사실이 오늘 경기에서 드러났다. 물론 폭발적인 타격으로 대량 득점을 한 것은 아니지만 승리에 필수 조건을 갖췄다는 점에서 향후 기아의 라인업에는 큰 변동이 없어 보인다.

이정훈이 시즌 첫 마스크를 쓰고 나섰지만 투수 리드에 문제는 없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기아 주전 포수는 이정훈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좀 더 출전을 해봐야겠지만, 타격감이 좋은 이정훈이라는 점에서 포수와 1루수를 오가며 지속적으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제구가 문제이기는 하지만 장현식이 오늘 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150km를 넘나드는 속구를 앞세워 상대를 윽박지르는 투구로 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장현식이 보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투구들을 해줘야 한다.

 

기아가 당장 우승을 노리는 팀은 아니다. 신구 조화를 이루며 신인 선수들이 기아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 중이다. 그런 점에서 아쉬운 점들도 드러날 수밖에 없고,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의 문제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기아의 이런 도전은 지속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중요한 자원들이 성장 중이다. 그런 성장이 더는 늦춰지지 않도록 현재처럼 구단과 벤치가 이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결국 이들이 성장해야 진정한 기아의 전성기가 찾아올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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