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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엘지에 4-3 승, 임기영의 호투와 최형우의 끝내기 안타

by 스포토리 2021.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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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홈에서 가진 엘지와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9회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가져갔다. 삼진과 병살타만 치며 4번 타자로서 임무를 해내지 못하던 최형우가 결정적 순간 적시타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노련한 선수가 만들어낸 한방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진정한 의미의 최고 선수는 임기영 투수다. 임기영은 한때 최고의 투수로 각광 받는 시절도 있었다. 2017년 3.6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8승 투수를 하던 시절이 임기영의 최고의 시즌이었다.

이후 붙침이 많았던 임기영은 올 시즌 초반은 좋지 못했다. 잠수함 투수로서 장점이 사라진 듯한 그의 투구는 이제 평범하다는 평가까지 받을 정도였다. 그렇게 잊히는 듯했던 임기영이 지난 경기부터 완벽하게 살아나기 시작했다.

 

공 끝이 좋아지며 임기영의 2017 시즌을 다시 재현하는 듯한 투구는 기아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멩덴이 부상으로 나가고, 브룩스 역시 멩덴과 같은 부위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거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임기영이 꾸준하게 좋은 피칭을 해준다는 것은 가뭄의 단비와 같은 일이었다. 

 

임기영은 오늘 경기에서도 호투를 보였다. 팀 사정상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100구 가까이 공을 던진 상황에서 임기영의 의지에 따라 마운드에 올렸다고 하지만, 기아의 마운드 사정이 좋았다면 굳이 그렇게 할 이유는 없었으니 말이다.

 

오늘 경기는 양 팀 선발들의 호투로 투수전이 진행되었다. 잠수함 투수와 쓰리쿼터의 승부는 쉽게 나지 않았다. 기아 타자로서는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이민호 투수에게 당하는 모습은 이젠 익숙하다. 낯선 투수에 빈약해지는 기아 타자의 속성이 잘 드러나기도 했으니 말이다.

 

5회 엘지는 기회를 잡았다. 방망이가 부러지는 내야안타에 좌중간으로 흐르는 타구는 당연히 타점으로 이어지는 안타로 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기아 중견수 이창진은 슬라이딩 호수비로 위기를 막아냈다. 만약 이 타구가 빠졌다면 오늘 승부는 다르게 결말이 났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이창진의 수비는 압권이었다.

 

위기를 넘긴 기아는 6회 공격에서 최원준이 볼넷으로 나가자 이민호의 견제가 1루에서 빠지며 2루까지 진루하게 되었다. 여기에 폭투까지 이어지며 최원준은 3루까지 진루했고, 터커가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을 뽑는 데 성공했다. 

 

엘지 역시 7회 반격에 성공했다. 많은 공을 던지고 있던 임기영에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채은성에게 안타를 내주자 이승재로 교체를 했다. 하지만 이게 악수가 되고 말았다. 폭투로 2루까지 진출을 시키고, 라모스의 투수 앞 땅볼로 채은성은 3루까지 진출했다.

 

이형종을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김민성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참 답답한 투구의 연속이 아닐 수 없었다. 박진태가 급하게 올라와 급한 불을 끄며 이닝을 마무리하며, 기아는 7회말 바로 반격에 나섰다.

 

반격에 나선 기아는 7회 시작과 함께 볼넷, 안타, 사구로 무사만루 기회를 잡았다. 박찬호의 유격수 땅볼로 1점을 추가했다. 병살로 상황을 이끌지 못한 엘지로 인해 기회는 이어졌고, 최원준의 1루 땅볼로 동점을 만든 기아는 역전의 가능성까지 열어놨다.

엘지는 급하게 김대유로 교체를 했지만, 김태진이 깊은 1루 땅볼을 안타로 만들며 기회를 이어갔다. 2사 1, 3루 상황에서 터커는 사구로 나가며 2사 만루에서 최형우에게 역전의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최형우는 김대유에게 삼진으로 물러나며 빠르게 승리를 결정지을 기회를 놓쳤다.

 

9회까지 3-3인 상황에서 기아는 마지막 공격만 남겨두었다. 2사 상황에서 김태진이 어렵게 볼넷을 얻어나가자, 터커는 전 타석에 이어 다시 몸에 맞는 공으로 1루로 나가며 기회를 만들었다. 연속해서 사구를 맞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터커로서는 많이 아픈 경기였다.

 

삼진 2개와 병살로 득점 기회를 모두 날렸던 돌아온 기아의 4번 타자 최형우는 결정적인 순간 하나는 해주었다. 바뀐 엘지 마무리 고우석이 스트라이크 승부를 걸어 온 것은 최형우에게는 다행이었다. 반복된 승부에 최형우는 내야를 가르는 적시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과적으로 기아는 엘지를 상대로 4-3 승리를 거뒀다. 최형우가 앞선 타석에서 보다 잘해줬다면 손쉽게 이길 수도 있는 경기이기는 했다. 어찌되었든 최형우의 힘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4번 타자는 역시 4번 타자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비록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임기영은 2경기 연속 인상적인 투구를 하며 어게인 2017을 떠올리게 했다. 임기영이 이런 투구를 이어갈 수 있다면 기아로서는 대반격을 이룰 수 있는 기회는 다가온다. 더디기는 하지만 조금씩 새로운 얼굴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기아의 성장이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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