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24. 10:05

[코보컵] 칼텍스 3:1 인삼공사 완승, 최은지과 박혜민 이적생 대결

코보컵 여자 배구가 시작되었다. 첫 시합은 전 시즌 트레블을 일군 GS칼텍스와 KGC인삼공사의 대결이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서로 2:2로 선수들이 팀을 바꿨다. 이소영이 FA로 인삼공사로 향하며, 보상선수로 국가대표 리베로 오지영이 칼텍스로 갔다.

 

여기에 최민지와 박혜민을 트레이드로 교환하며 팀을 바꾼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그리고 첫 경기에서 마치 자신들의 존재감이 어떤지 감독과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무대 같았다. 실제 박혜민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9 득점을 올렸다.

최민지는 16득점을 올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보였다. 서로 팀을 바꿨지만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트레이드였음을 이들은 첫 경기에서 증명했다. 사실 칼텍스가 이소영이 빠지며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였다. 칼텍스의 핵심이었던 삼각편대가 무너지며, 강소휘만 남은 팀은 약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새로운 삼각편대를 위해 유서연을 꺼내 들었다. 지난 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보였던 유서연을 밀어붙이며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끌어내는 모습은 흥미로웠다. 차 감독이 올 시즌 유서연을 어떻게 사용할지 잘 보여준 대목이었다.

 

유서연은 2세트까지 완벽한 모습으로 인삼공사를 괴롭혔다. 키는 작지만 강력한 파워로 쏟아내는 공격은 상당히 위력적으로 다가왔다. 외국인 선수가 아포짓인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유서연이 좌우를 오가며 칼텍스에 많은 힘을 부여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인삼공사는 선발로 나섰던 이예솔의 실수가 반복되는 모습이 아쉬웠다. 분명 인삼공사로서는 이예솔의 성장이 중요한 상황인데, 공격 타이밍을 잘 못 맞추는 등 어이없는 실책들을 보이며 교체되는 과정은 아쉽다. 첫 경기라는 점에서 많은 부담감을 가진 탓이겠지만, 이를 이겨내야 한다.

 

아웃사이드로 나선 최민지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강력한 공격은 인삼공사의 수비를 가볍게 파괴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첫 경기이고, 이적전 몸담았던 팀이라는 점에서 보다 큰 동기부여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이적 후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이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칼텍스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연차가 찬 최민지는 좋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윙 스파이커로 뛰어난 활약을 보인 강소휘, 유서연에 이제 성장을 해야 할 권민지 등 칼텍스를 이끌어갈 핵심 공격수들의 뒤를 받치며 이들의 성장과 안정적 경기 운영을 도와줄 제격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말이다.

 

칼텍스에서 최민지가 놀라운 실력을 보여줬다면, 인삼공사는 당연하게도 박혜민이 아웃사이드로 나서 19점을 득점하며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 사실 칼텍스 시절 박혜민이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았다. 이소영과 강소휘라는 당대 최고의 아웃사이드가 버티는 상황에서 박혜민이 정기적으로 출전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인삼공사에 이소영이 FA로 영입된 후 맞트레이드로 박혜민을 데려온 이유는 분명한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고의정, 이선우, 이예솔 등 많은 아웃사이드가 존재하지만, 박혜민은 첫 경기에서 뛰어난 공격 능력을 보여주며 가능성이 보여주었다.

 

지난 시즌 신인상을 받았던 이선우는 올 시즌 보다 강한 모습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조금은 길어진 헤어스타일만이 아니라, 파워가 더 붙은 모습으로 등장한 이선우는 시즌이 치러지면 치러질수록 그 파괴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인삼공사에 중요한 선수로 역할을 해준 고의정 역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적생인 박혜민이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9점을 득점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이영택 감독 역시 박혜민은 4세트 계속 출전시켜, 팀에 적응하고 체력적 문제의 한계를 실험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박혜민의 약점은 그동안 체력이었다. 180cm이 넘는 키이지만 파괴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사력을 다하는 박혜민의 모습에서 올 시즌 그의 성장을 엿볼 수 있었다. 인삼공사에도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첫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이소영을 정점으로 이적생인 박혜민, 신인상을 받은 이선우, 고의정, 이예솔로 이어지는 아웃사이드는 어느 팀과 견줘도 쉽게 밀리지 않는 파괴력을 갖췄다. 여기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강력한 파괴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미들 브로커 라인이 인삼공사의 최대 강점이다.

 

정통 미들 브로커인 박은진은 인삼공사의 미래다. 국가대표로 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박은진은 분명 차기 국가대표 센터가 될 수밖에 없는 인재다. 187cm의 좋은 신장에 뛰어난 능력까지 보여주는 박은진은 어린 선수들 중 돋보이는 존재다.

 

여기에 아웃사이드에서 미들 브로커로 위치를 바꾼 정호영 역시 인삼공사가 예지중지하는 최고 기대주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정호영을 얻기 위한 탱킹을 방지하기 위해 당해에만 트래프트 기준을 바꿀 정도로, 정호영은 이미 오래전부터 스타였다.

 

190cm의 큰 키에 중학생 시절 이미 성인 대표팀에 선발될 정도로 여자 배구계의 관심을 받았던 정호영이었다. 하지만 학교 배구와 프로의 차이는 컸다. 신인 시절 아쉬움을 줬던 정호영은 센터로 자리를 잡으며 그 파괴력은 배가되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 부상을 당하며 지난 시즌을 모두 잃은 것은 아쉽다.

 

다행스럽게 부상을 이겨내고 안정적인 모습으로 돌아온 것은 다행이었다. 리시브도 좀 더 좋아졌고, 미들 브로커로서 공격력이나, 큰 키를 이용한 블로킹 등 정호영이 보여줄 수 있는 강점들은 첫 경기에서 맛보기처럼 보여주었다. 박은진과 정호영이 서는 더블 미들 브로커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밖에 없다.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며 전국 대회를 석권했던 경력 역시 향후 인삼공사에서 더욱 큰 장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여기에 노장인 한송이가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블로킹 1위였던 한송이는 첫 경기에서도 여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은퇴를 준비해야 할 나이라는 점에서 한송이는 향후 1, 2년 동안 어린 센터 자원들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야 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여기에 나현수 역시 충분한 가능성을 가진 미들 브로커라는 점에서도 인삼공사의 미래는 밝다. 

 

184cm에 아포짓도 가능한 나현수의 포텐이 터져야 한다는 점에서 올시즌 그가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일지 인삼공사로서는 기대가 클 것으로 보인다. 첫 경기에서 아쉬움이 컸던 것은 리베로였다. 국내 최고의 리베로인 오지영이 칼텍스로 가며 그 빈자리가 너무 크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채선아가 주로 출전했지만, 리시브가 그리 좋지 못했다. 받아줘야 할 공들을 놓치는 경우들이 자주 보였다. 그리고 서브 목적타가 나올 정도라는 점은 아쉽다. 노란 역시 풀타임을 뛰어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인삼공사의 리베로 문제는 시즌이 시작되면 더욱 노골적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9월 신인 트래프트에서 리베로 자원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역으로 칼텍스는 오지영이라는 절대 강자인 리베로 영입으로 팀 구성 면에서는 더욱 탄탄해졌다. 첫 경기에서도 오지영은 안정적인 수비를 보이며 어린 선수들을 잘 받쳐주었다. 주전 리베로였던 한다혜 역시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칼텍스 수비는 강하다.

 

인삼공사와 달리, 칼텍스의 미들 브로커는 노장들의 몫이다. 한수지와 김유리가 자리를 잡아주고 있다. 여기에 칼텍스의 미들 브로커를 책임져야 할 문명화가 부상에서 돌아왔다는 것은 다행이다. 한수지와 김유리가 잘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25살인 189cm의 문명화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칼텍스에게는 중요하니 말이다.

 

한수지와 김유리가 앞으로도 최소 2, 3년 이상은 실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명화의 성장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세터인 안혜진은 올림픽 출전 후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강력한 서브가 강점이었던 안혜진은 첫 경기에서도 6개의 서브 에이스를 얻었다.

 

투지 넘치는 안혜진의 모습은 흥미롭게 다가왔다. 칼텍스는 지난 시즌 도로공사에서 이원정을 영입했고, 신인 김지원을 1순위로 뽑았다. 세 명의 세터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복원이고, 이런 전략은 좋아 보인다. 모두 어린 선수들이지만, 안혜진이 경험치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했다.

 

칼텍스가 이소영이라는 절대적인 선수가 빠졌음에도 공백이 커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선수층이 두텁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아포짓인 문지윤 역시 강력한 힘의 배구를 선보이며 공격력을 배가했다. 좌우를 오갈 수 있는 유서연의 파괴력은 첫 경기에서 잘 드러났다. 최민지로 아쉬운 부분을 채우며 밸런스를 잘 맞췄다.

인삼공사는 칼텍스에 비해 아쉬움이 컸다. 이소영이 경기에 나서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아웃사이드가 칼텍스만큼 강력한 모습은 아니었다. 성장해야 할 이예솔의 초반 실수는 아쉬움을 줬고,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고민지가 얼마나 좋은 역할을 해줄지도 고민이다.

 

박혜민이 이적하자마자 첫 경기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신인상을 받은 이선우가 보다 성장했고, 고의정도 여전히 좋았다. 아포짓도 가능한 이예솔은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 외국인 선수들이 아포짓을 도맡아 하지만, 모든 경기 모든 세트를 다 소화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좌우가 가능한 이예솔이 성장해야 한다.

 

국가대표 세터인 염혜선과 하효림은 강력하다. 충분히 세터로서 역할을 잘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없다. 다만, 첫 경기에서 아쉬움을 준 리베로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궁금해진다. 절대 리베로인 오지영이 떠난 후 노란과 채선아, 서유경으로 이어지는 리베로는 인삼공사의 최대 약점이다. 

 

칼텍스가 준비가 잘 된 팀으로 보였다면, 인삼공사는 뭔지 아쉬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승패로 다가왔다. 2:1 상황에서 2:2를 만들 수 있는 4세트에서 역전을 당하는 과정에서 인삼공사의 약점들을 모두 드러났다. 시즌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는 점에서 인삼공사의 고민은 많아졌다.

 

코보컵 첫 경기에서 칼텍스는 여전히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지금보다 앞으로 더 기대가 큰 인삼공사에 대한 기대는 경기를 보며 더욱 커졌다. 부상을 이기고 돌아온 정호영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박은진과 박혜민, 그리고 정호영이 코트에 함께 선 장면은 인삼공사의 미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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