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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유럽리그

황희찬 울버햄튼 데뷔전 골과 손흥민없는 토트넘의 무기력 패배

by 스포토리 2021.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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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명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이 정도로 무기력하게 무너질 것이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듯하다. 토트넘은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전반 슛 한 번 해보지 못하고 후반 연속 골을 내주며 0-3으로 무너졌다. 시즌 첫 패이지만 불안하고 우울함의 시작일 수도 있다. 

 

울버햄튼에 막차를 타듯 합류한 황희찬은 후반 교체되어 첫 출전한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데뷔전에서 골을 넣었다는 것은 위대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그림같은 완벽한 골이나, 개인기를 이용해 게임과 같은 골은 아니지만, 골을 넣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황희찬은 3연패 중인 상황에서 후반 18분 측면 공격수로 교체 출전되었다. 상대 자책골로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후반 38분 골대 앞에서 벌어졌다. 울버햄튼 마르칼의 슛이 수비수의 몸에 맞고 흐르자 중앙에 위치한 황희찬이 두 번의 슈팅으로 골맛을 봤다.

 

줍줍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그런 기회가 오는 것은 아니다. 더욱 울버햄튼이 3연패 중인 상황에서 승리가 절실했다. 더는 밀릴 수 없고, 왓포드와 대결에서도 밀리면 울버햄튼의 올 시즌은 최악의 시즌이 될 수도 있었다.

 

황희찬의 이 골은 울버햄튼의 올 시즌 첫 필드골이다. 그만큼 힘들게 시즌을 시작했다는 의미다. 상대 실수에 이어 황희찬의 결정적 골로 울버햄튼은 왓포드를 2-0으로 잡으며 시즌 첫승을 거두게 되었다. 황소라고 불리는 황희찬은 울버햄튼에서 데뷔전 골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울버햄튼으로서는 양 측면 공격수로 강하고 빠른 윙어들을 가지게 되었다. 이 정도 파워를 가진 선수들을 가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황희찬과 트라오레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게 다가온다. 두 선수가 함께 경기에 나서 상대를 압박하는 과정들은 벌써부터 흥미롭게 다가오니 말이다.

 

황희찬은 울버햄튼에 안착했다. 비록 선발이 아닌 교체 출전이지만 EPL 데뷔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끈 골을 넣었다. 그것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 자신의 데뷔골이 팀의 올 시즌 첫 승을 거두는 경기였다는 것은 황희찬의 앞날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16시간의 비행을 하고 경기 전 30분 팀 훈련을 한 것이 황희찬이 왓포드 전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여기에 감독은 팀의 장단점을 분석한 비디오를 보여주었고, 이를 통해 학습했다고 한다. 라즈 감독이 그나마 황희찬을 꾸준하게 지켜봐 왔다는 점이 중요하다.

 

데뷔전에서 '킹 오브 더 매치'에도 선정된 황희찬은 분명 기회를 잡았다. 지금은 토트넘의 감독인 누누가 반대했던, 울버햄튼 이적을 새로운 감독인 라즈가 원했다. 그리고 황희찬을 어떻게 사용할지 아는 감독의 용병술은 팀에게 첫 승을 그리고 데뷔전을 화려하게 마무리할 수 있게 했다. 

 

대표팀의 무리한 출전 강행으로 제대로 시차에도 적응하지 못한채 이라크 전 풀타임으로 뛰었던 손흥민은 부상을 입었다. 두 번째 경기에는 라인업에도 오르지 않은 채 쉬었다. 하지만 영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크리스털 팰리스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단순한 부상으로 생각했던 손흥민은 의외로 큰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팀 경기에 출전하고 바로 한국으로 건너가 쉬지도 못한 채 이라크 전에 풀타임으로 뛴 것이 독이 되었다. 결국 벤투의 한심한 용병술은 아직 갈길이 먼 월드컵 최종 예선전마저 손흥민 없이 치르게 만들었다.

손흥민이 빠진 토트넘은 위험하다. 그렇지 않아도 공격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팀 공격을 이끌고 실질적인 득점도 얻고 있는 손흥민이 빠진 토트넘은 존재 가치가 급락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동안 토트넘은 케인의 팀이라고 불려 왔다.

 

자국 리그이고, 대표팀 주장인 케인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호칭이다. 하지만 케인이 골감각이 좋고, 골을 넣는 감각이 뛰어나다는 사실 모두 부정할 수는 없다. 기록이 이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의 감각적인 골 능력을 보면 당연히 케인의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잔부상이 많고, 한 시즌에 한두 번에 부상으로 팀을 이탈한다. 길게는 몇 달간 쉬는 케인을 대신한 손흥민은 그동안 소처럼 일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반복적인 패턴 속에서 토트넘은 케인이 없을 때 더 잘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팀의 주포가 없으니 보다 더 집중하고 팀이 하나가 되어 승리하기 위해 노력해 얻은 결과일 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그 자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케인이 없어도 팀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힘은 결국 손흥민이었다는 사실은 영국 현지 전문가나 팬들도 인정하고 언급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원정길에 나선 토트넘은 악재가 가득했다. 손흥민이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능했고, 아르헨티나 듀오는 영국에 들어오지도 못했다. 여기에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였던 산체스 역시 콜롬비아 대표팀 합류로 팀에 정상적으로 복귀를 하지 못했다.

 

케인을 원톱으로 두고 알리와 모우라가 공격 라인을 구축했다. 윙크스, 스킵, 호이비에르로 중원을 구축하고, 포백 라인에 레길론, 다이어, 탕강가, 로열을 세웠다. 풀백 자원인 탕강가가 중앙으로 이동할 정도로 정상적인 수비라인을 구축하지 못한 것은 문제로 다가왔다.

 

베르바인이나 힐이 출전하지 못했다는 것도 아쉽다. 베르바인 역시 부상으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토트넘의 공격은 최악이었다. 전반적에 단 한 번의 슛도 하지 못했다. 경기를 조율하고 이끄는 선수가 없었다. 그리고 팀을 다독이고 몰아붙이며 경기를 이끄는 핵심 선수도 없었다.

 

후반 들어 모우라가 좋은 돌파를 보이며 슛을 한 것이 토트넘에서 가장 위협적인 모습이었다. 케인은 경기 내내 존재하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무기력했다. 오늘 경기에서 케인은 단 하나의 슈팅도 없었다. 더욱 굴욕적인 것은 박스 안에서 공도 터치하지 못했다.

케인이 데뷔 후 처음으로 이런 기록이 나왔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적 문제로 팀 훈련에도 나서지 않았던 후폭풍이 이렇게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당장 내년 시즌 맨시티가 다시 영입에 나설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지고 있다.

 

거액을 주고 나이가 많은 선수를 영입하지 않는단 것이 맨시티의 확고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30을 앞둔 케인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지만, 맨시티 역시 명확한 기준으로 인해 성사되지 못했다. 토트넘이 원하는 이적료를 처음부터 줄 생각이 없었고, 케인에게 붙은 이적료가 변하지도 않았다는 것이 뒤늦게 나온 맨시티의 입장이었다. 언론들의 설레발과 달리 말이다.

 

주포가 침묵하며 경기를 이기기 어렵다. 여기에 아직 어린 탕강가가 분노조절에 실패했다. 이런 경우 팀의 리더나 선배들이 피치에서 어린 선수의 감정을 다스려줘야 한다. 손흥민이 탕강가와 경기를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이런 것들 때문이다.

 

연이의 경고로 퇴장을 당한 탕강가로 인해 균형이 무너졌고, 쓰리백으로 전환한 상황에서 연속골을 내주며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너무 쉽게 뚫리는 수비라인은 3경기에서 크린 시트를 기록한 팀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수비력의 문제도 있겠지만 정신적인 붕괴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볼 수도 있다. 팀은 존재하지만 팀을 이끄는 선수가 없어 보였다. 활기차게 경기를 이끌며 선수를 독려하고, 함께 하는 선수가 없어 보였다. 그저 제각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토트넘의 오늘 경기는 최악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숫적 역세 속에서 교체되어 들어가 데이비드가 손으로 공을 막으며 PK를 내주고 첫 골을 내준 것은 결정적이었다. 이후 완전히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뛰어도 토트넘이 지는 경우는 많다. 이는 너무 당연하다.

 

한 선수에 의해 좌우되는 팀이라면 문제가 있다. 하지만 손흥민이 뛴 앞선 세 경기와 그렇지 못한 한 경기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었다. 여러 주축 선수들이 빠졌고, 이로 인한 아쉬움이 컸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빠진 선수 중 주전으로 꾸준하게 뛴 선수는 손흥민, 베르바인, 산체스가 전부다.

 

이들이 빠졌다고 팀이 이렇게 무너질 정도면 문제가 크다. 더욱 케인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스스로 경기를 풀어가고 공격을 이끌어야 할 선수가 출전했는지 의문을 표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면 이는 큰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벤투의 고집이 만든 나비효과는 토트넘마저 흔들고 있다. 부상이 짧게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장기화되면 토트넘의 올 시즌은 다시 나락으로 빠질 수도 있다. 더욱 케인의 사라진 존재감은 토트넘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과연 손흥민이 첼시와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 토트넘의 불안은 커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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