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23. 09:22

칼텍스 페퍼스 3-0 완승, 지난 시즌 챔프 막내팀 완파했다

단기간에 팀을 꾸려 프로리그에 입성한 AI페퍼스가 첫 경기에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는 모습을 보였다. 첫 세트를 따내며 기선을 올렸지만 어쩔 수 없는 한계 역시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경험 부족은 단기간에 채워낼 수 없는 것이라는 점에서 막내팀 페퍼스가 힘겨운 레이스를 펼칠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최고의 성적을 냈던 칼텍스는 핵심 자원인 이소영이 FA로 떠나며 불안함을 야기했다. 여기에 최고의 외국인 선수였던 러츠마저 재계약을 하지 않으며 올 시즌 전력 약화는 당연하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칼텍스는 강했다.

강소휘가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새롭게 가세한 외국인 선수 모마가 강력한 힘으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며 2연승을 올렸다. 칼텍스의 초반 대진도 그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흥국생명에 페퍼스로 이어지는 상대는 칼텍스를 이기기 버거운 팀이라는 점에서 초반 분위기를 끌어내고 팀 전력을 맞춰가는데 유리한 조건들이 되었으니 말이다.

 

페퍼스는 첫 경기인 인삼공사에 첫 세트를 잡으며 화제를 모았지만, 그게 오히려 독이 될 수밖에 없었다. 상대팀이 페퍼스를 분석하는 이유가 되었으니 말이다. 페퍼스로서는 사력을 다한 경기였지만, 아쉽게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기도 했다.

 

칼텍스는 페퍼스와 경기에서 단 한 번의 위기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만큼 상대를 잘 분석했고, 충분한 대비로 압도했다. 페퍼스가 젊고 패기있고, 막내팀답게 적극적인 경기를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게 전부다. 능숙함이 없고, 주축인 선수들이 기존 팀에서 주전으로 뛰지 못한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페퍼스에서는 주전이지만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다. 이는 경험치가 현격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페퍼스가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협회는 그런 어려움을 고려해 올 시즌과 다음 시즌 신인 드래프트를 신생팀에 몰아주며 훈련한 시간을 배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 바로 리그에 합류하고 싶다는 구단의 의지로 인해 참여가 가능해졌지만, 무리라는 생각도 들기는 한다. 물론 이렇게 깨지며 배우는 것은 중요한 경험치가 된다. 협회의 배려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단 1승도 올리지 못하더라도 현재 선수들이 실전을 통해 경험하고 이를 채득 해가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칼텍스는 철저하게 준비했다. 그리고 이소영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팀을 최적화시킬지 많이 고민했고, 그 해답을 찾았다. 강소휘를 핵심으로 모마가 윙 스파이커로서 역할을 다하고, 기존의 미들 브로커인 한수지와 김유리가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어리기만 했던 선수들이 성장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완벽한 성장기를 이뤘다. 그런 선수들이 잘 훈련된 팀이 바로 칼텍스라는 점에서 페퍼스가 상대해 이기기는 현재로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더블 스쿼드로 팀 전력이 안정된 칼텍스는 자신들이 여전히 우승 후보 중 하나임을 잘 드러냈다. 

 

페퍼스로서는 시즌 첫 경기와 달리 상대가 분석을 하고 들어오면 어떤 식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지 직접 확인하는 경기였다. 자신들을 모르는 상황에서 경기를 하는 것과 모든 정보들이 노출된 상황에서 기존 팀들과 경기를 하는 차이를 느끼는 경기였다.

 

페퍼스로서는 외국인 선수인 엘리자벳을 많이 활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다른 선수들에게도 경험치를 쌓게 하고, 다양한 공격루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들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이한비와 박경현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지만 생각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엘리자벳은 19득점을 올렸다. 몰빵 배구를 했다면 엘리자벳의 득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칼텍스와 경기에서 의도적으로 엘리자벳이 아닌 아웃사이더 히터들인 이한빈과 박경현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한 부분들도 많았다.

 

첫 경기에서 잘 보여주었던 하혜진의 활약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 부분은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하혜진은 페퍼스에게는 중요한 자원이다. 경험치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많다는 점에서 그가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이끌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엘리자벳을 제외하면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이한비 6점과 박경현 4점으로는 상대를 이길 수 없다. 여기에 경험치에서 나오는 한계가 경기 내내 이어졌다는 점에서도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칼텍스 역시 완벽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상대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마는 첫 경기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21점을 올렸다. 강력한 서브를 선보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것은 칼텍스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강소휘가 11점을 올리기는 했지만 그것으로 만족할 수는 없다. 그 이상을 해줘야 한다는 점에서 강소휘의 활약이 간절해져 보였다. 여기에 유서연 역시 4점에 그치며 이소영 부재를 절실하게 느끼게 했다. 상대적인 약팀을 상대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전력임은 분명하지만 우승을 위해서는 현재 가장 강력한 현대건설을 넘어야 한다.

 

현대건설의 탄탄함을 생각해보면 칼텍스의 현재 모습은 아쉬움이 크다. 강소휘와 유서연이 이소영의 빈자리를 정말 잘 채워줄 수 있을지는 올 시즌 칼텍스의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첫 경기 다소 아쉬웠던 미들 브로커들인 한수지와 김유리는 경험이 미천한 상대로 노련함으로 압도했다. 

 

칼텍스는 2연승으로 기분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아쉬움도 분명 존재했다. 미들 브로커와 외국인 선수, 리베로와 세터 등 나쁘지 않은 조합이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가 큰 아웃사이더 히터 자리의 강소휘와 유소연은 기대만큼 압도적 실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페퍼스로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난타를 당할 수밖에 없다. 상대가 전력들을 분석하고 이를 적용하기 시작하면 시즌 첫 경기만큼 상대에게 타격을 주기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페퍼스는 이를 이겨내야 한다. 페퍼스가 빠르게 리그에 들어온 것은 이런 경험치를 쌓기 위함이다. 

 

올 시즌 무승으로 시즌을 끝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승리보다 그 과정을 통해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높일 수 있느냐다. 그런 점에서 김형실 감독은 신의 한 수일 듯하다. 긴 호흡으로 팀을 갖춰가는 과정에 노련한 스승은 중요하니 말이다.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기본기에 집중하고, 다양한 경험치를 쌓고 채득 하도록 하는 과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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