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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조송화 무단이탈과 내부 논란, 기업은행의 총체적 난국 해법은?

by 스포토리 2021.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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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2라운드에서 첫 승을 거둔 기업은행은 앞길은 점점 어두워보인다. 국가대표 3인방이 있어 올 시즌도 강력한 우승권 후보라는 평가를 얻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첫승을 올리는 과정에서도 기업은행은 페퍼저축을 겨우 이겼다.

 

페퍼저축이 노련함만 있었다면 절대 질 수 없는 경기였다. 경험 부족이 결국 실책으로 이어졌고, 그렇게 자멸했다는 점에서 기업은행의 힘으로 경기를 이겼다고 보기 어렵다.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기업은행이 내부적으로 균열이 이어지며 붕괴 직전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수석코치가 갑자기 그만두더니, 팀 주장인 조송화 세터가 무단이탈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여기에 김사니 코치마저 팀을 이탈하며 분위기는 순식간에 엉망이 되어버렸다. 이 정도면 구단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상황을 정리하지 않으면 회복이 불가능해 보일 정도다.

 

7연패 끝에 첫승을 거둔 직후 조송화는 구단 버스가 아닌 다른 차로 숙소로 가서 짐을 뺐다고 한다. 무단이탈이라는 표현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구단은 먼저 쉬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했기에 무단으로 이탈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부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팀이 연패에 빠지며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상태였다는 것이 구단의 입장이다.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과 팀을 나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조송화는 이미 선수 생활을 끝내고 싶다는 의견을 드러냈다고 전해지고 있다.

 

단순히 부상으로 인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구단의 주장과 달리, 무단이탈이 맞다고 볼 수밖에 없다. 감독과 문제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다. 언더 토스가 아닌 오버 토스를 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했고, 이는 중계 과정에서 그대로 노출되었다.

 

흥국생명 시절에도 이 문제로 논란이 있었다는 점에서 토스에 대한 감독의 지적이 이상하지는 않다. 다양한 토스 방식이 있지만 오버 토스가 당연히 더 좋은 공격 가능성을 만든다는 점에서 지적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장인 조송화 세터가 감독에게 항명하듯 발언을 한 것은 이미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의미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조송화 선수가 부상과 스트레스 등이 겹쳐서 서남원 감독과 구단에 운동을 더 이상 하기 힘들 것 같다는 의사를 전했다. 구단은 선수와 소통을 하며 은퇴를 만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보도에서 나온 것처럼 선수가 구단에 보고도 없이 무단이탈한 상황은 아니다"

 

"조송화 선수와 얘기를 잘 이어가고 있는데 일부에서 선수와 구단 간 심각한 불화가 있는 것처럼 표현되고 있어 당황스럽다. 구단으로서는 선수가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선수가 뜻을 바꾸지 않는다면, 서로를 위해 임의해지 절차를 밟아야 하지 않겠나"

 

구단 관계자는 이번 조송화 논란과 관련해 무단 이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그저 기업은행에서 더 뛰기 어렵다는 발언과 운동을 그만둘 수도 있다는 언급을 했다는 의미다. 다른 구단 입장을 보면 조송화가 기업은행에서 뛸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부분이다.

 

팀과 불화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더는 팀에서 뛸 수 없다는 것이 팩트라는 의미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기업은행에서는 뛸 수 없다는 주장을 했을까? 트레이드나 기업은행에서 자신을 놔주지 않는 한 배구선수 생활도 그만두겠다는 의지로 다가온다.

 

내부에서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컵대회에서도 조송화가 경기에서 빠지는 경우들도 많았다. 부상으로 그랬을 수도 있고, 컨디션 난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조송화의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것이다.

팀이 연패에 빠지면 논란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탈출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동원하는 경우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특정 선수를 언급하며 몰아가기로 비난을 피해 가는 경우도 있고, 팀이 하나가 되어 위기를 돌파하는 경우가 있지만 기업은행은 전자였다.

 

라셈이 잘못해서 팀이 힘들다는 식의 기사들이 쏟아졌다. 기자들의 악의적으로 몰아가기에 서남원 감독이 말렸을 가능성도 높다. 바꿀 수도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라는 말속에 그런 가능성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연패 중인 팀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외국인 선수 비난을 하기 시작하면 팀은 망하기 마련이다.

 

연패를 당하는 것은 한 선수의 잘못으로 치부할 수 없는 법이다. 다양한 문제가 터져나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기업은행에서 제대로 경기를 하는 선수가 누가 있나? 김희진이 부상 투혼을 발휘하고 있지만, 그게 전부다. 라셈을 비난하지만 다른 팀의 외국인 선수와 비교해 팀 운이 없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다.

 

연패 과정에서 외국인 선수를 재물로 삼아 피해가려는 행동으로 보이는 일련의 모습들은 최악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주장인 조송화가 무단이든 구단에 먼저 언급을 했든 경기 보이콧을 했다. 이 과정에서 팀 내 다양한 논란이 소문으로 외부로 드러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야식을 먹지 못하게 해서 다른 팀으로 옮겨달라는 요구가 있었고, 서 감독의 교체 지시를 무시한 선수도 있다는 언급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팬들은 이 두 선수가 누구인지 찾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내부에 파벌 싸움이 심각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말 그대로 기업은행 내부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모든 것을 다 믿을 수는 없겠지만, 분명 내분이 존재한다는 것은 명확하다. 갑작스럽게 기업은행 내부의 문제가 언급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정황들을 종합해보면다면 주장의 팀 이탈은 심각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

 

수석코치가 팀 훈련과 관련해 이견이 존재해 물러났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물론 구단 측의 주장은 가족 문제라고 하지만, 그걸 믿는 이는 없다. 이 과정에서 처음으로 코치 생활을 시작한 김사니 코치와 문제가 존재했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알력 싸움이 내부에서 벌어졌다는 추정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선수들이 일부라고 해도 감독을 무시하는 행위가 벌이지고 있다는 이는 큰 문제다. 선수들과 지도자들 사이의 파벌싸움이 있다는 것은 기업은행이 뿌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반복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팀이 잘 나갈때는 이런 문제가 불거지지 않지만 밑천을 드러내게 되면 모든 것은 수면 위로 올라가기 마련이다. 기업은행은 가장 추한 방식으로 문제들이 불거졌다. 무엇인 사실인지 아직 명확하게 언급할 수 없다. 당사자들의 발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송화는 무엇때문에 기업은행에서는 뛸 수 없다고 주장하는지, 김사니 코치는 왜 이 시점에 휴식을 하겠다고 팀을 이탈했는지 스스로 밝히지 않는 한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서남원 감독의 입장 역시 중요할 수밖에 없다.

 

김우재 감독이 시즌 3위를 기록하고도 서남원 감독으로 교체되는 과정에서도 말들이 많았다. 내부 문제가 심각했다는 주장들이 이미 존재했었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서남원 감독이 선수 장악에 실패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미 선수들과 지도자들 사이에 심각한 수준의 파벌이 존재한다면 이는 누가와도 잡아내기 어렵다. 모든 것을 해체하고 새롭게 시작하지 않으면 기업은행은 비슷한 논란이 반복해서 나올 수밖에 없다. 이는 팀이 우승을 해도 씻겨나가지 않는다.

 

단체 스포츠는 조직력이 생명이다. 특히 배구는 순식간에 분위기가 변할 수도 있는 종목이다. 이런 상황에 조직력이 무너지고 내부적으로 서로 다투는 상황이라면 승리하는 것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선수를 모든 문제의 원흉으로 보는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면 기업은행 전체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페퍼저축에 3-2로 겨우 이기며 첫 승을 기록했다. 페퍼저축이 경험 부족으로 자멸하지 않았다면 연패 기록은 더 이어졌을 것이다. 여기에 다음 상대는 현대건설이다. 특별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는 한 기업은행이 현대건설을 이길 수는 없다. 또다시 연패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의미다. 

 

팀을 이탈한 조송화와 김사니 코치의 문제인지, 아니면 남겨진 이들의 문제인지 여부는 당사자들의 입장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구단에서는 양측의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김우재 감독 시절 불거졌던 논란들 역시 모를리 없다.

 

팀을 살리고 여자배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업은행 논란은 찬물을 끼얻는 것과 다름없다. 분명한 사실은 팀 이탈이 조송화에게는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외국인 선수에 대한 선수단의 차가움은 경기를 보는 팬들이 먼저 알아봤다. 

 

프로 배구의 문제점들이 모두 드러난 기업은행. 프로는 프로다워야 한다. 하지만 그걸 이겨내지 못하면 프로리그는 존속할 수 없다. 끝없는 성장을 보일 것 같았던 프로야구가 팬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방만한 운영과 선수들의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 팬들을 떠나게 만들었다. 프로 배구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기업은행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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