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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2R]현대건설 기업은행 3-1승, 연승 불안이 만든 위기 야스민 31점으로 막았다

by 스포토리 2021.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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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시즌 시작과 함께 무패를 달리며 10연승을 일궜다. 이 과정에서 위기는 존재했다. 페퍼저축은행과 1라운드 경기에서 2 세트를 내주며 패전 위기에까지 몰린 적이 있었다. 그리고 2라운드 기업은행과 경기에서 잦은 실책이 나오며 위기를 맞았다.

 

두 경기 모두 승리가 고픈 팀들이었고, 상대적으로 우위에 선 현대건설이 잦은 실책을 하며 자멸 분위기가 존재했었다는 의미다. 결국 상대의 힘보다 자신의 자만이 문제를 만들었다는 의미가 된다. 언제 연승이 끝날지 모르지만 현대건설이 경계해야 할 부분이 기업은행과 경기에서 나왔다.

기업은행으로서는 절치부심일 수밖에 없다. 팀 주장이 배구하기 싫다고 나가버렸다. 현재 상황에서는 복귀 가능성은 제로다. 그럼에도 기업은행은 여전히 어떤 선택도 하지 못하고 있다. 조송화의 일탈에 김사니 코치까지 대책 없이 나가버리더니, 경기 전 복귀하기는 했다.

 

연패에 빠지면 여러 문제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다보면 가장 마지막이 자신이고 이전에 다양한 문제들을 언급하고는 한다. 구단이 문제다, 감독, 혹은 다른 선수들이 문제라는 식으로 폭탄 던지기 하듯 문제점들을 지적하고는 한다.

 

결론적으로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다. 기업은행이 현재와 같은 최악의 상황에 빠진 이유는 소속된 모든 이들 스스로에게서 문제를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특정 선수 혹은 새로 온 감독이 문제가 아니라 모든 이들이 자신들이 현재 문제의 시작이라는 인식 아래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그걸 못한다.

 

주장에 거액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감독의 훈련이 싫어서 기업은행에서는 배구하기 싫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면 배구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신만을 위해 엄청난 돈을 주며 경기를 하도록 해줄 팀은 존재하지 않는다. 능력이 절대적이라 어쩔 수 없다면 모를까 다른 선택지들이 많다면 이는 객기일 뿐이다.

 

현대건설과 대결에서 기업은행의 세터 부재에 따른 문제는 보이지 않았다. 이전 경기에서도 조송화가 세터로 나선 경기에서 문제점들이 많이 지적되고, 그래서 김하경이 자주 교체되는 상황들이 존재했었다. 물론 김하경도 수준급 세터라고 하기에는 약점들이 많다.

 

중요한 것은 김하경이 조송화 자리를 대체하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대체 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김하경을 도울 세터로 이진이 있지만, 여전히 연습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올 시즌을 두 선수가 채워나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현대건설은 1세트부터 힘든 경기를 했다. 다른 팀보다 최소 한 경기 이상을 더 치른 현대건설은 그만큼 힘든 일정을 보냈다는 의미다. 여기에 연승을 이어가다보니 피로감은 배가 될 수밖에 없었다. 연패를 하는 팀과 연승을 하는 팀의 기분이 극과 극이지만 피로감은 유사하다.

 

언젠가는 질 수밖에 없지만 그게 오늘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오늘 경기도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선수 모두를 힘겹게 할 수도 있다. 이것만이 아니라 연승을 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선수들 스스로 자만이 자리할 수도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현대건설은 잦은 범실을 했다. 범실이 많지 않은 팀이 페퍼저축은행과 했던 것처럼 흔들렸다는 것이 오늘 경기의 핵심이었다. 여기에 탄탄한 조지력에 허점이 보이기도 했다. 만약 현대건설이 패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패할지 보여주는 경기였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1세트 중반까지 리드를 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기업은행의 힘은 딱 그 수준이었다. 상대가 스스로 흔들려 기회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활용해 승리로 이끌 수 있는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야스민과 양효진이 위기 상황에 등장해 기업은행을 공략하고 그렇게 위기였던 현대건설은 1세트를 25-19로 잡아냈다. 기록으로 보면 손쉽게 이긴 것처럼 보이지만 현대건설은 올 시즌 가장 아쉬운 경기력을 보인 경기였다.

 

기업은행은 1세트 15-15 상황에서 라셈을 빼고 김희진을 투입했다. 그리고 2, 3세트는 국내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렀다. 이런 경우가 지난 경기에서도 나왔다는 점에서 새롭지 않다. 이미 감독의 눈밖에 났다는 점에서 라셈의 고난은 더욱 길게 이어질 수밖에 없다.

 

몇 경기 치른 후 곧바로 교체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등장했다. 그 어떤 선수라도 이런 식의 비난을 공개적으로 들으면 멘탈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팀과 모두가 방어해줬던 조송화가 화가 나서 팀을 나간 상황과 비교해 보면 라셈은 보살에 가깝다.

 

다른 팀의 외국인 선수와 비교해 라셈은 운이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좋은 공격들이 나오는 과정을 보면 결과적으로 팀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 나올 수밖에 없는 경기력이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그런 조직력이 없고, 외국인 선수에 대한 배려도 보이지 않는다. 없는 선수 취급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은 최악이다.

 

국가대표 3인방에게 몰아주며 그들을 통해 경기 결과를 내려는 전략은 2세트에서 나름의 성과를 얻기도 했다. 표승주 몰아주기로 득점력을 키우고, 김희진의 공격도 간간이 나오며 21-25로 한 세트를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앞서 말을 했지만, 전반적으로 현대건설의 오늘 경기력은 최악이었다. 조직력이 흔들리고, 선수 개개인의 모습도 이전의 경기력과 비교해보면 문제가 많았다. 매주 2경기씩을 치르며 선수들 스스로 지쳤을 가능성이 높아 보일 정도로 경기에 대한 집중력도 많이 떨어져 보였다.

 

현대건설로서는 3세트가 중요했다. 팀 분위기가 살지 않는 상황에서 3세트까지 내주게 되면 자칫 첫 패배를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건설을 살린 것은 신인 선수의 서브였다. 18-20으로 끌려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대표선수 3인방의 조직력으로 현대건설의 익숙함에 적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승기를 잡은 기업은행을 무너트린 것은 18살 신인 이현지였다. 원 포인트 서버로 나선 이현지의 첫 번째 서브는 네트를 맞고 행운의 점수를 얻게 되었다.

 

문제는 두 번째 서브였다. 라인에 맞는 서브가 처음에는 아웃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인 판정을 받으며 20-20 동점을 만든 과정이 결정적이었다. 새로운 활기를 부여했다는 점이 현대건설 선수들에게 자각을 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수지 블로킹과 김희진의 후위 공격 등이 성공하며 22-23으로 앞서가기도 했지만, 정지윤이 표승주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동점을 만들고 김희진의 공격 실패 후 야스민의 끝내기로 25-23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이현지의 서브 두 번이 잠자던 현대건설 선수들을 깨웠다.

4세트도 나름 치열하게 경기가 이어지기는 했지만 현대건설은 기업은행을 저지할 수 있었고, 25-21로 제압하며 10연승을 이끌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야스민의 공격력이 돋보였지만, 3세트 이현지가 만든 두 번의 서브 에이스가 결정적이었다는 점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오늘 경기에서 야스민의 활약은 위기의 현대건설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야스민은 32득점을 하며 55.56%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양효진이 40.74%의 공격 성공률로 13 득점을 하며 받쳐준 것도 다행이었습니다.

 

미들 브로커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포지션을 옮겨 적응 중인 정지윤이 교체로만 나왔음에도 8 득점과 43.75%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미들 브로커 출신답게 높이의 블로킹도 잘하고, 파괴적인 공격력까지 겸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지윤이 적응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아웃사이드 히터로 자리를 잡게 되면 현대건설의 파괴력은 배가 될 수밖에 없다.

 

황민경과 고예림의 공격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점도 정지윤의 경기력과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모두 같은 포지션이라는 점에서 잠재적 경쟁자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과연 이들을 얼마나 공평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묘수를 찾을지도 현대건설에게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기업은행은 국가대표 3인방인 표승주(20점), 김희진 (12점), 김수지(10점)을 올리며 극단적인 모습을 보였다. 확장성이 아닌 국가대표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문제를 풀어보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는 독이 될 수밖에 없다. 외국인 활용도와 방법 찾기보다는 한 두 번 공격을 못하면 빼버려 꾸준함을 놓치게 하는 현재의 방식은 외국인 선수를 버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기업은행이 앞으로도 승수쌓기가 쉽지 않은 모습은 현대건설과 경기에서도 잘 드러났다. 현대건설이 9연승을 하며 보여줬던 경기력이 나오지 않으며 힘들어하는 상황에서도 기업은행은 이를 이용하지 못했다. 스스로 만족한다면 모를까 이 정도 경기력이 최선이라면 기업은행의 올 시즌은 가시밭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팀 공격의 전부가 될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외국인 몰빵 배구를 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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