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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3R]KGC인삼공사 페퍼저축은행 3-0승, 정호영 첫 선발 최다 득점으로 보답했다

by 스포토리 2021. 12. 13.

인삼공사가 광주 원정에서 홈팀 페퍼저축을 3-0으로 누르고 다시 3위로 올라섰다. 비록 완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여전히 세터와 공격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모습이다. 인삼공사가 연패를 끊고 다시 연승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장기전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페퍼저축은 엘리자벳이 무릎 부상으로 경기에서 제외되며 더 힘든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주포가 빠진 상황에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은 어려운 게 페퍼저축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퍼저축 역시 비장의 무기는 존재했다.

대구여고 3인방을 모두 데려올 수 있는 상황에서 페퍼저축은 과감하게 1라운드 2순위로 박은서를 선택했다. 이 부분에 대해 말들이 많았지만 선수가 스스로 자신을 증명하고 있다. 페퍼저축이 포기한 정윤주가 흥국생명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쉽기는 하다.

 

리시브 지적이 있어 신생팀이 선택하지 않았지만 의외로 정윤주는 무한 성장중이다. 수비도 경기에 나서며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고, 무엇보다 강력한 공격 본능은 흥국생명에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흥국생명 역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윤주는 팀에 보물과 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인삼공사의 압승이 기대될 수밖에 없었다. 엘리자벳이 빠지고 그 자리에 박은서를 세웠지만 한계는 명확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가 가지는 무게는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삼공사 역시 주전 미들 브로커인 한송이가 백신 3차를 맞으며 경기에서 빠지고 정호영이 첫 선발로 나섰다.

 

경기 전부터 이긴다고 생각해서인지 인삼공사는 오히려 부담스러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페퍼저축은 져도 본전이지만 인삼공사는 이겨도 본전인 경기라는 것은 임하는 자세부터 달라지게 만든다.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페퍼저축이 범실이 적었다면 인삼공사는 더 어려운 경기를 했을 것이다. 그만큼 인삼공사가 압도적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여전히 염혜선 세터와 공격수들의 호흡은 맞지 않았다. 분명 좋은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인 실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오늘 경기에서도 눈감고도 해야 하는 B속공에서 염 세터의 어이없는 토스는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는 들어오는 공격수를 보고 토스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합의된 공격을 한다는 점에서 세터는 정해진 코스로 공을 올리고 공격수는 정해진 공격을 하는 방식이다.

 

염 세터의 토스가 너무 낮아 예정된 코스로 공격을 들어온 박은진은 공을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하고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단순한 속공 플레이가 지난 경기에서는 두 번이 범실로 이어지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합의된 공격도 안될 정도로 문제가 있다는 것은 심각하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인삼공사는 페퍼저축에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세트를 정리해갔다. 페퍼저축은 1세트에만 범실이 12개가 나왔다. 이중 서브 범실이 7개나 되며 리듬을 빼앗긴 것이 문제였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공격이라는 점에서 서브는 강력하게 넣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페퍼저축의 서브 범실의 가장 큰 문제는 허무한 상황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맞는 순간 범실임을 알 수 있게 하는 서브들이 너무 많았다. 서브 시 제대로 맞지 않아 나온 범실이라는 점에서 페퍼저축 선수들이 부담을 가지며 서브를 넣고 있다는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강력한 서브를 넣어야 한다는 강박에 범실이 잦아지자 스스로 부담을 가진 듯한 모습들이었다. 서브는 모든 것의 시작이다. 그런 점에서 페퍼저축이 2승을 올리기 위해서는 서브 성공률이 높아져야만 한다. 그에 비해 인삼공사는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정호영이 차세대 대한민국을 대표할 미들 브로커가 될 것이라는 기대치는 모두에게 존재한다. 정호영은 높이 배구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190cm의 높은 키에 타고난 점프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는 정효영이 두려울 수밖에 없다.

 

한송이가 빠지기는 했지만 높이가 좋은 인삼공사는 페퍼저축의 공격을 막아가며 경기를 리드했다. 하지만 페퍼저축에는 무서운 신인인 박은서가 있었다. 높은 블로킹 벽을 피하는 박은서의 시원한 공격들은 그 자체로 흥미로웠다.

 

부드러운 스윙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괴력은 분명 강렬할 수밖에 없다. 국가대표 출신인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평가가 허투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25-21, 25-22 두 세트 모두 큰 점수차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는 이어졌다.

 

전력차를 생각해보면 상대가 20점에 올라서지 못해야 했지만 인삼공사는 그렇지 못했다. 두 팀의 승패를 가른 것은 결국 높이였다. 11-0이라는 압도적인 성적표는 블로킹이다. 인삼공사는 11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페퍼저축을 무력화했다. 

 

박은진 정호영의 미들 브로커 높이는 어느 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 엘레나까지 가세한 벽은 통곡의 벽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삼공사가 높이가 좋은 미들 브로커 자원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강점이 될 수밖에 없다.

 

2세트까지 나름 선전했던 페퍼저축이지만 3세트에서는 완벽하게 무너지며 25-13 완패당했다. 인삼공사는 2세트 중반 하효림이 들어오며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염혜선 세터가 들쑥날쑥한 모습으로 아쉬움을 준 것과 달리 하효림은 안정적인 볼 배급으로 공격수들을 살렸다.

하효림은 빠른 속공에도 여유롭게 대처했고 이소영과 호흡이 안정적이라는 점이 중요하게 다가왔다. 다른 경기에서도 하효림과 이소영 호흡이 잘 맞았다는 점은 중요하다. 염혜선과 이소영이 찰떡 호흡을 보여야 인삼공사가 보다 강력해질 수 있다.

 

최강의 공격수인 이소영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큰 손해다. 그런 점에서 인삼공사는 향후 몇 경기 정도는 하효림을 주전 세터로 세우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 한 경기에서 두 세터의 비교체험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선택지는 당연하니 말이다. 

 

염 세터 역시 보다 심각하게 현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 공격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가대표 세터라고 해도 쓸모가 없다. 이소영이라는 절대 강자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만큼 심각한 낭비는 없으니 말이다.

 

인삼공사는 옐레나는 2세트 중반에 교체를 하고, 3세트에서는 이소영마저 빼고 경기를 치렀다. 그만큼 다양한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1세트 마지막에는 인삼공사 유일한 신인인 이지수가 처음 실전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정호영은 14점(55.56%)로 인삼공사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며 올 시즌 첫 선발을 자축할 수 있었다. 좋은 블로킹과 서브 에이스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인 정호영은 분명 성장 가능성이 크다. 정호영으로서는 동갑내기 라이벌인 이다현 성장에 긴장해야 한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정호영이 1라운드 1순위였고 이다현은 2순위였다. 하지만 현재 위상은 전혀 다르다. 물론 정호영이 무릎 부상으로 지난 시즌 전체를 놓쳤고, 포지션 교체 등의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지만 이다현의 성장세가 무섭다는 점에서 같은 포지션이 된 정호영은 보다 경기에 집중하고 고된 훈련도 이어져야 할 듯하다.

 

중앙에서 속공을 펼치는 과정에서 정타가 적었다. 제대로 공을 쳐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워낙 높은 타점이 득점을 만들어냈지만, 정확한 타점으로 경기를 풀어가야 성장할 수 있다. 이다현과 비교해봐도 정호영은 미들 브로커로 많이 부족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워낙 타고난 신체 조건에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올 시즌 성장을 어떻게 해주느냐는 정호영이나 인삼공사 모두에게 중요하다.

 

박은서는 17점(43.59%)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을 해줬다. 아직 고교 졸업도 하지 않은 신인으로서 박은서의 공격 본능은 무척이나 경이로웠다. 키는 작지만 공격하는 방법을 안다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합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 정윤주의 대결 구도도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정윤주가 분석이 되며 막히듯 박은서 역시 노출빈도와 함께 분석 이후 상대에게 막히는 상황들이 나올 것이다. 이를 이겨내는 것이 곧 성장이라는 점에서 어린 선수들의 성장기를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현대건설 못지 않은 높이 배구를 할 수 있는 인삼공사는 정호영의 출전시간을 보장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인삼공사의 고질적인 문제가 되어버린 세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상위권 팀과 대결에서 결코 이길 수 없다. 

 

이소영을 살릴 수 있는 세터의 도움이 없으면 인삼공사가 노릴 수 있는 최상의 위치는 3위 혹은 4위 수준임을 직시해야 한다. 어느 팀이나 주 공격수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런 점에서 인삼공사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9연패에 빠졌지만 그 마저도 역사가 될 수밖에 없는 페퍼저축은 보다 집중력을 키워야 한다. 이른 첫 승이 오히려 독이 되어 선수들 스스로 혼란스럽게 만들었지만, 이제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보다 집중해 한 경기 한 세트, 한 번의 공격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2승도 올릴 수 있다.

 

지민경이 부상에서 복귀 후 첫 공격 득점을 올린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가장 주목했던 신인 세터 박사랑이 부상에서 회복 중이라는 점도 반가운 일이다. 내년 시즌 1라운드 1순위 역시 페퍼저축의 몫이라는 점에서 페퍼저축이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최소 3 시즌 정도는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성장을 보여줘야 한다. 좋은 스승 밑에서 많은 경험치를 쌓아 성장하는 페퍼저축은행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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