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3 시즌이 개막되었습니다. 우승 후보 중 하나인 리버풀이 풀럼과 첫 경기에서 고전 끝에 겨우 무승부를 만들기에 급급했습니다. 다시 승격한 풀럼의 미트로비치의 골 결정력만이 아니라, 움직임이 좋았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토트넘은 홈으로 사우샘프턴(혹은 사우스햄튼)을 불러 시즌 개막전을 치렀습니다. 공교롭게도 토트넘은 지난 시즌 베스트 멤버로 선발을 꾸렸고, 벤치에는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과연 손케 조합이 어떤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기대가 컸지만, 오늘 경기에서 그런 모습은 없었습니다.
토트넘은 경기 시작과 함께 상대를 압도해갔습니다. 골 넣을 기회를 찾던 과정에서 사우샘프턴이 오히려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토트넘을 괴롭혔던 워드 프라이스가 어렵게 살려내 중앙으로 패스된 공을 논스톱 발리슛으로 골을 넣었습니다.
바운드된 공은 골키퍼가 잡기 어려운 곳으로 향했고, 그렇게 6만이 넘는 만원 관중들이 일순간 침묵하는 상황이 벌어질 정도였습니다. 사우샘프턴이 비록 선제골을 넣기는 했지만, 경기를 보신 분들이라면 지지는 않겠다란 생각을 했을 듯합니다.
사우샘프턴은 손흥민과 케인을 어떻게 막을지 많은 고민을 했고, 대비를 철저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토트넘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달라진 변화는 손케가 막혔을 때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골을 넣지 못하고 지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윙백으로 올 시즌 새롭게 영입된 베테랑 페리시치와 경쟁을 벌여야 할 세세뇽은 자신이 존재함을 첫 경기에서 잘 보여줬습니다. 오른쪽 수비수인 카일 워커 피터스가 토트넘 출신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지만, 작은 키가 오늘도 문제로 드러났습니다.
좋은 피지컬과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수비수로서 작은 키를 공략한 토트넘의 지략이 빛났습니다. 클루셉스키만이 아니라 토트넘 선수들이 반복해서 파 포스트로 공을 넘긴 것은 작은 워커 피터스를 공략하기 위함이었고, 성과가 드러났습니다.
전반 20분 세세뇽이 파고 드는 상황을 본 클루셉스키의 파 포스트를 향한 멋진 패스에 헤더 골로 화답했습니다. 완벽한 상황이 만든 동점골이라는 점에서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얻어걸린 것이 아니라 완벽하게 준비된 과정에서 나온 작품이라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30분은 손흥민의 몫이었습니다. 코너킥이 흘러나가고 다시 재정비가 되는 과정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낮고 빠른 패스를 보냈고, 다이어가 몸을 낮춘 다이빙 헤더로 살짝 방향을 바꾸며 역전골을 성공시켰습니다. 한국 원정에서 골맛을 봤던 다이어는 지난 시즌 0골에서 벗어나 개막전부터 골을 만들어냈습니다.
44분 손흥민과 케인의 조합이 삐걱거리는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얼리 크로스로 올라온 공을 잡고 수비수가 즐비한 골대 앞에서 움직이던 손흥민의 슛은 하늘로 뜨고 말았습니다. 충분히 케인에 연결해 골로 연결할 수도 있었지만, 손흥민은 골 욕심을 냈죠.
두 명의 수비수를 제치고 슛할 찬스가 있었지만 지나친 것이 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오늘 손흥민은 이런 아쉬운 부분들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얼리 크로스에 이은 슛이라는 전매특허 같은 전술은 반복적으로 이어졌지만, 골키퍼 앞이거나 약하게 맞아 결정을 하지 못하는 모습은 아직 몸이 완벽하게 풀리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세세뇽이 다시 한 번 그물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이 난 부분도 아쉬웠습니다. 손흥민에 대한 집중 마크를 하는 상황에서 직접 골을 노리기보다 세세뇽을 이용하는 패스는 완벽했지만, 오프사이드가 아쉬웠습니다.
2-1이라는 점수차는 모두에게 불안함을 선사할 뿐입니다. 이런 상황은 후반 60분 손흥민의 움직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직접 슈팅보다 연계 플레이에 집중했죠. 세세뇽 대신 우측에서 좌측으로 올라온 에메르송에게 패스를 넣어줬고, 그의 패스는 사우샘프턴 수비수 살리수에 의해 자책골이 되고 말았습니다.
골대 앞으로 빠르게 뛰어가다 크로스된 공을 걷어내지 못하고 골대에 넣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균형은 무너지며, 3-1로 점수차가 벌어지며 보다 활발한 공격이 가능해졌습니다. 62분 에메르송이 오른쪽 코너 부근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클루셉스키에게 패스를 했고, 왼발슛은 완벽하게 골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중앙에 있던 손흥민 곁에는 수비수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클루셉스키의 슛은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67분에는 클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의 슛이 상대 수비수의 손에 맞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만약 이 상황이 없었다면 골로 연결될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항의할 수밖에 없었죠.
영국 현지에서는 이미 4-1로 이기고 있는 토트넘의 탐욕스러운 항의였다며, 잔인하다고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위트를 앞세운 묘사였지만, 그만큼 토트넘 선수들이 골에 대한 욕심이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콘테 감독이 추구하는 정신이라는 점에서 중요하죠.
손에 맞은 것은 분명했지만 넘어지는 과정에서 맞았다는 점에서 의도성이 없다고 판정했습니다. 손흥민으로서는 골 하나를 도둑맞은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82분 손케 조합이 다시 한번 새로운 기록을 세울 듯 보였던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클루셉스키에서 시작된 패스는 케인에게 전달되었고 중앙에 있던 케인은 좌측에서 올라오는 손흥민을 보고 호흡까지 맞추며 늦춰 패스를 넘겼습니다. 평소라면 완벽한 골로 이어져야 할 상황이었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은 슛은 허무하게 골키퍼에 막혔습니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손흥민과 케인의 골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토트넘으로서는 큰 고민 하나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손케 조합이 아니면 골을 넣기 어려웠던 토트넘은 지난 시즌 중반 클루셉스키가 영입되며 골 결정력을 뽐냈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도 1골 1도움으로 여전함을 과시했습니다.
페리시치와 히샬리송이 영입된 자리의 경쟁자가 될 수밖에 없는 세세뇽과 클루셉스키가 모두 골을 넣었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페리시치는 세세뇽과 공존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 손흥민의 자리에 설 수도 있는 선수입니다.
히샬리송은 케인의 자리부터 손흥민과 클루셉스키 자리 모두 설 수 있는 자원입니다. 현재로서는 클루셉스키와 주전 경쟁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선수들이 모두 골맛을 봤다는 것은 토트넘에게는 중요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반복해 지적되었고, 이적 이야기도 나왔던 에메르송은 오늘 경기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이며 올 시즌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의욕이 컸고, 그런 모습은 움직임으로 드러났습니다. 개막전 3골 차 승리는 36년 만이라는 점에서도 토트넘의 오늘 승리는 중요했습니다.
후반 적극적으로 이적생들을 교체해 다음 경기에 대비하도록 한 부분도 좋았습니다. 다음 경기는 첼시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손케 조합은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다음 경기부터는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첼시전에 누가 베스트 라인업에 들어갈지 알 수는 없지만, 개막전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모습은 올 시즌 기대하게 했습니다. 프리시즌 전 선수 영입을 요구한 콘테가 맞았음을 개막전 경기는 잘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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