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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유럽리그

수비수 손흥민 토트넘 탈출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by 스포토리 2023.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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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이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에서 1-0 신승했습니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던 토트넘이 마지막 희망을 품게 되었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그리 만족할 수준이 아닙니다. 겨우 이겼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콘테가 부임하며 지난 시즌 기적은 작성되었습니다. 감독의 역할도 중요했지만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의 존재감은 그 무엇으로 대체될 수 없습니다. 손흥민의 골이 잘 터지지 않으니 토트넘이 다시 부진에 빠지는 것은 우연일까요?

손흥민 활용 포기한 토트넘

올시즌 손흥민에게는 힘겨운 여정이었습니다. 월드컵도 있었고, 직전 부상으로 인해 힘겨운 시간도 보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손흥민을 더욱 힘들게 만든 것은 콘테 전술 변화였습니다. 자신의 애제자를 데려오며 손흥민을 희생시킨 전술은 팀마저 위기로 몰아넣었습니다.

 

공격 위주가 아닌 수비 위주 전술에 방점을 찍은 콘테는 손흥민까지 수비수로 만들 정도였습니다. 페리시치는 수비수 역할이지만 오버래핑하며 손흥민 자리를 밀고 들어왔고, 그로 인해 중앙 미드필더처럼 뛰게 된 손흥민이 제 역할을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손흥민은 스스로 공간을 만들고 드리블을 하며 골을 넣는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페리시치를 활용하면 코너로 치고 올라가 가운데로 공을 띄우는 방식의 전형적 전술이 됩니다. 이는 과거부터 있었던 전형적인 방식이지만 토트넘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물론 케인 하나만을 위한 전술이라면 이게 맞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든 케인에게 득점을 몰아주는 시스템 속에 이는 유용한 전술처럼 여겨질 수도 있었으니 말이죠.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요? 이를 통해 토트넘이 좋은 결과를 낳고 있나요? 케인이 득점왕 수준인가요?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손흥민의 발을 묶어 득점력 빈곤을 불러일으킨 콘테 전술은 결국 토트넘을 다시 위기로 몰아넣었습니다. 여기에 선수 영입 과정에서 포지션 중복이 잦았고, 선수 활용면에서도 이해되지 않는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크리스탈과 경기에서도 임시 감독이 된 메이슨의 4-4-2 전술로 인해 손흥민은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가 되어야 했습니다. 이전 경기들에서 말도 안 되는 실점들을 보인 토트넘이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기에 나온 전술일 수는 있습니다.

올시즌 토트넘의 난맥상

수비 라인이 완전히 무너져 대량 실점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방법을 찾는 것은 너무 당연합니다. 시즌 내내 쓰리백 전술로 나선 팀이 갑작스럽게 포백 라인을 활용하는 것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미 포백 라인으로 대량 실점을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죠.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수비에 대한 문제는 지적되었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영입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선수 개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콘테 감독과의 궁합 문제가 심각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들이 많습니다.

 

선수가 수급되면 내보내는 일들도 잘 이뤄져야 하고, 대체된 선수가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좋은 팀의 선순환입니다. 하지만 불균형이 극심한 현재 토트넘의 전력은 힘들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줍니다. 이 정도면 과연 무슨 생각으로 선수들을 영입했는지 의아하게 만들 정도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많은 이들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손흥민이 수비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최근 경기에서 연속골을 넣으며 폼이 다시 돌아온 손흥민이 공격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전술은 정상일 수는 없습니다.

 

투톱 자리에 케인과 히샬리송을 넣은 것을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습니다. 히샬리송이 지난 경기에서 손흥민의 도움을 받아 리그 첫 골을 넣었기 때문입니다. 그 흐름을 이어가 연속골을 넣기 바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투톱 전술이 이상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이를 통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손흥민을 희생시켜야 하느냐는 겁니다. 미드필더로 나와 수비수나 다름없는 역할을 하는 손흥민으로 인해 상대인 크리스탈 팰리스를 좀 더 여유 있게 만들어줬습니다. 손흥민의 파괴력에 수비 집중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죠.

손흥민 드리블 필사적으로 막는 크리스탈 팰리스

포로의 연결을 받아 케인이 골을 넣으며 루니를 밀어내고 EPL 최다골 2위로 올라선 것이 토트넘 팬들에게는 위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09골이라는 수치는 엄청납니다. 하지만 케인의 경기를 보신 이들이라면 그에게 득점을 어떻게 몰아주는지 익숙할 듯합니다.

 

기록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영국 이외의 지역으로 나가기 꺼려하는 케인에게 토트넘은 맞춤형일 수 있습니다. 최소한 토트넘에서 그는 왕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맨시티로 이적했다면 어땠을까요? 지금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선수층이 넓고 높다보니 기회는 더욱 자주 창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으로 그 많은 인력풀은 케인에게 집중하는 전술을 펼치지 않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맨시티 정도의 팀이라면 아무리 이름값이 높아도 일정 수준의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 밀려납니다. 그런 점에서 케인이 토트넘을 벗어나는 것은 의외로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손흥민의 경우는 이타적 플레이를 많이 하는 선수입니다. 한국 선수들 대부분이 그렇듯, 그런 행동은 팀을 융화시키고 전력 상승에 도움이 되지만 개인의 결과물이 아쉬워질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시즌 손흥민의 득점왕은 경이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알 수 있듯 폼이 올라와 언제든 득점 가능한 선수가 골과 거리가 먼 곳에서 경기를 풀어가야 하는 것은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팀을 위해 희생하지만 그걸 알아주는 이는 별로 없습니다. 더욱 영국 언론들의 베타성은 익히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배척하고 폄하하는 행위는 이미 익숙합니다. 그런 인종차별마저 이겨낸 것이 손흥민이지만, 오늘 경기에서도 눈을 찢는 인종차별 제스처가 나올 정도로 영국의 인종차별은 별반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 곳에서 득점왕을 차지하고 세계적 선수가 된 손흥민은 그래서 더욱 위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올 시즌이 끝나고 이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레비 회장은 손흥민에 대한 황당한 언급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의 행보에 상관없이 케인만 잡으면 된다는 식의 인터뷰 내용이 왜곡되었을 수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이적도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토트넘 전술 희생양이 된 손흥민

우승만이 아니라 손흥민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팀을 찾아갈 수 있다면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뉴캐슬로 이적한다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도 나오고는 했지만, 이는 오피셜도 아니라는 점에서 누군가의 바람일 뿐입니다.

 

사실 뉴캐슬로 이적이 가능해진다면 토트넘보다 우승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사우디 국부 펀드의 자본력은 올시즌 그들의 순위가 잘 보여주고 있고, 향후 지속적인 지원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맨시티마저 밀어낼 팀이 뉴캐슬이 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보였듯, 토트넘은 케인만을 위한 팀입니다. 손흥민은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보여줘도 후순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연속골을 넣으며 위기에 토트넘 멱살을 잡아 끄는 선수에게 수비나 시키는 팀의 모습에 씁쓸해질 수밖에 없는 것도 어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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