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의 레전드인 마테우스는 김민재에 대해 뮌헨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 근거는 희박하고, 그저 수비를 자신의 생각만큼 못하는 것 같다는 인상평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선 리뷰에서도 밝혔듯, 뮌헨 문제를 김민재에게 독박 씌워 퉁쳐보려는 방식이었습니다.
좀 더 악의적으로 마테우스 발언에 반응하자면 인종차별적 발언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유일한 비유럽인인 김민재가 마치 현재 뮌헨 문제의 모든 것인 것처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불쾌하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현재 뮌헨은 강한 팀이 아닙니다.
수비와 공격 모두 문제점들이 크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테우스는 공격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공격라인입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가 있는 팀에 적절한 전략을 짜야할 투헬 감독의 전술도 문제가 큽니다.
덴마크 최고 팀인 코펜하겐이지만 뮌헨의 상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코펜하겐 홈에서 열리는 경기라고 해도 전반적인 전력차가 크기 때문이죠. 하지만 오늘 경기를 보면 과연 두 팀의 전력차가 존재하기는 하나 하는 의구심을 품게 합니다.
오늘 경기에서 만약 김민재가 출전하지 않았다면 뮌헨은 제법 많은 골을 내주며 패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문제가 컸고, 그런 구멍들을 매워낸 것이 바로 김민재라는 의미입니다. 후반전 코펜하겐이 첫 골을 넣는 과정에서 뮌헨의 문제가 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코펜하겐 공격 과정에서 김민재가 보인 영민함은 특별했습니다. 김민재의 특징이자 차별화되는 모습은 상대팀 공격수의 루트를 읽는 능력입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상대 공격수가 어느 방향으로 패스를 하려는지 예측하고 먼저 움직여 차단하는 모습들이 자주 보였습니다.
이 차이가 중요한 것은 예측을 잘하면 보다 빠르게 움직여 상대 공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 골이 나오는 과정에서도 박스 안에서 김민재는 상대 공격수의 방향을 예측하고 사전에 움직여 공을 막아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막아도 연계 플레이를 통해 걷어내 줄 선수들이 극히 드물다는 겁니다.
수비가 약한 키미히가 백업하듯 들어오기는 하지만, 앞서 말했듯 수비를 잘 못하는 그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골대를 향하는 슛을 김민재가 걷어내면 뮌헨 선수들이 달려들어 볼을 소유하거나 멀리 차내려 노력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하지만 현재 뮌헨은 그런 플레이가 안 됩니다.
공격수들은 내려와 협업 플레이를 하지 않습니다. 그저 공격 라인에서 자기 골을 넣으려 분주할 뿐 팀 플레이라는 것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자네는 철저하게 자신의 기록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협업 플레이를 통해 팀 승리에 기여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아이솔레이션을 통해 자네에게 공이 가는 횟수가 많았습니다. 그런 기회에서 자네는 제대로 상대를 벗겨내지도 못했습니다. 자네는 오늘 경기에서 20번이 넘는 기회가 있었지만 상대를 벗겨낸 횟수가 9번에 불과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네에게 기회가 주어졌지만 거의 성공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이 정도가 되니 공격이 엉망이 되는 것도 당연합니다. 코망 역시 자신에게 공이 가면 협력해서 골을 넣으려는 노력보다는 우선 슛부터 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어린 선수인 무시알라라고 다르지도 않습니다. 무시알라가 홀로 치고 들어가 동점골을 넣기는 했지만, 팀 플레이는 없었습니다. 거액을 들여 케인을 영입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수비와 공격 사이 공간이 넓은 뮌헨은 협업 플레이를 잘 해줘야만 합니다. 그래야 과부하가 걸리지 않고 팀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수비에 가담하지 않은 선수들로 인해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의 수비 과부하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투헬의 전술이 수비수까지 중앙 라인까지 올라서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런 과부하는 점점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오늘 경기에서 김민재가 많이 힘들어하는 장면들이 등장했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다리를 만지는 장면들이 반복해 나오는 것은 과부하가 걸렸다는 반증입니다.
리그와 챔스 경기를 병행하는 최악의 조건에서 교체없이 풀타임으로 뛰어야 하는 상황은 쉽지 않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강력한 전방 압박 전술로 인해 중앙선부터 수비를 해야 하는 조건들은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풀백들마저 공격에 더 방점을 찍다 보니 센터백들은 과부하에 걸리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정도입니다.
토트넘의 비수마와 같은 선수가 뮌헨에 있다면 수비수들은 좀 더 편해질 수 있습니다. 비수마가 공격적인 역할만이 아니라 수비력도 좋다보니 중원에서 상대를 압박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뮌헨에는 이런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습니다.
키미히나 라이머, 고레츠카 모두 이런 역할에 아쉬움이 큰 선수들이기 때문입니다. 두명의 센터백을 대처할 선수가 없다는 것도 뮌헨의 문제입니다. 급하게 FA 선수를 영입하기는 했지만, 그것으로 만족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부상으로 출전이 힘들었던 더 리흐트가 첫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다시 부상을 당하며 수비 라인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두 걸출한 센터백을 대체할 수비수가 없다는 것도 뮌헨의 고민입니다. 컵대회에서 두 명의 센터백을 뺀 상태에서 경기를 치를 정도로 뮌헨의 상황은 최악입니다.
공격도 다채로운 방식이 아닌 단순함으로 상대가 손쉽게 제압하기 좋은 상태입니다. 우선 케인을 어떻게 사용할지 분명해 보이지 않습니다. 케인은 홀로 밀집수비를 풀어내고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닙니다. 협업 플레이를 해서 골로 연결하는 상황이 만들어져야만 합니다.
현재 뮌헨에서는 케인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분명해 보이지 않습니다. 답답한 경기력은 뮐러가 투입되며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뮐러와 텔이 들어오며 케인을 조금씩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텔이 결승골을 넣는 과정도 이런 협업 플레이가 가능했기 때문에 넣을 수 있는 골이었습니다.
경기 후 축구통계매체 '소파 스코어'는 김민재에게 평점 7.7을 부여했습니다. 양팀 선수 중 가장 고평가였죠. 김민재는 90분간 볼 터치 115회, 패스 성공률 92%(91/99), 롱패스 성공 8회(12회 시도), 기회 창출 1회, 공중볼 경합 승률 71%(5/7), 걷어내기 5회, 가로채기 3회, 최종 태클 1회, 리커버리 11회 등 각종 기록과 수치에서도 뮌헨 선수 중 단연 돋보였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리커버리 횟수입니다. 수비수가 리커버리를 11회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뮌헨의 문제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뮐러가 들어오며 중심이 잡히고, 그렇게 공격 루트가 다양하고 빨라졌다는 것은 뮌헨에는 현재 자네나 코망보다는 뮐러가 더 절실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김민재를 향한 마테우스의 비판이나 투헬의 지적은 씁쓸함으로 다가옵니다. 투헬의 잘못된 전술의 희생양이 바로 김민재라는 사실을 그들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책임 떠넘기기만 하는 모습입니다. 김민재는 혼을 갈아 넣고 경기를 하고 있는데 특정 선수를 꼭 집어 비판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잔인한 짓일 뿐입니다.
'축구 Soccer > 챔피언스리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라진 챔피언스리그 조추첨-PSG 최악의 조편성이지만 흥미롭다 (1) | 2024.08.30 |
---|---|
김민재와 황인범, 그리고 이강인 한국 선수들 챔피언스리그 활약상 (28) | 2023.12.14 |
손흥민 콘테 체제 첫 골 토트넘 비테세 3-2 승리로 기사회생 (0) | 2021.11.05 |
손흥민 없는 토트넘 최악의 경기력 보였다 (1) | 2020.02.20 |
손흥민 1도움 토트넘vs올림피아코스 4-2 대역전승 (1) | 2019.11.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