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햄튼의 황희찬이 오늘 경기에서도 다시 골을 넣었습니다. 전반 자신의 태클로 페널티킥을 헌납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결자해지를 한 셈입니다. 황희찬의 올시즌은 완벽하게 EPL에 녹아든 모습입니다. 손흥민처럼 득점 레이스가 꾸준하고 행복한 상상을 해보게도 합니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인 손흥민과 황희찬이 득점왕 대결을 하는 모습이 과연 가능할까? 지금은 뭐라 말하기 모호하지만 상위권에 포진한 두 선수의 득점 레이스를 보면 그게 마냥 허튼소리는 아닐 수 있다는 행복한 상상을 하게 합니다.
손흥민이 단독 2위, 황희찬이 공동 5위로 득점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홀란드와 살라라는 막강한 득점러들이 팀 푸시를 받으며 골을 넣고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레이스일 수밖에 없지만, 세상에 불가능한 것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시즌 초반이지만 토트넘이 무패 1위를 차지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황희찬의 경기력은 올시즌 확실하게 올라온 모습입니다. 지난 시즌 부상도 잦았지만 생각보다 황희찬의 존재감을 보이는데는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올시즌 감독 교체까지 이어지며 황희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도 있었습니다.
이전 감독이 황희찬을 영입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감독의 선택에 따라 울버햄튼에서의 역할이 한정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초반 교체로 나오던 황희찬은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고, 그렇게 주전으로 자리를 확실하게 차지했습니다.
황희찬은 황소라는 별명처럼 저돌적인 모습으로 팬들을 환호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단순히 힘으로 밀고 들어가는 것만이 아니라 기술 역시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실제 황희찬 경기를 보면 더욱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그를 바라보게 만들고는 하죠.
홈에서 치른 이번 경기에서 선제골은 원정팀인 뉴캐슬이었습니다. 중동 머니로 단번에 챔스 출전까지 이뤄낸 뉴캐슬은 신흥 강호입니다. 그만큼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전반 22분 윌슨의 선제골이 터지며 분위기는 홈팀의 패배로 이어지는 듯했습니다.
비까지 내리는 상황에서 울버햄튼의 반격은 빠르게 이어졌습니다. 전반 36분 레미나가 동점골을 넣으며 균형을 맞췄습니다. 두 골 모두 흥미롭고 매력적이어서 축구의 재미를 느끼게 해 줬습니다. 전반에 서로 골을 주고받는 상황은 팬들로서는 행복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이런 균형은 전반 추가시간 다시 깨지고 말았습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황희찬이 반칙을 범하며 페널티킥이 주어진 것이었죠. 박스 안에서 황희찬의 태클이 조금 길었고 늦었습니다. 공을 보고 들어갔지만 약간 늦으며 발을 태클하는 상황이 되었죠. 하지만 태클 순간 최대한 힘을 멈추며 타격감은 거의 없었지만, 페널티킥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1점을 뒤진 채 후반전을 시작한 울버햄튼을 다시 웃게 만든 것도 황희찬이었습니다. 후반 26분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황희찬이 수비수 한 명을 제친 후 왼발로 슛을 했고 이는 극적인 동점골이 되었습니다. 이전에 우측 사이드에서 뉴캐슬 수비수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파괴력을 보여준 고메스의 현란한 돌파력은 대단했습니다.
현란하게 뉴캐슬 수비수를 제치는 과정에서 황희찬은 손짓으로 자신이 향할 방향을 정해주자, 고메스는 정확하게 패스로 연결했습니다. 이 공을 받자마자 수비수가 밀착했고, 이 과정에서 황희찬의 특기가 등장했습니다. 순간적으로 방향을 틀어버리는 기술은 알고도 속을 수밖에 없죠.
순간적으로 공을 잡는 발을 바꿔 수비수가 수비를 하는 방향의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쉬워 보이지는 그렇지 않죠. 이런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뉴캐슬 수비수를 허무하게 만들고 그렇게 얻어진 공간에서 슛을 하고 골을 넣는 그 모든 과정이 대단했습니다.
이 골로 인해 황희찬은 시즌 6번째 득점을 하게 되었습니다. 종전 황희찬이 EPL에서 올린 최다 골은 다섯 골이 전부였습니다. 2021-22시즌 30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었던 것이 황희찬 개인 최다골이었습니다. 그런데 올 시즌은 10경기 만에 6골을 기록했다는 점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이번 골은 황희찬이나 울버햄튼 구단 모두에게 중요한 기록이었습니다. 울버햄튼 역사상 최초로 홈구장 연속골 기록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지난 다섯 골도 기록이었지만, 황희찬이 직접 그 기록을 하나 더 더해갔다는 점만으로도 자랑스럽게 생각됩니다.
전반 페널티킥에 대해 현지 분석은 황희찬이 억울하다는 것이 주류입니다. 황희찬이 태클을 했지만 순간적으로 다리를 빼며 접촉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으니 말이죠. 하지만 결과는 번복되지 않고, 울버햄튼 감독은 분노의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후반 흔들림없는 모습을 보이고, 결국 동점골까지 만들어 팀에게 무패 기록을 이어가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황희찬에 대한 평가는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황희찬의 활약으로 초반 바닥까지 떨어졌던 울버햄튼은 12위까지 올라섰습니다.
뮌헨은 조금씩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중입니다. 다름슈타트와 경기에서 8-0이라는 말도 안 되는 기록이 나왔습니다. 더욱 퇴장이 속출하며 경기가 경기답게 치러지지 못한 상황도 씁쓸하게 다가왔습니다. 이 정도 경기력이라면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죠.
EPL에서 이 정도 점수차가 나는 경기를 보기는 어렵습니다. 스페인 라리가도 유사하게 특정팀들이 독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는 하죠. 프리미어리그가 최고라고 언급되는 이유는 이런 전력차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독주하는 팀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승점차가 크지 않습니다. 이는 경쟁력이 크다는 의미죠.
점수가 이렇게 나자 뮌헨은 많은 선수들이 교체되었습니다. 하지만 김민재는 이 경기에서도 교체되지 않고 풀타임으로 뛰었습니다. 더 리흐트와 데이비스까지 교체한 상황에서 김민재를 풀타임으로 뛰게 한 것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경기가 8-0까지 벌어진 상황이라면 충분히 교체해 체력 안배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했습니다. 경기가 치열해서 뺄 수 없다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김민재가 풀타임으로 뛰는 것은 감독이 총애하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기에 이런 경기에서 김민재에게 조금이라도 쉬는 시간을 주는 것은 다음 경기를 위해서도 중요했습니다. 아무리 체력이 좋고 스스로 뛰는 것은 선호한다고 해도, 감독이 선수를 관리해주지 않으면 그도 인간이기에 무너지는 날이 올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함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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