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양국 단체전의 10 연속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금자탑에 이어, 다음날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도 주최국 프랑스를 꺾고 금메달을 땄습니다. 남녀 양궁 단체 금메달은 이제 3 연속 올림픽으로 기록을 넓히게 되었습니다. 도무지 꺾을 수 없는 한국 양궁의 위대함은 프랑스 파리에서도 잘 드러났습니다.
파리 올림픽 초반 대한민국은 예상하지 않은 종목에서 금메달이 터져 나왔습니다. 물론 양궁은 확실한 금메달 종목이라는 점에서 예외지만, 펜싱 개인전이나 사격에서 금메달을 예측하지는 못했습니다. 펜싱의 경우 단체전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이번 올림픽 금메달도 가능하게 봤지만 말이죠.
흥미롭게도 초반 한국이 금메달을 딴 종목들이 활, 칼, 총이라는 점에서 세계인들이 호기심을 보일 정도입니다. 이번 파리에는 구기종목들이 모두 출전권을 따지 못하며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전통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축구, 배구, 농구 등을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는 상황이죠.
그래서인지 대회 전 대한민국은 금메달 다섯 개 정도를 딸 것이라는 예측들이 우세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효자종목이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미 그들이 예상한 금메달 다섯 개를 모두 따버렸습니다.
양궁은 전통적으로 대한민국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는 종목이었습니다. 다만 남자의 경우 힘의 차이인지 잘 모르겠지만, 개인전이나 단체전에서 상대에게 밀리는 경우들이 종종 있어 왔습니다. 단체전의 압도적인 능력은 여성은 존재하지만 남성은 미흡한 것이 사실이었죠.
그런 남자 단체전도 이번 금메달로 3연속이란 기록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남녀 동반 단체전 금메달이 3회 연속으로 이어진 것이죠. 여자 대표팀의 경우 양궁에서 단체전이 만들어진 해부터 현재까지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다른 나라에 준 적이 없습니다.
이 종목이 만들어진 후 모든 금메달을 대한민국에서 독식하고 있는 중이죠. 올림픽 10연속 금메달을 한 국가에서 차지한 것은 미국 수영 단체전 이후 처음이라고 하죠. 무려 36년간 왕좌에 오른 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의 위업은 앞으로도 나올 수 없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최근 남자 양궁 단체전은 안정감 있는 압도감을 선보이고는 했습니다.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도 안정적으로 금메달을 땄는데, 이번에도 큰 난관 없이 상대를 압도해 나갔습니다. 일본과 중국을 차례대로 깨고 결승에 오른 한국 대표팀은 주최국인 프랑스와 맞붙게 되었습니다.
전통적 강국이 아닌 프랑스가 아무리 자국에서 개최되는 경기라고 해도 결승까지 오르게 된 것은 그들도 한국 지도자를 영입했기 때문입니다. 세계 양궁팀 감독들 중 한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점도 흥미롭죠. 올림픽 등 국제 경기를 치르는데 선수들은 다른데 감독들은 대부분 한국인 경우가 이제는 익숙하게 다가올 정도입니다.
태권도가 널리 퍼지며 오히려 종주국인 한국 선수들이 위협받는 상황이 온 것도 한국 지도자들이 해외로 나가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양궁이 과거처럼 압도적으로 상대를 이기는 경우들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 역시 이런 지도자의 활동 때문이기도 합니다.
압도하며 쉽게 경기를 이길 것이란 기대와 달리, 첫 세트에서 한국과 프랑스는 동점을 기록했습니다. 두 팀 모두 잘 쏜 결과라는 점에서 프랑스 양궁도 상당한 실력에 올라섰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의외로 보이는 프랑스의 힘을 확인한 한국 대표팀은 달랐습니다.
60점 만점에서 두 팀 모두 57점을 기록했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죠. 6발을 쏴서 거의 9점 이상을 쏴야만 나오는 점수라는 점에서 양팀 모두 실수 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볼 수 있는 1세트였습니다. 2세트는 더욱 집중력이 돋보였습니다.
프랑스 팀도 대단한 것이 58점을 쐈습니다. 단 2점이 모자란 점수라는 점에서 당연히 세트를 가져갈 수 있는 최고 점수 중 하나였죠. 하지만 상대가 한국팀이라면 이는 달라집니다. 프랑스가 58점을 쏘자 한국은 59점으로 상대했습니다.
6발 중 다섯 발이 10점이고, 한 발만 9점을 쏜 결과였습니다. 수없이 연습했으니 만점을 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하다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야외에서 치러지는 경기라는 점에서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갑작스럽게 부는 바람에, 현장의 습도, 그리고 관중들의 소음과 상대의 압박 등 수없이 이어지는 변수들을 이겨내고 10점을 쏘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경기는 경이롭기까지 했습니다.
마지막 세트에서도 한국 대표들의 활은 정중앙을 향해 갔습니다. 맏형이자 세 번째 올림픽 출전 중인 김우진이 동생들의 10점 행렬에 오히려 흔들리며 9점을 쏠 정도로 현장의 압박은 상당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10점 행렬을 이어간 한국은 3세트에서도 59점을 기록하며, 56점을 기록한 프랑스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결승전에서 이우석은 모든 화살을 10점에 명중시키는 대단한 능력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개인전과 혼합 단체전도 남은 상황에서 과연 이우석이 추가 메달을 따낼 수 있을지 여부도 궁금해질 정도입니다. 임시현이 순서를 가르기 위한 시합에서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운 상황이니 흥미롭기만 합니다.
투명한 행정과 무한 경쟁으로 특권없이 오직 실력으로만 대표팀이 선발되는 한국 양궁. 도쿄 올림픽 3관왕인 안산마저도 대표팀에서 탈락할 정도로 엄청난 경쟁력을 가진 한국 양궁 대표팀은 무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양궁의 시스템이 축구만이 아니라 전 분야로 확대되어야 경쟁력도 확보되는 것이겠죠. 위대한 결과에는 그만한 이유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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