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30. 08:05

[2011 한국 시리즈 4차전]폭발하는 방망이 무너지는 마운드, 삼성은 강했다

삼성이 왜 강한지를 보여준 한 판이었습니다. SK는 다시 한 번 에이스 김광현이 자신의 몫을 해주지 못하고 무너졌고, 이길 수 있는 경기마저 마지막 한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주저앉으며 균형을 잡을 수 있었던 4차전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강력한 삼성의 마운드가 SK보다는 단단했다




홈런들이 쏟아지며 앞선 경기와 비교도 안 되는 대량 득점이 있었지만 경기는 극적이거나 화려하지는 않았습니다. 초반부터 무너진 김광현으로 인해 경기를 풀어가기 힘겨웠던 SK로서는 과부하가 걸린 불펜으로 인해 잡을 수도 있었던 경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김광현은 1회 시작과 함께 삼성의 선두타자 배영섭에게 사구를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했습니다. 폭투로 인해 3루까지 진루하고 3번 박석민이 2루타로 손쉽게 선취점을 뽑은 삼성은 강봉규가 1점을 추가하며 1회부터 2-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김광현으로서는 1회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흔들리며 제구력마저 저하되었던 점은 아쉽습니다. 심판마다 스트라이크 존은 조금씩 다르다는 점에서 아쉽기는 하지만, 스스로 심판의 성향에 맞추는 것이 현명함에도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에서 에이스로서의 존재감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SK는 2회 선두 타자로 나선 박정권이 안타와 도루를 이어가며 스코어링 포지션에 나갔지만 후속 타자들의 빈타로 점수를 얻지 못한 점은 아쉬웠습니다. 3회 1사 후 9번 박진만이 시리즈 첫 안타를 치며 기회를 잡고 어제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쳤던 정근우가 2루타를 치며 1사 2, 3루 라는 절대적인 기회를 잡게 되었습니다.
 
박재정이 볼넷을 얻으며 1사 만루 기회를 잡고도 3번 최정이 삼진을 당한 점은 아쉬웠습니다. 바깥쪽으로 멀리 빠지는 슬라이더를 허무하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점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쉽기만 하지요. 박정권 타석에서 삼성 배터리의 폭투로 1점을 뽑고 다시 볼넷으로 만들어진 기회에서 안치용이 루킹 삼진으로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한 것은 SK의 한계였습니다.

좋은 기회를 잡았음에도 안타를 통한 득점에 성공하지 못한 SK는 곧바로 위기를 맞았습니다. 4회 삼성은 선두 타자인 채태인을 볼넷으로 내주고 바뀐 이재영이 신명철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점수 차는 4-1까지 멀어지고 말았습니다.

3이닝을 던진 김광현은 4안타, 3사사구, 2삼진, 3실점을 당하며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에이스의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더욱 SK로서는 플레이오프를 하면서 투수 자원들이 풀가동되며 힘든 일정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광현의 부진은 더욱 크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오늘 경기의 최대 분수령은 7회였습니다. 먼저 삼성은 2사 후 침묵하고 있던 최형우가 큼지막한 솔로 홈런을 날리며 점수를 5-1까지 달아난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7회 SK는 선두 타자 박진만이 우전 안타로 포문을 열더니 정근우가 볼넷을 얻고, 3차전 결승 솔로 홈런을 쳐냈던 2번 박재상이 극적인 스리런 홈런을 날리며 경기를 극적으로 이끌었습니다.

7회 최형우에게 홈런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단숨에 동점으로 만들어줄 수 있었던 박재상의 스리런은 막강했던 삼성의 불펜을 붕괴시키고 승부의 향방을 SK로 완벽하게 이끌 것으로 기대하게 했습니다. 펜스 상단을 맞고 그라운드가 아닌 펜스 밖으로 나가는 행운도 함께 했던 홈런에 이어, 최정이 안타를 치고 박정권마저 안타를 쳐내며 무사 1, 3루의 기회를 이어갔습니다. 조금씩 타격감이 올라온 박정권은 바깥으로 많이 빠진 볼을 기술적인 배팅으로 툭 쳐서 안타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대단했습니다. 이 과정까지는 완벽한 SK가 주도하며 삼성을 몰아붙이는 형국이었지만 안지만의 등판은 모든 것을 무너트리고 말았습니다.

안치용에게 3루 땅볼을 유도해 최정을 홈에서 아웃시키더니 최동수마저 3루 땅볼을 유도해 병살로 이닝을 마무리하는 과정은 SK에게는 절망이었고, 삼성으로서는 환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1점차까지 쫓아온 상황에서 무사 1, 3루의 절대적인 위기 상황을 안지만이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동점 상황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위기를 벗어난 삼성은 8, 9회 SK에게 3점을 추가 득점하며 경기를 완벽하게 지배했습니다. 7회 위기 상황에 등판해 결정적인 아웃 카운트를 잡아낸 안지만은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습니다. 만약 안지만이 아슬아슬했던 상황에서 추가 실점을 했다면 분위기는 완벽하게 SK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기마저 내주게 되었다면 시리즈 2승2패로 동률을 가져가지만 분위기를 넘겨준 상황에서 삼성이 열세에 놓일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에서 안지만의 호투는 결정적이었습니다.


다른 경기들과 달리 양 팀은 삼성 13개, SK 10개의 안타를 치며 8:4라는 스코어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타선들이 조금씩 깨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그만큼 투수들이 조금씩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지만 말입니다.

SK의 패인은 지칠 대로 지친 마운드가 더 이상 공고하게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충분히 막을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무너지는 SK의 불펜은 남은 경기마저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삼성으로서는 이제 남은 세 경기 중 한 경기만 잡으면 되는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쉽게 우승을 차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삼성과는 달리 매 경기 마지막 경기처럼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SK로서는 부담은 그만큼 더욱 커진 상황입니다. 잡아야만 했던 경기, 이길 수도 있는 상황에서 허무하게 무너진 SK로서는 1패보다 더욱 큰 부담으로 경기를 마감했다는 점에서 그 아쉬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공만 빠르지 제구력도 상대를 압도하는 공도 뿌리지 못하는 김광현의 한계는 한국 시리즈가 문제가 아니라 2012 시즌이 문재가 될 정도입니다. 노령화가 급격하게 현안으로 다가온 SK로서는 중심 타선 역시 새롭게 조성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이번 한국 시리즈는 SK의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준 경기들 입니다.

5차전이 마지막 경기가 될지 아니면 잠실구장에서 좀 더 많은 경기를 할지 알 수 없지만, 현재의 분위기를 본다면 5차전에서 삼성은 축가를 부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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