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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한화vs기아, 실책으로 자멸한 한화가 기아의 4연패를 끊었다

by 스포토리 2012.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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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꼴찌를 위해 승리가 절실한 한화와 4연패를 끊고 대반전을 위해 홈 6연전 압승이 절실한 기아의 대결은 흥미로웠습니다. 지난 주말 경기에서 스윕을 당한 두 팀은 누군가는 연패로 빠질 수밖에 없는 승부였다는 점에서 광주에서 벌어진 첫 경기는 무척이나 중요했습니다.

 

기아보다 결정적인 순간 실책을 범한 한화가 운이 없었다

 

 

 

 

기아나 한화가 하위권에서 탈출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여러 가지가 거론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책입니다. 두 팀의 경기를 보고 있으면 말도 안 되는 실책들이 경기의 흐름을 단번에 바꿔버린다는 점에서 양 팀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실책을 줄이기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한화의 선발로 나선 양훈은 최고의 피칭을 보이며 팀에게 연패를 끊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다 잡은 경기는 한화의 어처구니없는 연이은 실책으로 허망하게 달아나버렸고 이 지독한 부진은 의외로 깊어질 수도 있겠다는 우려를 하게 했습니다.

 

초반 경기의 흐름은 한화의 몫이었습니다. 1, 2회 특별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한 양 팀은 3회 한화의 공격에서부터 변화는 시작되었습니다. 3회 1사 후 터진 1번 타자 강동우의 2루타와 양성우를 1루수 김주형이 실책을 범하며 위기를 만들고 김태균의 우중간 2루타 등을 묶어 단숨에 2-0으로 앞서가는 과정은 승운이 한화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기아의 고질적인 문제로 드러난 수비 실책이 빌미가 되어 잘 던지던 서재응을 위기로 몰아넣고 결국 실점까지 하게 했으니 말입니다. 기아가 패한 경기를 복기해보면 모두 실책으로 시작해 실점으로 이어지며 패배를 했다는 점에서 기아의 3회 실책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실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기아에게도 기회는 많았습니다. 3회에도 선두 타자인 김상훈이 2루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아쉽게 물러났고, 5회에도 나지완이 안타가 나왔지만 김상훈이 초구를 때려 병살로 물러난 상황은 아쉬웠습니다. 다음 타자가 볼넷을 얻고 이용규가 안타를 치며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김선빈까지 볼넷을 얻으며 2사 만루 기회에 3번 타자 김원섭의 등장은 기아의 반격의 시작처럼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김원섭의 잘 맞은 공은 우익수 정면으로 향했고 만루 기회는 그렇게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김상훈이 초구를 노려 유격수 땅볼 병살이 없었다면 어쩌면 기아의 반격은 빨리 시작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너무 좋았던 기회를 내주고 나니 6회 한화 공격에서 기회는 찾아왔습니다. 선두 타자인 김태균이 안타를 치고 1사 후 이학준과 오선진의 안타로 만루 상황에 처하자 기아는 곧바로 투수를 한기주로 교체했습니다.

 

1군에 복귀하자마자 위급한 상황에 올라선 한기주는 8번 하주석을 1루 땅볼로 잡으며 급한 불을 끄는 듯 했지만, 폭투로 1점을 헌납하고 볼넷을 내주며 다시 만루 위기를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다행스럽게 강동우가 초구를 건드려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되어 다행이지 기아로서는 대량 실점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서재응은 5와 1/3이닝 동안 97개의 투구로 8안타, 무사사구, 2삼진, 3실점, 1자책을 기록하고 승패 없이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비록 안타 수는 많았지만 정교한 제구력으로 사사구 없는 경기를 했다는 점은 중요했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최악의 투구를 했던 그가 제자리를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러웠으니 말입니다.

 

7회 진해수와 홍성민이 마운드에 올라와 힘겹게 한화 공격을 막아낸 기아는 7회 말 공격에서 추격을 시작했습니다. 선두 타자가 허망하게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난 상황에서 김주형이 우익선상을 타고 가는 2루타를 치며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믿었던 이용규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가 다시 날아가나 했지만 김선빈이 적시타를 치며 3-1까지 쫓아갈 수 있었던 것은 무척이나 중요했습니다. 이 한 점으로 호투하던 양훈을 내려 보내며, 막판 뒤집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양훈은 6과 2/3이닝 동안 112개의 공으로 7안타, 4사사구, 5삼진, 1실점을 하며 퀄리티 스타트를 했지만 팀이 역전패를 당하며 승수 쌓기에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양훈은 초반 어려움을 딛고 강력하고 묵직한 공을 무기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경기를 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비록 아쉽게 물러나야 했지만 양훈의 다음 경기가 기대되는 것은 그에게서 완성형 선발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운명의 8회는 한화의 총체적 문제가 무엇인지 극명하게 드러난 회였습니다. 선두타자였던 이범호는 친정 팀과의 경기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전 타순까지 양훈에게 철저하게 당하며 내야 땅볼과 연속 삼진의 수모를 당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 연속 홈런과 안타로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있었기 때문에 이범호의 빈타는 더욱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그가 친 마지막 타선의 타구는 높이 떠올라 중견수와 우익수 그리고 2루수 누구도 잡지 못하는(혹은 서로 미루었던) 지점에 떨어지며 안타가 되었습니다.

 

한화로서는 지독한 불운의 시작이었고 기아로서는 행운의 시작이었습니다. 누군가 적극적인 콜 플레이를 했다면 이범호의 타구는 쉽게 잡을 수 있는 것이었지만 이것이 안타가 되면서 모든 것은 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나온 플레이는 한화를 더욱 위기를 몰아넣었습니다. 안치홍의 유격수 앞 타구를 수비가 좋았던 하주석이 실책을 범하며 병살 가능했던 상황이 무사 주자 1, 2루로 만들어 버렸으니 말입니다.

 

이범호의 타구를 아쉽게 내주었다 해도 안치홍의 병살타구를 안정적으로 처리했다면 한화는 쉽게 경기를 이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타자를 허망하게 내보낸 한화는 5번 타자인 최희섭에게 동점 2루타를 내주며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2루 주자를 윤완주로 바꾸고 나지완의 한 방보다는 대타 박기남을 선택해 희생 번트를 선택한 기아는 한 점이 중요했습니다.

 

1사 3루 상황에서 김상훈이 허망한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를 놓치는 듯했지만 김주형이 어렵게 볼넷을 얻어나가고 이용규가 적시 안타를 치며 역전에 성공한 상황은 기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웠던 것은 발 빠른 주자로 대체해 효과적인 주루 플레이를 했다면 추가점을 더 얻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김주형의 주루 플레이는 아쉬웠습니다.

 

이용규가 2루타를 쳤지만 다리가 느린 김주형이 3루에서 오버런을 하다 아웃을 당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이준호처럼 발이 빠른 선수로 주자를 교체했다면 이용규의 안타에 홈까지 들어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선택은 아쉬웠습니다.

 

4-3으로 기아가 역전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더 달아날 수 있는 상황에 아쉬운 플레이로 끝난 것은 한화에게는 기회였습니다. 마무리로 올라 온 기아의 라미레즈에게 한화는 2사 후 김경언이 볼넷을 얻어나가며 실낱같은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안타가 없었던 최진행이 안타를 치고 이학준마저 안타로 나가며 2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가볍게 경기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믿고 올린 라미레즈가 불 쇼를 하려 하자 기아는 급하게 유동훈을 올렸지만 그 역시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웠던 것은 상대 타자였던 오선진보다 유동훈이 더욱 노련했다는 점입니다. 3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슬라이더를 던진 유동훈의 배짱이 오선진의 헛스윙으로 유도했다는 점은 다행이었습니다. 2사 만루 상황에 볼 카운트까지 꽉 찬 상황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내줄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무조건 승부라고 보고 나온 오선진과 달리, 이를 역 이용해 바깥쪽으로 빠지는 슬라이더로 승부를 본 것은 노련함의 승리였습니다.

 

경기는 기아의 역전으로 끝이 났지만 누구도 편하게 웃을 수 있는 경기는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양 팀은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고 그렇기에 풀어내야만 하는 숙제만 가득한 내용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고질적인 수비 불안이 기아는 초반이 나왔고, 한화는 결정적인 순간 터지면 승패를 갈랐을 뿐 그 순서가 바뀌었다면 승패도 바뀔 수 있었을 만큼 양 팀의 문제는 분명했습니다.

 

그나마 대량 실점이 나오지 않았던 것은 양 팀의 선발 투수들이 제 몫을 다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선발이 안정적인 투구로 이닝을 소화하며 기회를 만들어 주었기에 이런 승부를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두 팀 모두 도약과 반전을 위해서는 선발의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어떻든 경기는 기아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 승리로 기아는 지독한 4연패를 끊고 홈에서 연승을 이어갈 기회를 잡았습니다. 반짝 반전을 하는 듯하던 한화는 주말 경기에 이어 주중 기아와의 중요했던 첫 경기를 역전패를 당하며 수요일 경기 선발로 내정된 박찬호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윤석민과 박찬호가 다시 한 번 리턴매치를 벌이는 수요일 경기는 양 팀 모두에게 중요한 경기입니다. 연패를 끊어야 하는 박찬호와 연승을 이어가야 하는 윤석민의 선발 대결에서 승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이번 시리즈 승패가 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흐름은 결국 양 팀의 이번 주 경기 전체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중요한 승부일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지난 번 부진을 씻고 박찬호에게 윤석민은 복수를 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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