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13. 12:25

최다 골 경신한 메시보다 위대했던 박지성의 역전골

박지성의 결정적인 한 방으로 맨유는 첼시를 꺾고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 올라갔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으로 첼시를 압박했던 박지성은 그런 투혼으로 인해 얻은 부상으로 잠시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눈 위가 찢어져 피가 흐르는 상황에서도 지열을 하고 경기에 임한 그는 마침내 큰 경기에 강한 그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주었습니다.

메시와 박지성의 결승골, 이번에는 박지성이 앞섰다



원정 경기였던 챔스 8강 1차전에서 맨유는 난공불락이었던 첼시 안방불패를 무너트리고 1-0의 리드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었습니다. 궁지에 몰린 첼시보다 페이스를 이끌며 유리한 경기를 할 수 있는 맨유는 박지성과 나니 그리고 긱스를 중원에 배치하고 루니와 치차리토의 투톱은 강력한 힘으로 다가왔습니다.

경기를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박지성은 누구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휘슬이 울리자마자 그라운드를 누비며 맨유를 이끌었습니다. 자신이 왜 이 경기에 선발로 뛰어야만 하는지를 탁월한 공간 장악력과 활발한 움직임으로 보여준 그의 하이라이트는 당연히 후반 터진 역전골이었습니다.

전반 양 팀의 공방은 오셔와 긱스가 주고받는 2:1 패스에 이은 환상적인 크로스에 킬러로 등극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치차리토)의 멋진 골로 맨유가 앞서가게 만들었습니다. 골이 나오기 전까지 상황을 보면 맨유가 왜 위대한 팀인지를 쉽게 알 수 있게 합니다.

탄탄한 첼시 수비벽을 무너트리는 정교하고 창의적인 패스와 긱스의 노련하고 세련된 크로스와 골 감각이 극대화되어 있는 루니와 차차리토의 문전 쇄도는 골이 안 나오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마치 축구 게임을 하는 듯한 이 멋진 골은 챔스리그를 봐야 할 이유를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미운 오리새끼가 되어버린 토레스는 전반에 나름대로 기회를 엿보며 최전방에서 노력을 했지만 10경기 연속 무득점의 고리를 끊어내기에는 맨유가 너무 강했습니다. 그에게는 치욕과도 같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된 모습은 항간에 떠돌고 있는 방출 설에 무게를 두게 합니다.

리버풀에서 환상적인 모습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던 엘리뇨 토레스가 5천만 파운드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첼시로 이적된 후 그의 화려함은 더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첼시가 최전방 스타 스트라이커의 무덤이라도 되는 듯 안드리 셰브첸코가 몰락을 하더니, 토레스 역시 11경기에 출전해 골은 고사하고 유효 슈팅이 12개에 불과해 최악의 시즌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셰브첸코의 악몽이 여전한 첼시 팬들로서는 토레스마저 악몽을 재현하고 있는 모습에 경악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나 탐을 냈던 선수였지만 팀을 옮긴 후 전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토레스의 운명은 맨유와의 8강 2차전에서 완벽하게 결정난 듯합니다.

후반 교체되어 들어온 드록신 드록바가 희망을 주는 동점골을 터트린 것과 비교되며 평점에서도 5점과 7점으로 극단적인 비교를 당하며 신세만 처량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전문가 평점은 그나마 양호하지만 팬들의 평점은 3점에 그치며 그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올랐다는 사실은 첼시에서 그가 나설 수 있는 자리는 한정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하지요.

전반전이 멋진 경기력으로 만들어진 맨유의 압승이었다면, 후반전은 교체해 들어간 드록신의 시간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며 절망에 빠진 첼시를 구원하는 동점골을 터트리며 8강전이 어떻게 될지 모르게 만들었습니다. 첼시 팬들에게는 희망이었고 맨유 팬들에게는 불안했던 그 순간을 다시 역전시킨 것은 바로 박지성이었습니다.

전반에도 멋진 패스로 선제골을 도왔던 긱스가 교묘하게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트리는 패스로 박지성에서 골을 패스하고 수비수를 앞에 둔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왼발 슛으로 멋진 골을 터트린 박지성으로 인해 맨유는 4강행을 결정지었습니다.

챔스리그 통산 4호 골을 넣은 박지성은 찬사를 받아도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된 긱스가 박지성의 역전골에 대해 찬사를 보낸 것 역시 그의 골은 위기에 빠질 수도 있는 팀을 구원해준 결정적인 한 방이었습니다.


 

"두 번째 골이 들어가는 타이밍은 아주 중요했다. 첼시가 동점골을 넣은 직후였기 때문에 그들을 좌절시키기에 충분했다"

드록바가 동점골을 넣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며 첼시에게 희망을 안겨준지 단 21초 만에 터진 박지성의 역전골은 자칫 최악의 상황이 될 수도 있었던 맨유를 구한 결정적인 한 방이었습니다.

"두 번째골은 팀이 필요로 한 것이었다. 첼시도 좋은 경기를 했지만 우리는 더 좋은 팀이며 환상적인 내용을 보여줬다. 박지성과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등 그 누구도 맨유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박지성의 진가를 누구보다 명확하게 알고 있는 퍼거슨 감독의 말처럼 첼시 역시 좋은 경기를 했지만 완벽하게 부활한 맨유의 경기력은 트레블을 달성하던 시기와 다를 바 없는 완벽함으로 다가왔습니다. 22살 밖에 안 된 치차리토의 영입은 골가뭄에 시달리던 맨유에게는 희망이었습니다.

골 감각이 루니 못지않은 치차리토는 이기적인 백조 베르바토프를 넘어서며, 루니와 환상적인 조합을 이뤄 맨유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어나갈 재목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원의 마당쇠 역할을 하며 공수에서 빼어난 실력을 꾸준하게 선보이는 박지성마저 탁월한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기에 퍼거슨 감독의 트레블 시절 모습과 닮았다는 표현은 허튼 소리로 들리지는 않습니다.  

1차전을 5-1로 이겨 2차전에서 이변이 없는 한 4강행이 결정된 바르샤는 샤흐타르와의 경기에서 메시의 골로 1-0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메시의 이 골은 그동안 호나우두(브라질)가 전성기 시절 스페인 리그에서 기록했던 '47'골을 넘어서는 기록이 되었습니다.

올 시즌 48골 23 도움을 기록 중인 메시는 꿈의 기록이라는 50골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경기들이 많이 남았고 메시의 페이스대로라면 부상만 없다면 50골 이상은 이미 예약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런 현존 최고의 스타 메시보다 박지성이 빛났던 건 박지성은 팀을 구원했고 메시는 자신의 능력을 뽐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듯합니다.

넓게 봐 메시의 능력이 곧 팀의 승리로 연결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오늘 8강 2차전만 놓고 본다면 한 골씩을 넣은 메시와 박지성 중 우위를 따진다면 당연히 박지성이었습니다. 팀을 위기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구한 골과 메시가 아니어도 4강행이 결정적이었던 순간 터진 골과의 농도 차이는 너무 크기 때문이지요.

바르샤는 4강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운명적인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역사적으로 레알에 강했던 바르샤가 결승에 오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인터밀란을 5:2로 이겨 4강행이 유력한 살케04와 4강전을 다툴 가능성이 높은 맨유가 과연 결승에 올라 바르샤와 리벤지 매치를 가진다면 가장 이상적이고 흥미로운 대결이 될 듯합니다.

이번에는 박지성이 아시아인 최초로 챔스리그 결승전에 선발로 출전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데 일등공신이 될 수 있을지도 기대하게 합니다. 너무 완벽한 골로 맨유를 다시 한 번 4강전에 올린 박지성이 4강전의 사나이가 아닌 결승전의 사나이가 되어 축배를 들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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