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시즌이 재미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잊혀진 선수의 화려한 부활일 것입니다. 그 중 가장 돋보였던 존재가 바로 기아 투수 김진우입니다. 과거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했던 원조 괴물 김진우가 방황을 하며 야구에서 떠나 더 이상 그를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거짓말처럼 다시 프로 무대에 섰고 여전히 강력한 공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며 새로운 성공시대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원조 괴물 김진우, 2013 시즌 화려한 비상을 할 수 있을까?
탄탄한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속구와 폭포수 커브라고 불리는 낙차 큰 김진우의 공은 명품입니다. 2002년 기아에 1차 지명되며 당시 최고였던 7억 원의 계약금을 받으며 화려하게 입성했던 김진우는 최고였습니다. 제 2의 선동열이라는 평가답게 최고의 존재감을 보였던 김진우의 삶은 우여곡절만 가득했습니다.
2002년 프로 데뷔와 함께 삼진상을 받고 국가대표에도 발탁되어 금메달까지 땄던 김진우의 삶은 평탄하고 화려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였습니다. 150km가 넘는 강속구와 폭포수 커브가 그의 주무기였지만 어린 선수인 만큼 제구력에 문제를 가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구력은 충분히 고칠 수 있는 문제였지만 정작 큰 문제는 어머니를 잃은 후 방황하기 시작한 김진우 자신이었습니다.
2002년과 2003년 연속해서 두 자리 승수를 올리며 확실한 기아의 선발 투수로서 입지를 다진 김진우는 2004년 비록 8승에 머물기는 했지만,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며 성장을 보였습니다. 2006년 2점대 방어율과 두 자리 승수에 올라서며 다시 화려한 부활을 보이는 듯했습니다.
김진우의 화려한 부활이 이어질 듯 보였던 2007 시즌부터 나락에 빠지며 김진우의 몰락은 시작되었습니다. 2007년 8점대 방어율로 최악의 시즌을 보낸 그는 2군에서 무단이탈하며 몰락의 조짐을 보였습니다. 이런 그에게 기아는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했고, 김진우의 힘겨운 시간은 시작되었습니다. 5개월 만에 복귀를 위한 준비를 하던 김진우는 2008년 7월에는 예비군 상습 기피로 지명수배를 당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 빠진 김진우에게 기아는 비밀 코치들을 김진우에게 보내 복귀를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진우는 기아 구단의 특별한 배려에도 불구하고 2008년 11월 다시 훈련에 불참하고 잠적하고 말았습니다. 2009년 4월에는 기아 구단과 만나 복귀 논의를 하자는 약속마저 어기며 구단과의 관계는 극단적으로 멀어지는 듯했습니다.
김진우라는 이름을 더 이상 프로에서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기아와의 여러 차례의 약속을 어기고 스스로 몰락했던 김진우에게 기회는 주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2010년 일본 독립리그에서 시즌을 보낸 그는 2011년 기아에 다시 복귀하게 됩니다. 그리고 김진우의 화려한 비상은 시작되었습니다.
2010년 8월 29일자로 기아 타이거즈 소속 선수로 등록을 하고 11월부터 본격적은 훈련에 돌입한 김진우는 2011년 4월 30일 임의 탈퇴에서 해제되었습니다. 프로에 복귀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된 김진우는 2011 시즌 2군 경기에 참여하고 그 해 6월 17일에 2007년 7월 6일 이후 1446일 만에 화려하게 복귀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여곡절을 겪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 김진우에게 팬들은 잊지 않고 뜨거운 박수로 화답해주었습니다.
6월 17일 삼성 전에 복귀해 1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마무리하고 마운드에 내려서는 김진우의 모습에는 떨림이 존재했습니다. 벅찬 감동과 힘겨운 시간을 버티고 이겨내 다시 마운드에 올라선 그의 모습에 야구장을 찾은 많은 팬들은 환호했습니다.
2011시즌 8과 2/3이닝을 던져 2012 시즌에 대한 가능성을 보인 김진우는 2012년 5월 9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1791일 만에 선발승을 올리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습니다. 김진우는 2012 시즌 24 경기에 나서 133과 2/3이닝을 던지며, 10승 5패, 101 삼진, 2.90 방어율로 기아의 주축 선발의 한 명으로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운드를 떠나 있었던 선수라고는 생각이 안들 정도로 김진우의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마ㅣ 2002년 신인 시절로 다시 돌아간 듯 활기차고 패기 넘치는 김진우의 모습은 지난 시즌 기아 경기에서 가장 흥미로운 볼거리였습니다.
2011 시즌을 마치고 겨울 훈련에 돌입한 김진우는 새롭게 바뀐 선동열 감독을 흐뭇하게 했던 선수였습니다. 겨울 훈련에 누구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한 김진우에게 선동열 감독은 기회를 주었고,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완벽하게 잡으며 김진우라는 이름을 프로야구에 새롭게 써내려갔습니다.
제 2의 선동열이라 불리며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했던 김진우. 하지만 그런 화려함을 뒤로 한 채 더 이상 야구 선수로서 돌아올 수 없을 것으로 보였던 그는 다시 마운드에 올라섰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왜 제 2의 선동열로 불렸는지 다시 보여주었습니다. 아직 구속이 과거와 같이 올라오지는 못했지만 환상적인 폭포수 커브와 함께 강력한 정신력이 만들어낸 패기는 그를 다시 최고의 선수로 만들었습니다.
김진우에게 2012 시즌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중요한 해일 겁니다. 이런 김진우가 당당한 최고 선수가 될 수 있는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2013 시즌입니다. 그가 올 시즌 힘든 시즌을 보내게 된다면 다시 절망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WBC 국가대표에 발탁되었지만 부상을 이유로 하차를 했습니다. 큰 부상이라면 걱정이지만 큰 부상이 아니라면 오히려 훈련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의미가 될 듯합니다.
정신력이 문제였던 김진우가 화려한 비상을 했습니다. 가장 낮은 곳까지 떨어져봤던 김진우는 눈빛부터가 달려져 있었습니다. 자신을 구원해준 착한 여자 친구와 야구가 그를 지옥과도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 화려하게 부활을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김진우가 현재의 성공에 취하지 않고 진정한 선수로서 최선을 다한다면 김진우의 성공시대는 2013 시즌부터 일 것입니다. 10승 투수로 화려하게 부활한 김진우가 최소한 지난해와 같은 수준만 해준다고 해도 그의 성공시대는 꾸준하게 이어질 것입니다. 자만에 빠지지 않고 자신의 어두웠던 시절을 잊지 않고 야구에만 최선을 다한다면 김진우에게 더 이상 몰락의 시절은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원조 괴물 김진우의 더욱 화려해진 2013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는 유사한 상황에 빠진 수많은 선수들에게 희망이 되는 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김진우가 그런 존재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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