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는 봉사 활동이라는 것은 무보수를 뭔가를 돕는 행위를 말합니다. 비용을 받고 일을 한다면 그걸 봉사라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절대 봉사가 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연봉 20억을 받는 자가 자신은 봉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면 매우 거만하다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서로 헤어질 결심들을 하는 상황에서는 상대를 배려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팬들과 모여 1년에 한 번씩 치르는 팬 포럼에서 에이스 선수가 마지막을 상상하게 하고, 회장이라는 자는 면전에서 성과를 무시한다면 이들은 이제 남이 될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국회 청문회에 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핵심 인사들과 홍명보 감독이 출석했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확인한 것은 이들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란 확신입니다. 이는 결국 대한민국 축구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는 확신이기도 합니다.
태어나보니 현대가였다는 것 외에는 내세울 것 없어 보이는 정몽규 회장은 왜 그토록 축협에 집착하는 것일까요? 물론 현대가가 축협에 무한한 집착을 보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작지만 공도 존재함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과오가 더 커지면 그 모든 공도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 회장은 국회 청문회 자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듯했습니다. 질문에도 동문서답하며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비판이든 아무런 상관없다는 여유로움도 보였습니다. 너희들이 도대체 뭘 할 수 있다는 건데?라는 그 표정이 시종일관 가득했습니다.
축구팬들의 분노도 아무렇지 않고, 국회의원들의 비판들도 우습게 생각하는 그에게는 믿을 구석은 존재합니다. 현대가라는 거대한 자본의 힘. 그리고 FIFA라는 조직이 내세우는 원칙들 때문입니다. HDC라는 거대한 건설을 중심으로 한 회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 국가의 축구협회장이라는 이름으로 가질 수 있는 권력에 취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건설사 회장이 해외에서 받기 어려운 대우를 축협 회장이라는 이름으로는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FIFA라는 거대 조직 내부에 속해 전 세계를 다니며 제왕적 지위를 누려보는 것에 취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럼에도 한국 축협은 아시아 축구연맹에서도 제대로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위치라는 점은 처참합니다. 우리나라 위상이나 축구 대표팀이 일군 성과들을 생각해 본다면, FIFA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아시아 축구연맹에서라도 한 자리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할 겁니다.
축구 행정이나 정치력도 행사할 수 없는 이 한심한 조직에 국가 지원금이 지급되어야 하는지도 의문입니다. 외부에서 아무런 감사도 제재도 할 수 없는 독재적인 조직 체계는 부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현 축협은 회장을 비롯해 모든 것이 바뀌지 않으면 더 크게 부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홍명보 감독의 마이웨이 역시 정 회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국대 감독으로 선임되어하는 행위가 국가를 위한 봉사라고 포장하는 대목에서 이 자가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있게 합니다. 과대망상에 걸렸다고 표현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기괴한 발언이 아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홍 감독 연봉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추측이 가능한 발언들은 있었습니다. 최소 20억 정도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이제 국내 감독도 해외 감독 수준을 받아도 된다는 식으로 언급한 것을 추론해 보면, 홍 감독은 20억을 받고 자기표현으로는 봉사를 한다고 합니다.
나처럼 위대한 인물이 겨우 20억이라는 푼돈을 받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주장을 그대로 믿을 수 있는 이가 과연 대한민국에 몇이나 될까요? 이런 식의 사고를 하는 자가 과연 국대 감독으로 적합한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미 홍 감독의 전략 전술이 얼마나 허술하고 현장 지휘 능력이 엉망인지 두 번의 경기만으로도 충분히 드러났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이 대단히 능력 있는 감독이라고 스스로 자평하는 모습에서 많은 축구팬들은 경악했습니다. 그저 유럽파 선수들이 알아서 해주는 축구를 하는 감독의 말로는 너무 명확합니다.
"제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던 건 '왜 눈치를 보지 않는가' 하는 것이었다. 눈치를 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해 봤다"
"첫 번째는 정 회장과 홍 감독은 저희랑 살아온 궤적이 좀 다르다는 거다. 대기업 가문의 자제로 태어나셨고, 어렸을 때부터 최고의 엘리트로 자라 왔다.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겠구나, 그래서 우리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두 번째로 '왜 눈치를 보지 않는가' 했을 때 밖에 있는 사람들이 축구협회에 구체적으로 개입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인사권에 우리는 전혀 개입할 수 없다. 아무리 국민들이, 팬들이 경기장에서 '정몽규 아웃, 홍명보 아웃'을 외쳐도 협회 입장에서는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하는 것이다"
"일반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서 축구협회장을 선출할 수 있는 선거인단에 들어갈 수가 없다. 이른바 '체육관 선거'를 하는 거다. 자기편 사람들만 체육관에 모아 놓고 투표를 하면 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팬들과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이다"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정치권이 축구협회 인사권에 자꾸 개입할 경우 'FIFA가 월드컵에 못 나오게 한다'고 겁박을 준다. 팬들의 눈치도 보지 않고, 국민들이 선출한 국회의원의 눈치도 보지 않으면 대체 어디 눈치를 보겠다는 건가. 이 닫힌 조직을 열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박문성 해설위원이 국회에서 정 회장과 홍 감독이 있는 자리에서 소신 있는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그의 발언에 모든 것이 다 담겨 있습니다. 그들이 아무런 눈치도 보지 않고 멋대로 축협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비판은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던 문제였습니다. 축협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우선되는 전제조건이 정 회장 퇴진임은 너무 자명합니다. 퇴진 후 시스템을 완벽하게 바꾸는 것이 순서니 말입니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관계는 올해가 마지막일 것으로 보입니다. 팬포럼에는 토트넘 회장과 감독, 주장이 참여해 팬들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지난해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화제를 모으는 장면들이 많았지만, 올해는 전혀 달랐습니다.
올해 가장 중요한 화두는 손흥민일 수밖에 없습니다. 누가 의도적으로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손흥민을 토트넘에서 떼어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겁니다. 급도 안 되는 토트넘 출신이 손흥민은 이제 끝이라는 막말을 쏟아내는 상황은 현재 분위기를 엿볼 수 있게 합니다.
물론 이런 주장에 황당해하며 오히려 역풍이 부는 것도 흥미롭죠. 그만큼 손흥민이란 존재가 가지는 토트넘의 위상은 엄청나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토트넘에서 손흥민이 빠진다면 어떤 상황이 될지 충분히 상상이 가능합니다.
이는 영국 현지 언론이 도발적으로 언급하는 장면에서도 나오죠. 만약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을 해보라는 말은 쏘니의 위상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케인이 바이런으로 이적한 후 토트넘은 완전히 몰락할 것이라고 모두가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위태로운 토트넘의 멱살을 잡고 유로파리그까지 올라갈 수 있게 만든 것은 손흥민입니다. 말도 안 되는 전력의 토트넘을 이 정도로 만든 것은 엄청나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17골 10 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이 아니었다면 토트넘은 많은 전문가들의 주장처럼 리그 하위권에 머물렀을 겁니다.
그리고 올 시즌에도 이미 2골 2 도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시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엉망인 상태에서 포스텍 감독의 전술이 문제라는 지적들은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최근 경기에서 전술의 변화가 결국 토트넘의 몰락을 잠시 멈추게 했을 정도입니다. 물론 그 중심에 손흥민이 있음은 분명합니다.
이런 팬포럼에서 레비에게 기자는 레전드 세명을 꼽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기자가 원하는 것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레전드였을 겁니다. 하지만 레비의 발언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렵다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그는 악랄했습니다.
"너무 어려운 문제다. 구단에는 훌륭한 선수가 많았고, 나는 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 해리 케인,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가레스 베일 등이 대표적이다"
레비가 꺼낸 세 명은 이해가 가면서도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케인과 베일은 누구나 인정하는 토트넘 레전드입니다. 이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이 일군 성과는 결코 무시될 수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베르바토프를 꼽은 것은 황당합니다.
베르바토프가 축구를 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2년을 토트넘에서 뛴 그가 레전드라고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황스럽기 때문입니다. 2008년 맨유로 이적 전까지 2년 동안 102경기 46골 29 도움을 기록한 인물입니다. 우아한 백조와 같은 그의 골 넣는 능력은 탁월했음은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그가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아합니다. 물론 레비가 회장이던 시절 자신이 좋아하는 레전드라고 하니 그렇다고 인정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손흥민은 10년 동안 토트넘에서 뛰면서 414경기에 나서 164골 86 도움을 기록했습니다.
토트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에 위치한 현역 주장인 손흥민 앞에서 그를 제외한 레비의 행동은 무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더는 손흥민과 함께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내비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더는 손흥민을 통한 돈벌이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돈에만 미쳐있는 존재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니 말입니다.
"미래는 알 수 없다. 거의 10년을 몸담은 여기서 계약이 남아 있다. 그저 이번 시즌에 집중할 뿐이다. 언젠가 이 구단을 떠나는 날이 오더라도 여러분이 계속 웃는 광경, 여러분이 날 클럽의 레전드로 불러주는 걸 보고 싶다"
팬은 손흥민에게 토트넘에서 은퇴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손흥민의 대답은 의외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그가 보여준 팀을 위한 충성심을 생각해 보면 답은 "그렇다"가 아니라면 "그렇게 되기 바란다" 정도였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손흥민은 미래는 알 수 없다는 말로 더는 토트넘과 동행하지 않겠다는 말을 에둘러 표현했습니다. 10년을 뛰었고 아직 계약이 남아있다는 말로 언제든 떠나겠다는 말처럼 다가왔습니다. 손흥민은 '언젠가'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떠나는 날을 언급했습니다.
그렇게 토트넘을 떠나더라도 팬들은 자신을 레전드로 불러주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레비는 손흥민 앞에서 토트넘 레전드는 그가 아니라고 이야기를 했고, 손흥민은 팬들에게 자신을 토트넘 레전드로 불러주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관계의 종말을 드러내는 너무 명확한 발언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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