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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두산에 0-6패, 양현종마저 무너진 기아 전날 역전패가 만든 완패

by 스포토리 2017.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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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을 내세우고도 0-6으로 패했다. 전날 헥터가 나온 경기도 역전패를 했고, 양현종까지 나왔음에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은 크다. 말 그대로 팀의 원투 펀치를 내고 졌다는 것은 단순한 연패 그 이상의 큰 열패감으로 다가오는 것은 분명하다. 


전날 역전패가 지배해버린 경기, 초반 오재일의 홈런이 경기를 지배했다



헥터가 나와 여유 있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내줬다. 누구도 패할 것이라 생각할 수 없는 경기였다. 9회 들어서기 전까지 6-1까지 앞선 경기가 뒤질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 더욱 못 미더운 마무리이기는 하지만 팀의 마무리가 나온 경기에서 완벽하게 승리를 마무리할 것이라 확신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홈런 두 방을 맞으며 역전패를 했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은 그저 팬들을 당황하게 한 것에 그치지 않았다. 헥터가 나온 경기에서 그것도 넉넉한 점수를 얻고도 경기를 뒤집힌 상태는 최악이었다. 이는 단순히 팬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충격을 주었다. 


양현종이 두산에 약한 징크스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그저 징크스일 뿐이고 언제든 이는 반전을 이끌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 경기는 의미 있는 경기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올 시즌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연승만 이끌었던 양현종이라는 점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었다. 


1회는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2회 완전히 무너졌다. 선두 타자인 양의지에게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박건우의 3루 땅볼을 병살로 처리하며 쉽게 마무리하는 듯했다. 다 끝난 듯한 순간 허경민에게 2루타를 내주고, 오재일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사실 오늘 경기는 끝났다. 


초반 2실점이 큰 문제가 될 수는 없다. 얼마든지 반격을 할 수 있는 점수일 뿐이다. 하지만 전날의 트라우마가 경기장을 지배했다. 전날 9회 터진 홈런 두 방은 흐름을 완전히 바꿔버렸고, 그런 기운은 오늘 경기까지 이어졌다. 그 트라우마를 깨운 것은 2회 투런 홈런이었다. 너무 일찍 터진 이 홈런은 실제 양현종을 심하게 흔들었다. 


김재호와 민병헌에게 연속 안타를 맞는 장면은 양현종이 이 홈런이 단순한 2점 그 이상의 충격이었다고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올 시즌 크게 흔들린 적이 없었던 양현종이라는 점에서 2회 난타는 의외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다. 양현종은 3회는 쉽게 넘어갔지만 4, 5회 난타를 당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양현종은 4와 2/3이닝 동안 101개의 투구수로 12피안타, 1피홈런, 1탈삼진, 1사사구, 6실점을 하며 시즌 첫 패를 당했다. 첫 패배도 아쉽지만 더 큰 것은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체력적인 문제가 아닌 난타를 당하며 더는 버틸 수 없어 무너졌다는 점에서 다음 등판이 우려가 될 정도다. 


투수가 한 시즌 30번 넘게 등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 두 경기 무너진다고 큰 문제가 될 수는 없다. 양현종 같은 에이스 급은 더욱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음 경기에 의문을 가질 수는 없지만 아쉬운 것 만은 명확하다. 더욱 전날 말도 안 되는 역전패를 당한 직후라는 점에서 그 충격이 오래 갈 수도 있다는 점이 불안하다. 


같은 좌완이지만 전혀 다른 스타일의 두 투수의 맞대결이었지만 너무 손쉽게 승부가 결정 나며 과연 유희관이 어떤 투구를 할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 느린 공으로 선발 경쟁에서 우월적 존재로 자리 잡은 것이 우연이 아님을 오늘 경기에서도 잘 보여주었다.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기아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했다. 유희관은 9이닝 동안 122개의 공으로 8피안타, 2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으로 완승을 했다. 9이닝 동안 8개의 안타만 내줬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특별한 위기 상황이라고 느낄 수 있는 이닝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완승이라는 표현이 적합해 보일 정도의 투구였다. 느려도 제구력만 좋다면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유희관은 오늘 경기도 잘 보여주었다. 기아는 버나지나와 나지완이 2안타씩을 기록한게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버나디나는 완연하게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하지만 핵심 타자인 최형우가 완벽하게 유희관에 막히며 좀처럼 타선을 이끌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쉬웠다. 그만큼 기아 타선이 최형우 의존이 강하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나지완이 2안타를 치기는 했지만 하위 타선들 역시 오늘은 침묵을 지키며 좀처럼 득점을 올릴 수 없었다. 


야구는 기싸움이다. 양 팀이 붙어 승패를 겨루는 것이 야구라는 점에서 어느 팀의 기가 더 쎈가가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만약 전날 경기를 당연하게 기아가 잡았다면 오늘 경기 역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밀렸던 두산은 9회 말도 안 되는 역전을 올리며 자신감이 극대화되었다. 


그런 자신감은 양현종과 대결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적극적인 두산 타자들의 힘은 9회 대역전극이 만든 힘이라는 사실만은 명확하다. 위기 상황에서 과연 김진우는 스윕을 막을 수 있을까? 전 경기에서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선발 투수로서 역할만 해주면 이제 모든 몫은 타자들이다. 


기 싸움에서 무너진 기아는 결국 두산에 완벽하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하위권으로 쳐진 두산은 치고 나오기 시작했다. 우승 후보답게 강력한 힘을 보여주고 있는 두산에 약점을 잡히면 기아의 우승 가능성 역시 그만큼 약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두산의 에이스가 나오는 일요일 경기를 기아가 잡는다면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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