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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유럽리그

아스날에 패한 맨유, 1위 경쟁이 흥미로워졌다

by 스포토리 2011.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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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나 아스날 모두에게 너무나 소중하고 잡고 싶었던 상대였습니다. 시즌 19번째 우승을 위해 8부 능선을 넘어선 맨유와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을 놓칠 수 없는 아스날의 대결은 그래서 더욱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죽음의 레이스에 지친 맨유, 아스날의 적수는 아니었다




맨유의 패인은 죽음의 레이스 중간에 아스날과 첼시라는 최강을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챔스리그 4강전과 리그 대결이 3, 4일 간격으로 지속되는 상황은 운명의 장난이라 하기에 너무 비참할 정도로 최악의 대진이었습니다.

 

리그 최강의 유망주들이 모인 아스날의 '뱅거의 아이들'이라 불릴 정도로 뱅거의 영향력이 큰 팀입니다. 뛰어난 유망주를 모아 최고로 만들어 가는 과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 우승을 하지 못한 상황은 완벽해 보이던 아스날에 균열을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유망주에서 축구 천재로 성장해 가는 선수들이 우승에 대한 열망 또한 높아질 수밖에는 없었고 그런 기대가 현실에서는 좌절로 이어지자 하나 둘 아스날을 떠날 것이라는 기사들로 도배되기 시작했습니다. 리그 우승 뿐 아니라 챔스에서의 성적도 기대만큼 이뤄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스날은 그 자체가 위기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맨유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아스날은 승점 6점 차이로 마지막까지 리그 우승에 대한 열망을 놓지 않게 되었어요. 첼시와 맞대결을 하는 맨유와 남은 두 경기에서 그들의 성적과 아스날의 성적에 따라 우승의 향방은 갈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실낱같은 희망이 있었기에 아스날의 맨유전은 활기가 넘쳤고 승리에 대한 열망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았습니다. 시작과 함께 중원을 장악하며 강력한 공격을 퍼 붙는 아스날로 인해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맨유는 13분이 흐르며 반격을 시작했지만 곧이어 강력한 역습을 하는 아스날로 인해 실점 위기까지 맞이했습니다. 에브라의 슈퍼 세이브가 아니었다면 초반부터 아스날에게 실점을 하고 밀리는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맨유로서는 한 숨 돌릴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수비수 파비우의 멋진 드리블에 이은 패널티 박스에서 나니에게 전해준 패스까지는 좋았지만 골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좀 더 빨리 패스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냐를 비롯한 강력한 아스날 수비를 뚫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오늘 양 팀에는 두 개의 결정적인 오심이 있었습니다. 전반 맨유 패널티 박스로 깊숙하게 향하던 반 페르시가 결정적인 패스를 받으며 비디치와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비디치는 손을 사용해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라인 부심은 그들의 진행상황을 쫓기는 했지만 파울을 불지 않았고 페르시의 강력한 항의에도 묵묵부답을 함으로서 홈 팬들의 격렬한 항의를 받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물론 현장에서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대해 기계처럼 정확하게 판정을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마라도나의 신의 손에 버금갈 정도로 '비디치의 신의 손' 사건으로 기록될 이번 논란은, 그나마 아스날이 승리했기에 잠잠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심판의 실수는 후반 맨유에게도 있었습니다. 0-1로 밀리던 맨유는 교체되어 들어간 오언이 결정적인 순간 상대 수비의 악의적인 파울로 패널티 박스에서 쓰러졌습니다. 느린 화면으로 봐도 의도적으로 오언의 발을 밟는 장면이 보여 패널티 킥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었지만 전반 심판의 실수를 만회하기라도 하듯, 주심은 파울을 불지 않았습니다. 잘못된 판정은 또 다시 잘못된 판정으로 이어졌고 두 팀 모두 서로의 승패에 대해 쉽게 수긍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은 심판의 오심이었습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전반 부진했던 나스리를 뻬고 아르사빈을 투입해 더욱 공격적인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전반 보다는 조금 느슨한 경기를 보이던 아스날은 56분 경 아론 램지의 회심의 일격으로 균형은 무너져 버렸습니다. 안데르송을 대신해 발렌시아가 투입되자마자 맞이한 위기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퍼거슨으로서는 윙에서 중앙으로 자리를 옮긴 박지성이 램지를 마크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아쉬워하지만 이를 어느 한 선수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램지의 골이 경이적이었습니다. 선수들이 밀집해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마크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누구도 그가 그런 멋진 골을 넣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결과적으로 실점을 한 맨유는 느슨하고 흐트러졌던 전력이 다시 하나가 되어 아스날을 몰아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최소한 무승부를 이루기 위해 베르바토프와 오언까지 투입해 공격을 시도했지만 철저하게 맨유 경기만을 기다리며 전략을 짰던 아스날의 벽을 무너트리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박지성이 패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 파울을 얻어내며 프리킥 기회들이 자주 제공했지만 전문 키커로 나선 루니와 나니가 골로 연결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수비라인에서 단 한 번의 패스로 전방에 나가 있는 에브라에게 패스를 하는 박지성의 모습은 최고라고 칭찬을 받아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만약 그 환상적인 패스가 골로 이어졌다면 패배의 주범으로 박지성이 몰리지는 않았을 테니 말입니다.

오늘 맨유가 아스날에게 질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문제는 챔스리그 4강 원정전에서 너무 많은 힘을 소진했기 때문입니다.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주축 선수들을 쉬게 하기는 했지만, 쉽게 피로가 회복할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움직임은 무거웠고 작전을 수행하기에는 샬케04와의 대결은 맨유를, 맨유 답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에 반해 철저하게 일주일동안 맨유와의 경기만을 위해 준비한 아스날은 비록, 팀의 핵심인 파브레가스가 빠진 상황에서도 맨유를 압도할 수 있었습니다. 초반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끊임없이 움직이며 발이 무거워진 맨유를 위협한 아스날은 작전의 승리이자 맨유와 너무 다른 후반 경기 일정이 준 승리이기도 했습니다.

전날 토트넘에게 행운의 승리를 거두며 선두 맨유와 승점 3점까지 만들었던 첼시로서는 아스날의 승리로 인해 역전 우승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다음 주 맞대결에서 첼시가 맨유에게 승리를 한다면 승점이 같아지지만 골득실에서 앞선 첼시는 1위로 올라설 수 있습니다.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게 되면 맨유가 모든 경기를 승리한다고 해도 우승을 할 수 있기에 첼시로서는 절호의 역전 찬스를 잡은 셈입니다.

위기에 놓인 맨유로서는 샬케04와의 챔스 4강 2차전을 더욱 힘들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결코 우습게 볼 수 없는 안방 경기에서 어떤 라인업을 가지고 샬케와 맞서야 하는지 퍼거슨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우선 중요한 첼시와의 리그 경기에 맨유의 모든 전력을 쏟아 부을 것은 당연합니다.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홈에서 샬케04와 대결을 벌이는 맨유는 베스트 멤버보다는 실점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추가점을 노릴 수 있는 경기 운영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중원에는 노장 듀오인 긱스와 스콜스가 자리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최전방에는 베르바토프가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수비라인의 연속된 경기에 대한 중압감을 어떤 선수로 대처하느냐는 문제가 중요할 수밖에 없지만, 오셔, 오셔, 하피엘, 파비우 등 동원 가능한 자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최소한 아스날과의 원정경기에서 승점 1점만 땄어도 첼시와의 경기가 수월할 수 있었던 맨유로서는 2-0으로 앞선 샬케04와의 경기는 최대한 실점 없는 경기로 이끌고 모든 전력을 첼시와의 주말 맞대결에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팬들 입장에서는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이 치열한 상황은 즐겁습니다.

느슨한 경기가 아닌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보는 것은 축구팬들로서는 행운이기 때문이지요. 그와 달리, 마지막 순간까지 안심할 수 없는 EPL 팀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우승 혹은 챔스와 유로파 컵 진출권을 따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소한 아스날의 승리로 프리미어리그 우승 대결은 더욱 흥미로운 상황이 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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