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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롯데에 6-7 석패, 최준석 만루 홈런이 버거웠던 기아 막판 힘이 돋보였다

by 스포토리 2015.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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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전날 1점 차이로 승리를 거두더니 수요일 경기에서는 롯데의 파괴력이 돋보인 경기였습니다. 초반 두 개의 홈런은 승패를 갈랐고, 너무 멀어진 점수 차로 경기는 그렇게 끝날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기아는 달라졌고, 쉽게 물러나지 않은 그들은 막판 짜릿한 승부로 팬들을 흥분하게 했습니다. 

 

기아 지더라도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기아에게  연승은 쉽지 않았습니다. 화요일 경기에서 신구 에이스들인 양현종과 윤석민의 확실한 투수로 연패를 막아냈습니다. 끈질긴 승부로 연패를 끊고 몇 년 동안 이어져왔던 롯데와의 악연도 그렇게 끊어내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롯데 역시 결코 만만한 팀은 아니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에이스에 밀려 제대로 공격을 하지 못한 롯데는 초반부터 선발 험버를 밀어붙이며 승부를 일찍 승부 짓는 듯했습니다. 빠르고 정확한 제구력으로 롯데 타자들을 잡아내던 험버는 단 한 번의 실투가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1회 삼자범퇴에 이어 2회 시작과 함께 최준석과 김대우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확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꺾이지 않은 변화구가 가운데로 들어섰고, 이를 놓치지 않은 강민호는 홈런으로 연결했습니다.

 

맞는 순간 완벽한 홈런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이 대단한 한 방으로 험버는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홈런을 제외하고는 완벽한 모습을 보였던 험버였지만, 3회 부터 흔들림은 더욱 크게 일었습니다. 선두타자인 김문호에게 2루타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삼진과 볼넷이 이어지며 2사 만루 상황까지 만들어냈습니다.

 

볼넷이 많지 않던 험버가 고비마다 볼넷을 내주며 급격하게 흔들리는 모습은 좋은 징조가 아니었습니다. 전 타석에서 삼진으로 잡은 최준석과의 대결에서도 몰리다 어쩔 수 없이 던진 빠른 공이 펜스를 넘기는 그랜드슬럼으로 이어지며 경기 승패는 사실 그 지점에서 끝났습니다.

 

3회 5-0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기아에게도 빠르게 추격할 수 있는 기회는 있었습니다. 말 공격에서 기아는 선두 타자인 이성우가 볼넷을 얻어나갔습니다. 물론 후속 타자들이 모두 내야 땅볼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강한울의 적시타로 1점을 얻으며 기회는 중심 타선으로 이어갔습니다. 필을 상대하기 껄끄러웠던 이상화는 나지완을 선택했고, 그의 의도대로 나지완은 추가점을 뽑아내지 못하고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나지완이 적시타로 최소 추가 1점이라도 올렸다면 오늘 경기는 중반으로 넘어가기 전부터 치열한 승부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심 타선이 터지지 못하며 무산된 경기는 5회 추가 실점으로 완벽하게 롯데로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4회를 삼자범퇴로 잡아냈지만, 5회 선두 타자인 오승택에게 안타를 내주고 볼넷과 안타가 이어지며 2실점을 한 험버는 거기까지였습니다.

 

험버는 5이닝 동안 94개의 투구수로 5피안타, 5탈삼진, 3사사구, 7실점을 하며 패전 투수가 되었습니다. 안타 수에 비해 실점이 큰 것은 초반 터진 두 개의 홈런으로 5실점을 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빠른 공과 좋은 제구를 갖췄다는 점에서 험버의 역할이 기대되기는 하지만 작은 실투가 결국 승패를 완전히 갈랐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했습니다. 

 

7-1로 뒤진 기아는 6회에도 반격을 기회를 잡았습니다. 선두 타자인 필이 안타로 나가며 중심타선에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4번 타자인 나지완이 3루 땅볼로 병살 처리되며 모든 기회는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중심 타선에서 아쉬움을 보였던 기아는 7회 다시 반격을 시작했습니다. 

 

최근 기아의 공격을 이끄는 타자 중 하나인 김다원이 선두 타자로 나서 시원한 2루타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후속 타자들이 외야 뜬공과 내야 땅볼로 물러나며 실점 없이 끝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첫 1군에 이름을 올리고 경기에 나선 김호령이 안타를 치고 강한울이 볼넷을 얻어내는 과정에서 와일드 피칭으로 1득점을 하며 기회를 이어갔습니다. 해결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었던 필은 아쉽게도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더 이상의 득점은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좀처럼 터지지 않던 점수는 8회 극적으로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나지완이 허무하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고 최희섭마저 삼진으로 물러나며 8회 공격 역시 끝나는 듯했습니다. 투아웃 상황에서 이범호가 안타로 포문을 열고, 김다원이 유격수 앞 안타로 상황을 이어간 후 이홍구의 적시 2루타로 경기는 뜨거워졌습니다. 최용규의 안타까지 이어지며 7-2의 경기는 언제든 동점과 역전이 가능해진 7-5까지 줄일 수 있었습니다.

 

2점차에서 맞은 기아의 9회 말 공격은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1사 후 필이 시원한 2루타로 기회를 잡고 2사 후 최희섭의 적시타로 1점 차까지 경기를 좁히며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2사 상황이기는 했지만, 박기남의 안타에 김다원이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가며 베이스는 모두 찼습니다.

 

1점차 경기에서 9회 말 마지막 공격에서 2사 만루 상황은 긴장감이 극대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대타로 나선 차일목은 볼 카운트까지 몰고 가며 기아와 롯데 팬 모두를 긴장시키게 만들었습니다. 공 하나면 모든 것이 결정 나는 순간 파울마저도 모두를 긴장하게 했습니다. 마지막 공을 잘 때린 차일목이었지만 발 빠른 중견수 김민하가 빠질 수도 있는 플라이를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기아가 비록 1점차로 패하기는 했지만 오늘 같은 경기를 해준다면 누구도 그들을 탓하거나 비난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초반 아쉬움 홈런 두 방과 중심 타선이 여전히 답답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경기를 쉽게 내주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여전히 갈 길이 멀고 풀어내야 할 과제들도 산재합니다. 안타와 거리가 멀어진 4번 타자 나지완의 무기력이 언제 끝날지는 중요한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이범호가 그래도 어제 경기부터 안타를 치기 시작하며 부활을 예감하게 했습니다. 필-나지완-최희섭-이범호로 이어지는 기아의 중심타선이 이름값만 해준다면 그들은 결코 쉽게 무너질 팀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나지완의 타격감 회복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스틴슨이 나서는 목요일 경기 승패가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큰 점수 차에서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기아라면 조만간 반전은 이뤄낼 것입니다. 신인이지만 투수까지 대주자로 내세울 정도로 모든 것을 쏟아 붓는 경기는 당연하게도 간절함을 함께 한다는 점에서 기아가 보여줄 행보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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