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보다 값졌던 2루타, 이승엽의 부활을 기대한다
국내 최고의 홈런 타자인 이승엽의 일본 생활은 냉온을 오가는 상황입니다. 일본 최고의 팀이라는 요미우리 4번 타자로서 국내의 활약을 이어가며 일본에서도 최고의 타자로 군림하던 그가 이토록 무너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요미우리 시절 부상과 함께 시작된 부진은 결국 그가 오릭스까지 오게 된 이유가 되었지만 그에게는 부활의 명분도 함께 했었습니다. 더 이상 자신의 부활에 관심이 없는 요미우리보다는 이승엽이라는 타자를 원한 팀에서 화려한 부활을 하겠다는 그의 바람은 박찬호의 참여와 함께 완벽하게 영글어갔습니다.
시즌 시작과 함께 시원한 홈런을 치며 오릭스 벤치를 흐뭇하게 했던 이승엽은 박찬호의 호투와 함께 시즌 초반 코리안 투타의 힘을 과시했었습니다. 하지만 약속이라도 한 듯 둘 모두 부진에 빠지고 2군에 내려가기까지 하는 수모를 당하면서 그들은 절치부심을 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미 심한 슬럼프를 겪어야만 했던 이승엽으로서는 더 이상 갈 곳도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이라 할 수도 있는 오릭스에서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과거 최고였을 때의 타격 폼이 아닌 찍어 때리는 듯한 타격은 장쾌한 장타를 생산해내기는 한계가 분명했습니다. 자연스러운 스윙에 마지막 순간 약간 퍼 올리는 듯한 그의 스윙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며 홈런으로 이어지고는 했는데 그런 모습이 사라진 이승엽에게 장타는 낯선 단어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타격 폼에서 나온 부진은 그를 힘들게 했습니다. 2군에 내려가고 다시 1군에 서서도 대타 요원으로 나서 범타와 삼진으로 물러나는 그의 모습을 보며, 한 시즌 아시아 최고 홈런 기록을 세웠던 이승엽을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승엽을 사랑하고 부활을 간절하게 기대했었던 팬들에게는 차라리 국내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굴뚝같았을 정도로 힘겨워하는 그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런 그가 서서히 자신의 페이스를 찾기 시작하며 라이언 킹 이승엽의 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3경기의 결과만 보면 전성기 시절 이승엽의 모습이라 부를 수 있을 듯합니다. 7할이 넘는 타율에 홈런 2개, 5타점으로 오릭스의 승리에 혁혁한 공헌을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부활을 조심스럽게 외쳐도 좋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것은 꾸준한 타격 페이스를 그가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의문입니다. 1군과 2군으로 오갔던 5월은 차치하고라도 6월에도 꾸준한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었기 때문에 현재 보여주고 있는 타격 페이스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궁금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현재 그가 보여준 타격 페이스를 꾸준하게 이어가며 0.212인 타율을 2할 대 후반 혹은 3할 대까지 올릴 수 있느냐는 중요합니다. 이는 곧 이승엽이 타격 부진에서 완벽하게 벗어났음을 이야기해주는 대목이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안타(25)보다 많은 삼진(49)에 역전을 가하고 3개인 홈런을 빠른 시간 안에 두 자리 수로 만든다면 이승엽의 부활은 객관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을 듯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이번 이승엽의 타격에 희망을 이야기 하는 이유는, 과거 가장 안정적인 타격 자세로 최고의 전성기를 지내던 시절과 같아졌다는 점입니다. 선수가 타격 폼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욱 오랜 시간 자신 몸의 일부처럼 세 겨져 있는 폼을 바꾸는 것도 힘들지만, 이를 완벽한 자신의 무기로 만들기도 힘겨울 수밖에는 없지요. 흐트러졌던 타격 폼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이런 자세로 인해 안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이를 통해 이승엽의 파워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은 일회성이 아닌, 장기간 타격 페이스가 꾸준한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반증이 될 테니 말입니다.
아직은 이승엽의 이름값을 하지 못하는 타율이고, 홈런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감을 찾은 이승엽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통쾌한 타격으로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그가 다시 한 번 그 대단한 타격으로 일본에서도 한국 대표 타자의 위상을 다시 드높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홈런에 이은 타격 부진이 아닌, 이후에도 멀티 히트를 쳐내면서 이승엽의 부활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만으로도 행복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이제는 박찬호의 부활을 이야기해야 하는 순간인가요? 이승엽과 박찬호가 투타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아 화려한 비상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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