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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한국 독일에 2-0 완승, 충분히 아름다웠던 탈락

by 스포토리 2018.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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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회 우승팀이 또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세 경기 연속 전 대회 우승팀 탈락이라는 저주를 독일은 피하지 못했다. 경우의 수까지 따져했던 F조는 의외로 진정한 죽음의 조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한국은 독일을 2-0으로 완파하고, 첫 조별 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안겼다. 

심판 도움에도 무기력했던 독일, 김영권과 손흥민 연속골 완승으로 마무리했다



초반 흐름을 지배하지 못하면 이기기 힘들다. 더욱 독일의 경우 전반전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첫 경기 멕시코에게 패하며 모든 것이 꼬였던 독일. 스웨덴 전에서 어렵게 2-1로 이기기는 했지만 세계 1위 팀의 위상은 보이지 않았다. 경기력만이 아니라 경기 후 인성 논란까지 일 정도였다.


독일 팀들은 오늘도 무거웠다. 그리고 한국 대표팀은 좀 더 영리하고 강했다. 부상이 많아 초반 전력에서 많은 변동이 있기는 했지만, 오히려 더욱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수비 라인에 새로운 선수 두 명이 출전하며 더욱 단단한 족쇄 수비를 보였다는 점은 다행이고 아쉬웠다.


골키퍼 조현우는 오늘 경기에서도 결정적인 선방을 하며 흐름을 바꾸기도 했다. 만약 선방이 없었다면 경기는 독일의 페이스로 이어지며 대량 실점 경기를 할 수도 있었다. 모든 것은 흐름이다. 그 흐름을 어떻게 가져가느냐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조별 리그 세 경기에서 조현우의 활약을 결정적이었다. 


마지막 경기에서 처음 출전한 홍철과 윤영선은 왜 그동안 출전하지 못했는지 의아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장현수를 위로 올리고 윤영선을 중앙 라인에 세우며 한국 수비는 단단해졌다. 김영권과 윤영선이 지킨 중앙 수비는 독일 선수들을 완벽하게 틀어 막았다. 


장현수가 수비에서 멀어지며 수비가 더욱 단단해졌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선수에게 너무 모질게 이야기를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앞선 두 경기에서 중앙 수비수 장현수에 대한 아쉬움은 결국 팀 패배로 직결되었기 때문이다. 전략의 실패라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수비가 완벽하지는 않았다. 공중볼 다툼에서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경우들이 많았다. 그렇게 완벽한 기회를 주는 경우들이 몇 차례 나왔지만 그 모든 것을 조현우가 막아냈다는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뜬공 처리와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부분에서 아쉬움은 여전했다. 그만큼 손발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이런 식의 창의적인 공격 상황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방법이 부족함이 잘 드러났다. 


스웨덴 경기를 멕시코와 했던 전략으로 싸웠다면 승패를 확신할 수 없었다. 전략의 실패는 부담으로 다가왔고, 멕시코 경기에서도 두 번의 수비 실책이 결국 패배로 이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마지막 독일과의 경기는 앞선 두 경기의 부진을 씻는 가장 완벽한 경기였다. 


초반 독일에 밀리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했다. 너무 긴장한 채 경기를 하게 되면 실수가 나오게 되고, 그렇게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경우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전반전 독일의 예봉을 막아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장신 고레츠카에게 프리 헤더 기회를 주는 등 위험도 있었지만 잘 막았다.


후반 역시 팽팽한 경기로 이어졌다. 점유율에서는 독일의 완승이었다. 70%가 넘는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게 승리로 이어질 수 없음을 다시 보여준 셈이다. 점유율 축구가 더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왔음을 한국 대표팀이 보여준 셈이기도 하다. 


첫 경기에 나오지 못했던 문희찬은 멕시코 전에도 좋은 모습으로 한국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독일과 경기에서도 많은 활동량으로 공수를 오가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말 그대로 사력을 다해 뛰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아쉬웠던 것은 구자철이었다. 독일에서 뛰고 있는 만큼 독일과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기대했지만 부상으로 교체되었다. 


첫 경기에서도 존재감이 제로에 가까웠던 구자철은 독일 전에서도 전혀 가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황희찬과 교체되었다. 황당한 것은 교체해서 들어간 황희찬을 23분 만에 고요한으로 교체한 것이다.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빠진 것도 아닌데 왜 후반 교체한 선수를 바로 교체했는지 알 수가 없다. 


황희찬이 손흥민과 겹친다는 지적은 많았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도 공격을 하는 과정에서 겹치는 모습도 있었다. 황희찬을 투입한 것은 뭔가 노림수가 있었을 텐데 부상이 아닌 상황에서 다시 교체한 것은 감독의 문제를 다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장현수의 경우 중앙으로 올라와 오버래핑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다. 하지만 오버래핑만 하지 공을 전방으로 전달하는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세 차례나 좋은 상황에서 모두 수비수에 막히고 말았다. 0-0이던 경기는 추가 시간이 주어지며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손흥민의 낮은 코너킥이 혼전 속에서 수비수 김영광으로 향했고 침착하게 골로 연결했다. 하지만 심판은 오프사이드 선언을 했지만, VAR을 통해 골로 정정되었다. 오늘 경기에서 미국 심판은 철저하게 독일의 편에 선 모습으로 일관했다. 독일 선수의 완벽한 반칙은 무시하고, 반칙을 당한 손흥민에게 헐리우드 액션이라며 엘로우 카드를 내민 마크 가이거 심판은 최악이었다. 


호날두에게 경기전 유니폼을 요구했다며 편파 판정 논란이 있었던 마크 가이거는 오늘 경기에서는 오직 독일이 16강에 오르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완벽하게 독일을 무너트린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이 더 자랑스러웠다. 


추가 시간에 실점을 한 독일은 골키퍼 노이어까지 공격에 나섰다. 1골이든 2골이든 지면 끝인 상황에서 모두가 공격에 가담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노이어에게 공을 빼앗아 주세종은 상대 골대를 향해 찼다. 전방에 있던 손흥민은 전력 질주를 했고, 상대 수비가 제대로 따라오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승리를 완성하는 두 번째 골을 넣으며 한국은 독일을 2-0으로 이겼다.


조별 리그 제도가 정착된 이후 단 한 차례도 탈락한 적이 없었던 독일이 처음으로 졌다. 지난 대회 우승팀으로 2회 연속 우승을 노렸던 독일을 무너트렸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리고 아시아 팀 최초로 독일을 잡았다는 점도 대단한 일이다. 조별리그 꼴찌로 몰아넣은 한국의 승리는 조만간 시작될 아시안 게임 우승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한국과 독일은 첫 경기를 망치며 모든 것이 틀어졌다. 스웨덴과 경기에서 전략적 실패는 아쉬운 패배로 이어지게 했다. 멕시코와 경기에서는 두 번의 수비 실책이 패배를 불렀다. 모두 아쉬운 경기였다. 하지만 독일 전 부상 등의 이유로 변한 라인업은 오히려 더욱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위대한 승리를 만들어냈다.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끝났다. 이제 아시안 게임이 남았다. 손흥민이 군 면제를 받기 위해서는 우승을 해야 한다. 일본이나 중동 팀들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우승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이번 실패는 오히려 큰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독일을 꺾은 그 동력으로 아시안 게임 우승을 할 수 있기 고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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