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6. 12. 09:48

최준 결승골 이강인 도움, 한국 최초 U-20월드컵 결승 올랐다

한국 축구 역사가 새롭게 작성되었다. 그 누구도 오르지 못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 축구가 오른 최고의 자리는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준결승에 오른 것이 최고 성과였다. 하지만 이제 그 기록은 과거가 되었고, 어린 선수들이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FIFA 주관 국제 경기 결승에 오르게 되었다.

 

어린 형 이강인의 발에서 시작해 최준이 완성한 결승행 골

 

 

20살 이하 어린 선수들이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 누구도 오르지 못한 결승에 서게 되었기 때문이다. 크게 주목하지 않은 관성처럼 16강이나 8강에 오르면 그게 최고라고 생각했던 모두를 민망하게 만든 경기력이 아닐 수 없다. 예선 첫 경기에서 포르투갈에 패 했을 때 이미 그들에 대한 기대를 접은 이들도 많았다.

첫 경기 패배 후 대표팀은 무적의 팀이 되었고, 그렇게 결승까지 오르게 되었다. 36년 만에 다시 4강에 올랐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던 그들은 돌풍의 팀인 에콰도를 상대로 조금도 주눅 들지 않은 경기력으로 끝내 결승까지 오르게 되었다. 

 

중심은 두텁게 한 3-5-2로 나선 한국 대표팀은 강했다. 경기를 치르면 치를 수록 조직력이 완성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경기가 계속되며 조직력의 힘은 결국 무적의 팀으로 만들어냈다. 어느 한 부분만 강해서는 결승에 올라가기 힘들다. 공격과 수비 조화가 잘 이뤄졌다는 의미다.

 

에콰도르와 치른 4강전 경기는 한국 선수들의 당당함이 빛났다. 충분히 이기고 결승에 갈 수 있다는 자부심이 강했다는 사실은 경기 시작과 함께 터진 슛들이 증명했다. 주눅 들고 두려움에 떠는 경기가 아니라, 월드컵 우승컵을 들겠다는 포부와 당당함은 경기를 지배하게 만드는 힘이었다. 

 

시작 1분 만에 최준의 기습적인 슛이 나오며 에콰도르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오늘 경기의 히어로가 된 레프트 윙백인 최준은 시작부터 강렬함을 보였다. 전반 14분에도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최준이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프리킥을 얻어내는 과정에서 두 선수의 호흡이 잘 드러났다.

 

한국 대표팀이 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을 이끈 것과 달리, 에콰도르는 경기 초반 한국 수비진을 뚫기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골에 가장 가까운 슛은 전반 37분 에콰도르 주포인 캄파나에게서 나왔다. 한국 수비수 다리에 맞고 굴절이 되기는 했지만, 슛은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골에 가장 가까운 슛이 나왔던 셈이다. 3위로 겨우 16강에 오른 에콰도르였지만, 이후 승승장구했다. 중거리 슛을 비롯한 상대를 압박하는 강력한 체력과 남미 특유의 기술 축구는 강력한 상대들을 모두 제압했다. 그렇게 올라온 에콰도르를 상대로 대한민국 대표팀은 완벽한 상황에서 나온 골로 제압했다.

 

캄파나의 가슴 쓸어 내리게 만드는 슛이 터진 직후 한국 대표팀은 기회를 잡았다. 에콰도르 진영에서 프리킥 찬스가 왔다. 한 번에 슛을 시도할 수 없을 정도로 먼 거리였다. 중앙에 선수들이 밀집한 상황에서 이강인의 선택은 다시 최준이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상황이 만들어졌고, 골로 이끌었다.

 

모두가 중앙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이강인은 표정 연기로 모두를 속였다. 하지만 최준과 짧은 눈빛 교환을 통해 완벽한 공간에 공을 내주고, 쇄도하던 최준은 급하게 몰려든 에콰도르 수비수 3명을 무기력하게 만들며 골로 연결했다. 이강인의 빛나는 패스가 아닐 수 없다.

수비수인 최준의 슛 역시 대단했다. 이강인이 공간을 만들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완벽한 패스를 했다고 해도 결정을 해주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런 점에서 최준의 슛은 완벽했다. 늦었지만 에콰도르 수비수 세명이 밀고 들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 박자만 주저했어도 골은 나올 수 없었다.

 

한국 대표팀의 고질적인 문제가 U-20 대표팀에서는 많이 사라졌다. 당돌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들은 경기력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흔들림 없이 강력한 모습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장면은 그들이 진정 대한민국 축구 르네상스를 이끌 황금세대임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후반전 양 팀은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에콰도르 알바라도의 중거리슛이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었다. 한국은 후반 9분 이른 시간 김세윤을 빼고 조영욱을 투입했다. 공격 전술을 바꾸며 수비 위주의 경기가 아니라 추가골을 넣을 수 있는 전략을 세웠다. 이 부분도 기존 대표팀과 전혀 달랐다.

 

골을 넣은 후 곧바로 잠그기 위한 전략으로 돌아서 오히려 화를 부르며 역전을 허용하는 패턴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공격수를 교체하며 보다 강력한 공격 축구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조영욱이 투입된 후 한국 대표팀의 공격은 보다 강해졌다.

이강인의 프리킥와 고재현의 중거리 슛 등은 충분히 골로 연결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에콰도르 역시 만만한 팀은 아니었다. 후반 25분 팔라시오스의 중거리슛에 실점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중거리슛으로 상대를 무너트려왔던 에콰도르라는 점에서 간담이 서늘해지는 장면들이었다. 

 

정 감독이 대단한 것은 에이스 이강인을 8강에 이어 4강에서도 후반 교체를 했다는 점이다. 8강에서는 작은 부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4강은 후반 27분 제법 이른 시간에 박태준과 교체를 시켰다. 결승을 위한 체력 안배라는 측면도 있지만, 박태준을 통해 새로운 공격 루트를 개척하려는 의도가 강했다. 

 

박태준으로 교체된 후 조영욱은 엄청난 중거리슛이 나왔다. 라미레스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다면 아름다운 골이 되었을 슛이었다. 흘러나오는 공을 다시 시저스킥을 시도하는 모습에서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주저함이 없이 적극적인 그들의 모습은 새로운 시대가 왔음을 직감하게 했다.  

 

후반 40분 엄원상의 골이 무산된 상황은 아쉬웠다. 오세훈의 침투 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스피드로 상대를 제치고 박스 우측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로 골이 인정되지 않은 상황은 아쉽기만 했다. 완벽하게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을 놓친 한국은 추가 시간 위기를 맞았다.

후반 45+3분에 골이 나왔다. 골대를 맞고 나온 공이 앞에 있던 에콰도르 선수를 맞고 한국 골문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시작 지점이 된 프리킥 상황에서 이미 오프사이드 상황이었다. 이후 벌어진 모든 것이 무의미했다는 의미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종료 직전에 나왔다.

 

마지막 공격이 될 수밖에 없는 시간 코너킥은 완벽하게 에콰도르 주포인 캄파나에게 이어졌다. 완벽한 상황에서 나온 헤더슛은 골의 궤적을 그렸다. 하지만 엄청난 순발력을 보인 골키퍼 이광연의 선방은 에콰도르를 절망하게 만들었다. 누가 봐도 골이었지만, 그 짧은 순간 반응해 쳐낸 이광연의 선방으로 경기는 한국의 1-0 승리로 완성되었다. 

 

세대별 대표팀에서 뛰는 골키퍼들의 실력이 뛰어나다. 가장 중요한 포지션 중 하나인 골키퍼들이 재능이 뛰어나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이다. 그만큼 국가대표의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말이다. 이강인의 탁월한 능력은 분명 한국 대표팀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 

 

'원 팀'을 외친 그들은 어느 한 선수에 의존하지는 않았다. 경기를 치르며 조직력은 살아났고, 그렇게 모든 경기에서 다양한 선수들이 승리의 주역이 되었다. 이탈리아를 꺽고 결승에 오른 우크라이나와 16일 결승을 치르는 대한민국. 충분히 우승컵을 들 수 있는 실력이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FIFA 주관 경기에서 결승에 오른 어린 선수들이 월드컵을 들고 돌아오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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