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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롯데에 8-1승, 임창용 3998일 만의 선발승 노장 투혼이 연승 만들었다

by 스포토리 2018.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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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이 2007년 8월 21일 롯데와 상대로 선발승을 딴지 11년 만에 같은 팀을 상대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11년 전에는 삼성 소속이었고, 현재는 기아라는 점만 다를 뿐 임창용의 시간은 거꾸로 가고 있는 듯하다. 만 42세가 넘은 투수가 폭염 속에서 선발승 투수가 되는 일은 쉽지 않다.


잠수함 투수 두 명이 만들어낸 연승, 기아 가을 야구 꿈 키울 수 있을까?



고육지책이다. 기아로서는 뭘 해도 안 된다. 지난 시즌 우승을 한 챔피언의 면모는 이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모든 부분에서 무너진 채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상황은 명확해졌다. 우승을 꿈꾸기에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가을 야구에 턱걸이로 나가는 일도 쉽지 않은 상태다.


팀의 핵심이 무너지며 기아는 흔들렸다. 투타 모두 지난 시즌이 정점이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하락했다. 헥터는 2시즌 연속 200이닝을 넘게 던지며 부담이 축적된 모습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징조는 보였지만 워낙 노련한 투수라는 점에서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은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2군에 내려가 있는 헥터가 얼마나 강력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느냐가 기아의 가을 야구 진출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시즌에는 타선 지원이 부족해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던 팻딘이 올 시즌에는 타선 지원 부족과 함께 난조까지 이어지며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나마 최근 경기인 삼성전 선발로 나서 다시 돌아온 팻딘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지난 시즌 우승을 위해 트레이드 한 마무리 김세현의 몰락은 팀 전체를 흔들었다. 마무리 문제가 항상 기아의 골칫거리였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기존 마무리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올 시즌도 기대를 했지만, 완전히 무너진 채 회복도 안 되고 있다. 공이 빠른 것 하나로는 그 어떤 의미도 없다. 마무리 부재는 많은 패배로 이어지게 했다. 단순히 패배로 끝나지 않고 팀 전체에 균열을 몰고 올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결정적이었다.


뒤늦게 윤석민이 마무리 전환을 한 상태다. 불안하기는 하지만 최소한 김세현보다는 확실한 카드라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다. 마무리 문제가 해결되며 조금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마운드. 양현종마저 지쳐버린 기아 마운드에 희망처럼 다가온 것은 42세 노장 임창용이다.  


마무리 역할에서 셋업맨으로도 활약했던 임창용은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후 복귀해 선발로 나서고 있다. 선발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누군가는 그 역할을 해야 한다. 초반부터 무너지면 경기를 이길 방법이 없다. 그런 점에서 초반 3, 4이닝이라도 확실하게 막아줄 수 있는 누군가가 절실한게 현재의 기아다.


초반 마운드 싸움에서 지며 처참하게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다. 물론 이는 불펜 싸움에서도 비슷한 행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선발 만의 문제는 아니다. 기아 마운드 전체의 고질적 문제가 올 시즌 다시 도드라지게 드러나는 것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도드라지는 신인이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마운드 상황은 최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믿고 쓰는 헥터가 무너진 상황에서 5선발 체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임창용의 호투는 단비나 다름 없다. 세 번째 선발 경기 만에 따낸 귀중한 승리이기도 했다. 


첫 번째 선발 등판인 7월 20일 광주 KT전에서 4.1이닝 5피안 2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두 번째 선발이었던 7월 26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4이닝 9피안타 2사사구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극과 극의 결과를 낳은 선발 전이었다.


이런 불안함과 아쉬움을 임창용은 롯데와 홈 경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5이닝 동안 2피안타, 5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11년 만에 선발로 나서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값지게 다가온다. 선발과 마무리 모두로 성공을 거둔 임창용은 한미일을 모두 경험한 인물이기도 하다.


도박 논란으로 징계를 받고 삼성에서 방출된 상태에서 프로 첫 시작이자 고향 팀인 기아로 와서 마지막 불꽃을 피우고 있는 임창용의 호투는 모두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추락하는 기아에게는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상황을 바꾸는 것은 힘들다.


감독과 코치 진들이 수많은 방법들을 동원한다고 해도 선수들에게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하지만 팀의 고참이나 핵심 선수들이 변화를 일으키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전날 어린 임기영이 연패를 끊고 팀을 승리로 이끌게 했다. 


올 시즌 부상으로 제대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던 임기영의 호투는 잠자던 나지완을 깨워 극적인 3점 홈런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최고참 임창용은 노장의 투혼을 보이며 팀을 연승으로 이끌었다. 연승은 드물고 연패만 일상적인 기아로서는 두 선수가 보인 투혼이 큰 힘으로 작용할 수 있어 보인다. 


한승혁까지 호투를 보여 연승을 이어간다면 기아로서는 반등을 이끌 수 있는 동력을 찾게 된다. 5위와 6위인 삼성과 넥센은 언제든 재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기아로서는 이번 기회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범호가 긴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온다. 


이명기가 다시 부활하고 있고, 신인 류승현은 오늘 경기에서도 2안타를 만들어냈다. 수비 불안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신인이 안고 있는 고질적 문제라는 점에서 시간만이 해결할 수 있다. 기아의 현 상황에서 방법은 그리 많지는 않다. 최형우가 여전히 핵심 타자로서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아쉬움이지만 임창용의 호투로 기아 선수들이 각성해 다시 깨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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