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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유럽리그

첼시에 완패, 손흥민 없는 토트넘 연패의 늪 벗어나기 어렵다

by 스포토리 2020.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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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없는 토트넘의 두 경기는 졸전이었다. 공격수가 보이지 않는 축구가 얼마나 힘들 수밖에 없는지 두 경기는 잘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두 경기 모두 토트넘 선수의 골은 없었다. 어쩌면 올 시즌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었던 두 경기를 내준 토트넘은 이제 두 마리 토끼 모두를 놓치게 되었다.

 

챔피언스리그와 리그 빅 4라는 두 마리 토끼는 토트넘에게는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무리뉴를 발 빠르게 움직여 선임한 이유도 그곳에 있었다. 분데스리가 2위라고는 하지만 라이프치히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더욱 홈에게 1차전을 한다는 점에서 꼭 잡아야 하는 순간이었다.

마치 저주라도 내리듯, 이런 중요한 2연전을 앞두고 손흥민이 무너졌다. 과격한 수비수의 태클로 팔이 부러진 채 90분 넘게 뛰며 팀을 구한 손흥민이었다. 지독한 고통을 참아가며 팀을 살린 손흥민의 존재 가치는 그가 쓰러진 후 벌어진 두 경기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기본적으로 두 경기 모두 무리뉴는 수비적인 전술로 나섰다. 지지는 않겠다는 전략이었지만 이 마저도 실패했다. 라이프치히에게는 PK로 결승골을 내주고 졌던 토트넘이 4위 자리를 두고 벌이는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첼시에 2-1로 졌다. 경기에서 나온 세 골은 모두 첼시가 넣은 것이었다.

 

첼시는 토트넘과 경기 후 바로 유럽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최고 라인업을 짤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더욱 캉테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토트넘보다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태였다. 물론 첼시에는 공격수가 존재했다는 점이 큰 차이라면 차이였다.

 

토트넘은 5백으로 나서 철저하게 질 수는 없다는 전술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전술을 낸다고 해도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무너지게 되어있다. 모우라 원톱이 아닌 베르바인과 투톱으로 세우고, 세 명의 선수로 중앙을 지키려 했지만 첼시를 제압하지는 못했다.

 

로 셀소와 은돔벨레가 선발로 나서 윙크스와 함께 중앙을 책임졌지만 첼시를 압도하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상대가 부담스러워해야만 하는 공격수가 없는 팀은 힘들 수밖에 없다. 토트넘의 오늘 경기에서 그나마 슛이라고는 모우라가 골키퍼 앞으로 찬 슛이 유일할 정도였다.

 

전반 13분 지루가 쏜 왼발 슛은 강렬했다. 올 시즌 리그 첫 골이 다른 경기도 아닌 토트넘과 대결에서 나왔다. 첫 슛이 막히고, 다시 골대를 맞고 나온 공을 강력한 왼발슛으로 골을 시키는 장면은 압도적이었다. 토트넘 수비가 얼마나 엉망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속공이라고는 하지만 상대를 지배하지 못하는 수비수들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지루의 강력한 왼발 슛은 스핀까지 먹으며 아름다운 골로 연결되었다. 첼시를 떠나려던 지루에게 이 골은 향후 어떤 생각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하는 결과물이기도 했다.

 

전반 35분 알더베이럴트의 롱 패스와 탕강가의 공격은 아쉬움으로 점철되었다. 알더베이럴트의 이 롱 패스는 종종 골로 연결되는 경우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 결정력은 손흥민이 책임지고는 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치고 올라가는 탕강가를 향해 완벽한 패스를 넣어줬지만, 그는 아직 어린 신인이었다.

 

퍼스트 터치가 좋지 못하며 공은 그저 아무런 의미없이 흘러 나갔기 때문이다. 만약 손흥민이 탕강가 자리에 있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최소한 슛은 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워낙 결정적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골로 연결되었을 가능성이 높았던 그 장면은 손흥민에 대한 아쉬움으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3분 만에 알론소에게 추가골을 내준 토트넘은 빠르게 선수들을 교체하며 변화를 도모했지만, 흐름을 바꿀 수는 없었다. 교체로 들어간 알리는 오늘 경기에서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가 출전했는지 여부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라멜라가 그마나 열심히 뛰었지만, 경기를 지배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라멜라가 패스하는 과정에서 뤼디거의 발을 맞고 자책골이 나오기는 했지만, 그것으로 만족할 경기는 아니었다.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토트넘의 현실이었다.

 

손흥민이 얼마나 대단한 역할을 해주었는지 그가 없는 두 경기는 적나라하게 잘 보여주었다. 공격라인을 이끄는 것과 함께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과정 등 손흥민이 그동안 토트넘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들을 했는지 잘 드러났다. 단순히 골을 넣은 결정력만이 아니라 팀 전체를 이끄는 핵심이었다는 의미다.

 

더 절망적인 것은 손흥민이 돌아오기 전까지 이런 흐름이 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4연승을 하던 팀이 손흥민이 이탈하자마자 2연패를 당했다. 잘했지만 진 경기가 아니라 이길 수 없는 경기를 치렀다는 점이 문제다. 결국 토트넘은 손흥민이 이른 복귀를 하지 않는 한 최악의 시즌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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