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8연승을 달리던 키움을 잡았다. 원정 주말 3연전에서 금요일 경기를 잡은 기아는 조금은 편안한 상태에서 토일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되었다. 가뇽이 초반 불안했지만, 이내 제구를 되찾으며 호투를 보여준 점이 주효했다.
우천으로 두 경기가 취소된 후 가진 경기에서 타선은 힘을 받았고, 마운드는 조금은 불안했다. 휴식이 투수들에게 마냥 좋지는 않다는 사실을 다시 잘 보여준 셈이기도 하다. 가뇽은 1회부터 불안한 제구로 실점을 하고 말았다.
2사를 잡은 후 연속 안타를 내주고, 박동원과 허정협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 실점을 하고 말았다. 최악의 상황들이 벌어진 셈이다. 투아웃까지 잡은 후 연속 안타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 실점을 했다는 것은 심각한 수준의 상황이다.
2회도 마찬가지였다. 2사를 잡은 후 서건창의 큼지막한 3루타에 이어 김하성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경기는 0-2로 벌어졌다. 2회까지 투구를 보면 가뇽의 오늘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하지만 좋은 투수는 쉽게 무너지지 않고 바로 안정을 되찾는다. 그런 점에서 가뇽은 좋은 투수였다.
기아는 0-2로 뒤지자 3회 바로 반격을 가하며 빅이닝을 기록했다. 키움 선발 조영건은 가뇽과는 정반대로 2회까지 삼자범퇴로 잡으며 깔끔하게 경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3회가 되자 조영건은 흔들렸고, 타격감이 좋은 기아 타선을 넘어서기는 어려웠다.
선두타자 나주환의 솔로 홈런은 어린 조영건을 당황하게 만든 듯했다. 한승택을 삼진을 잡아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지만, 그 볼넷이 문제였다. 박찬호에게 볼넷을 내주고 김호령까지 잡히지 않는 제구로 내보내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선발로 나서기 시작한 김선빈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으며 투아웃을 만든 조영건은 그렇게 이닝을 마무리할 듯했다. 하지만 터커와 최형우로 이어지는 기아의 중심 타선에 위압감을 느낀 듯했다. 터커에게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어주며, 최형우와 대결을 하는 조영건의 모습에는 불안이 보였다.
실투라고 해야 할 것이다. 가운데로 몰린 공을 통산 300개가 넘는 홈런을 친 최형우가 놓칠리가 없었다. 시원한 역전 만루 홈런을 쳐내며 분위기는 대반전으로 이어졌다. 경기 초반 불안했던 가뇽은 최형우의 만루홈런으로 이내 제자리를 잡아갈 수 있게 되었다.
기아는 4회에도 유민상이 볼넷을 얻어나가자, 전 타석에서 홈런을 친 나주환이 다시 한 번 좌익수를 넘기고 펜스를 직접 맞추는 적시 2 루타를 치며 6-2까지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비디오 판독까지 이어졌지만, 유민상이 좀 더 앞섰다.
조영건이 급격하게 무너지며 4회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간 것과 달리, 가뇽의 제구는 좋아지며 키움 타선을 농락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가뇽은 유격수 직선타에 이어 2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다.
김선빈이 잘 막아내기는 했지만 1루 송구 실책을 범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가뇽은 6회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홍상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가뇽은 5와 1/3이닝 동안 99개의 투구 수로 8 피안타, 3 사사구, 3 탈삼진, 3 실점, 2 자책으로 시즌 4승 3패를 기록했다.
홍상삼에 이은 박준표와 고영창이 안정적인 피칭으로 키움 타자들을 제압하고 9회까지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는 7회 2사에서 연속 안타가 터지며 8-3까지 경기를 이끌며 안정적인 승리를 가져가는 듯했다. 하지만 마무리 문경찬이 문제였다.
마무리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문경찬을 올렸다. 전 경기에서 3실점을 하며 역전패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점수 차가 많은 상황에서 다시 자신감을 되찾기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문경찬의 투구가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문경찬은 첫 타자인 김규민에게 안타를 내주더니, 허정협에게 투런 홈런을 내주며 경기를 8-5까지 추격하게 허용했다. 그래도 이 정도에서 막으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문경찬은 계속 흔들렸다. 김혜성에게 백투백 홈런을 내주며 8-6까지 추격을 허용하며 불안을 가중시켰으니 말이다.
물론, 후속 타자인 주효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박준태를 유격수 플라이로 잡으며 경기는 승리한 채 마무리했지만, 불안하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는 박찬호의 환상적인 수비가 만든 결과물이기도 했다. 마무리 투수가 두 경기 연속 3 실점을 했다. 이는 간단하게 볼 수 없는 문제다.
상대를 압도하고 경기를 마무리지어야 할 클로저가 두 경기 연속 대량 실점을 했다면 그의 투구에 문제가 심각하다고 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나마 오늘 경기에서는 실점 후에도 역전이 아닌, 승리를 지켜냈다는 점에서 위안을 찾을 수 있지만 문경찬이 불안하다는 것은 기아의 또 다른 문제로 다가온다.
가뇽은 좋은 투수라는 사실을 다시 증명했다. 그리고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한 최형우의 장타는 오늘 경기의 결정적 한 방이었다. 노장인 나주환은 수비와 타격 모두 기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고 있는 유민상의 꾸준함도 기아로서는 든든한 힘이다. 8실점을 하고 무너졌던 양현종이 에이스 자존심을 토요일 경기에서 세울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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