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의 하락세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 상황이라면 올 시즌 두 자리 승수도 어려워 보일 정도다. 방어율은 5점대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스 칭호는 붙이기 어렵다. 이미 팀 선발 중 다섯 번째 기록으로 밀린 양현종이 반격할 수 있을까?
지난 시즌에도 초반 좋지 않았던 양현종이지만, 이름값을 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에이스 본능과 능력은 그렇게 되살아나 기본은 한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또 다르다. 내년 시즌 메이저 진출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과거에도 스카우터가 몰린 경기를 엉망으로 치르는 경향이 높았던 양현종이다. 부담감에 투구폼도 무너지며 난타를 당했던 양현종의 문제가 올 시즌 그대로 드러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오늘 경기는 타격이 폭발하며 에이스를 위해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다.
5회까지 7-2라는 점수차가 났다는 것은 무조건 승리 투수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 이 점수가 무의미해지고 말았다. 그만큼 키움의 타자들이 잘했다는 의미도 되지만, 기아의 문제가 오늘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중견수와 2루수가 바뀌며 그 자리에서 공교롭게 실책이 나와 실점을 하는 과정들은 아쉽다.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면 우승팀이 되기는 어렵다. 그런 점에서 기아의 문제는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타격감이 좋았던 김선빈은 올 시즌 두 번째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햄스트링은 반복해서 올라오는 부상 부위다. 잘 나가던 이범호가 아쉬움을 남기게 된 계기 역시, 햄스트링 부상 이후다. 그 부상 이후와 이전이 확연하게 달랐다는 점에서 김선빈의 부상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언제 다시 재발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불안을 안고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오늘 6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100구가 되자 힘도 떨어지고 투런 홈런까지 맞으며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통상 6, 7이닝을 소화하던 모습과 달리, 투구 수가 많아지며 좀 더 빨리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공이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되다보니 안타나 장타를 많이 내주고는 한다.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으며 투구 수는 높아진다. 그렇게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경우가 많아지면 승수 쌓기는 그만큼 어려워진다.
기아 에이스인 양현종은 올 시즌 5승 5패다. 승패는 아무리 잘 던져도 타선이 침묵하면 패할 수 있기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평균 자책점이 5.65라는 것이다. 이는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5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는 에이스라면 문제가 클 수밖에 없다.
최근 두 경기에서 보인 피안타도 많았고, 실점 역시 8자책과 4 자책으로 에이스다운 모습은 아니었다. 꾸준함을 잃어버린 양현종의 모습은 기아의 가장 큰 불안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시즌 초반 잘 막아주던 필승조가 한번 무너지며 다시 자리를 잡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고민이다.
가장 큰 고민은 마무리 문경찬이 다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아의 고절적 문제였던 마무리 역할을 잘해주던 문경찬이 무너지기 시작하더니, 좀처럼 강력한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넉넉한 점수 상황에 올려도 대량 실점을 한다는 점에서 마무리에 대한 불안 역시 크게 다가온다.
부상으로 이탈한 문경찬이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기아의 고민은 시즌 내내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박전문으로 상징되던 기아의 필승조가 힘을 잃자, 홍고정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은 그나마 반갑게 다가온다.
박전문 상황에서도 홍상삼은 추격조와 필승조를 오가며 기아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새롭게 기아에서 시작한 홍상삼이 정신적 고통까지 잊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반갑게 다가온다. 여기에 화룡점정처럼 다가오는 선수는 정회열 전 선수의 아들인 정해영이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7월 1일 환화전에 처음 출전한 정해영은 첫 등판에서 승리 투수가 되었다. 7월 8일 KT와 경기에서 홈런을 내주며 첫 실점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키움과 경기에서 2이닝을 책임지며 다시 승리투수가 되었다. 정해영이 연장 승부에서 2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내주고 완벽하게 막아줬기 때문에 승리가 가능했다.
최원준의 끝내기 안타가 나와 경기를 잡은 기아는 불안함 속에서도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기아의 전통 아닌 전통처럼 자리하는 만년 유망주 대열에 오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고 있는 최원준이 결승타를 친 것은 반갑다.
분명 좋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능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최원준의 더딘 성장세는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기아의 앞선 '만년 유망주' 대열에 끼지 않기 위해서는 최원준 스스로 좀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시즌 초반 많은 기회가 주어졌지만, 잦은 실책과 부진한 타격으로 신뢰를 잃었으니 말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기아는 4위 자리에 있다. 대단한 일이라고 해도 좋다. 에이스가 5점대 방어율로 무너지고, 마무리가 빠져있다. 여기에 핵심 자원마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잡아야 하는 경기들은 잡으며 나아가고 있는 기아는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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