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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LG에 6-3승, 브룩스 첫승과 최형우 멀티 홈런 그리고 최원준

by 스포토리 2021.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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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했던 기록들이 모두 깨진 경기였다. 선발 투수가 승리 투수가 되었다. 황당할 정도로 나오지 않았던 홈런이 한 경기에서 2개가 나왔다. 모두 최형우가 터트린 홈런이었다. 그동안 팀 홈런이 1개였다는 점에서 심각한 수준이었던 기아가 최형우의 멀티 홈런으로 대전환을 이룰지도 궁금해진다. 

 

선발 브룩스는 완벽한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결국 에이스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이다. 그런 점에서 브룩스는 분명 기아의 확실한 에이스가 맞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선발로서 자리를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 말이다.

기아는 1회 최원준의 안타에 이어 2사 상황에서 최형우가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앞서 나갔다. 팀 홈런의 전부를 책임지고 있는 최형우라는 점에서 그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은 기아로서도 반가운 일이다. 중심 타선에서 대포가 터지기 시작하면 팀 타선 전체가 살아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브룩스의 위기는 3회 찾아왔다. 2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불안했던 브룩스는 3회에는 연속 안타를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연속 안타에 이은 포수 실책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희생플라이로 LG는 첫 득점에 성공했다. 포수 실책으로 인해 브룩스의 비자책으로 기록되었다.

 

물론 이후 주자들이 들어왔다면 브룩스의 실점으로 기록된다. 이 상황에서 LG 핵심인 김현수를 유격수 병살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브룩스의 진가가 잘 보여준 3회이기도 했다. 흔들리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해도 대량 실점을 막는 것은 에이스의 역할이다.

 

4회에도 위기는 찾아왔다. 1사 상황에서 채은성의 타구가 3루로 느리게 굴러가며 안타가 되었다. 류지혁이 빠르게 달려왔지만 맨손으로 잡는 과정에서 놓치기도 하는 등 그렇게 만들어진 내야 안타는 위기의 시작이었다. 

 

김민성의 중전 안타에 이어, 유강남의 내야 안타까지 이어지며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유격수인 박찬호가 잘 잡기는 했지만 2루 송구 실책으로 이어지며 만들어진 결과였다. 1사 만루 상황에서 정주현이 2루 직선타로 물러나며 2사 만루 상황이 되었다.

 

3 볼 1 스트라이크로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브룩스는 2루 견제를 시도하다 3루 주자가 베이스에서 많이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빠르게 3루로 던져 아웃을 시켰다. 자칫 밀어내기 실점을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브룩스의 노련함이 실점을 막아냈다.

 

브룩스가 최소실점으로 이닝을 막아가자, 5회 기아는 다시 득점을 올렸다. 2사 상황에서 터커가 볼넷을 얻어나가자, 오늘 타선을 이끈 최형우가 투런 홈런을 쳐내며 4-1까지 달아나게 되었다. 최형우는 자신의 프로야구 2천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기도 했다. 프로야구 12번째 대기록이기도 했다.

 

8회에는 기아에게 운도 따라줬다. LG 라모스가 평범한 타구를 잡고 홈으로 송구하려는 상황에서 실책이 나오고 말았다. 글러브에서 공이 빠지며 홈 승부가 불가능해지자 빠르게 1루로 던졌지만 이마저도 빠지며 추가 실점을 하고 말았다.

 

5-1 상황이라면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기아는 이 점수 차도 불안하게 만들었다. 8회 4점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불안하다는 것은 팀 전체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8회 마운드에 오른 이준영은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주더니, 홍창기에게 투런 홈런을 내줬다.

 

5-3으로 쫓긴 상황에서 후속 타자마자 볼넷으로 내주며 최악의 투구를 보인 이준영을 대신해 빠르게 장현식으로 교체를 했지만 그 역시 볼넷을 내주며 불안을 이어갔다. 이형종을 3루 빠른 타구로 유도해 병살을 이끌어낸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류지혁이 좀 더 여유가 있었다면 트리플 플레이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빠른 타구가 3루 베이스 앞으로 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충분히 시도할 가치가 있었지만, 무사 상황에서 류지혁은 다급해 보였다. 2사 상황임에도 장현식은 다시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이 상황에서 김민성의 우전 안타가 나왔고, 동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분위기 속에서 LG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은 것은 우익수 최원준이었다. 군 입대까지 미루며 자리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최원준은 타구를 잡자마자 곧바로 홈으로 송구해 들어오던 김현수를 잡아냈다.

완벽하게 노바운드로 강력하게 들어온 최원준의 송구는 김현수를 잡아냈고, 기아를 위기에서 건져냈다. 8회 두 명의 투수가 나와 엉망으로 상황을 이끌었지만, 좋은 수비가 기아를 지켜냈다. 그리고 9회 마무리로 나선 정해영은 세이브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불안했다.

 

중전 안타에 이어 1루 파울 플라이, 그리고 볼넷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후 좌익수의 좋은 수비가 나오자 안정을 되찾은 듯 마지막 타자가 된 대타 김용의를 3구 3진으로 잡아내며 브룩스에서 시즌 첫승을 안겼다.

 

기아는 오늘 경기로 첫 선발승 경기를 만들었다. 선발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며 불펜의 과부하가 걸렸다. 시즌 초반부터 위기가 찾아온 상황에서 에이스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줬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진한 타선에서 최형우가 대포 2방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핵심 타선인 터커와 나지완에게도 자극이 되었을 듯하다. 도무지 터지지 않던 타격도 누군가에 의해 도화선이 되어 폭발하는 경우들이 있다. 터커와 나지완은 이미 증명된 타자들이라는 점에서 어느 시점이냐만 남겨진 상황이다.

 

특별하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이창진은 오늘도 멀티 안타를 치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대타 위주로 나서다 좋은 타격감으로 선발 자리를 차지한 이창진처럼 기아의 신인들은 자신이 하기에 따라 빠르게 주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있다.

 

최원준이 타격에 이어 수비에서도 안정적이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도 반갑다. 터커 자리에 서서 그가 보여준 오늘 송구는 말 그대로 최고였다. 그 송구 아웃 하나로 분위기를 완전히 바꿀 수 있었다는 점에서 브룩스와 기아의 승리를 지켜준 1등 공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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