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을 한 기아 다시 전설을 만들어낼까?
기아의 전신인 해태는 프로야구에서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보물 같은 존재였습니다. 다른 어떤 팀과 비교해도 돋보이는 기록은 그들을 여전히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기억하게 하니 말입니다. 모기업의 부도로 공중분해 될 수도 있었던 팀이 기아에서 인수하며 다시 한 번 명가 재건을 노렸지만 그런 여정은 좀처럼 쉽게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2009년 우승을 차지하며 명가재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기대도 했지만 다음 해의 추락은 그들의 전력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도록 했습니다. 명가의 조건이라 흔들림 없이 꾸준한 성적을 이어가야만 하기에 기아는 상위 명가보다는 하위권으로 추락한 팀으로서의 가치만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이런 그들이 완벽한 모습으로 명가재건이 나선 듯 보였던 2011년 시즌은 모두에게 중요했습니다. 올 시즌 시작과 함께 새로운 구장 건축이야기가 나왔고 10월 하순 부터는 본격적인 시작을 한다고 합니다. 2013년 정도면 새로운 구장 건축이 완료된다고 하니 숙원 사업의 완성은 곧 새로운 명가를 위한 가장 완벽한 시작이 될 것입니다.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기아는 올 시즌이 마지막입니다. 물론 재계약을 한다면 내년 시즌에도 그의 팀으로 불릴 수밖에 없겠지만 현재의 분위기로는 재계약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다수의 팬들은 조범현이 이끄는 기아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는 큰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전력적인 문제에서도 신인 선수발굴과 성장에서도 아쉬움을 주었고 임기동안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불안정한 전력은 항상 의문으로 다가왔습니다. 만약 기아가 한국 시리즈를 우승한다고 해도 조범현 감독의 재계약은 힘들 수밖에는 없습니다.
올 시즌 기아를 이끈 윤석민과 이범호라는 존재 중 하나만 버티고 있는 기아로서는 단기전이라 해도 유리하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지친 윤석민이 얼마나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보완하고 감각을 꾸준하게 이어갔는지는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준PO 선발로 내정된 윤석민이 첫 경기를 완벽하게 막아준다면 기아는 우승을 노려볼만 합니다. 그만큼 에이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인 셈이지요. 윤석민은 올 시즌 개인 최다승을 비롯해 투수 4관왕에 오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후반기 상황에 따라 20승도 무난했던 그에게는 이번 플레이오프가 자신의 경력을 완성해줄 가장 완벽한 경연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2012시즌 구단에서 허락만 해준다면 해외 야구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현재로서는 기아가 쉽게 그를 놔줄 것 같지 않지만 메이저에서 오퍼가 들어온다면 윤석민은 메이저 리그로 떠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에 윤석민에게 이번 가을 야구는 기아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윤석민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에이스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해준 것과 달리, 기아의 선발 라인업은 완벽하게 무너져 있는 상황입니다. 원투 펀치를 이루며 가공할 피칭을 보여주던 로페즈가 옆구리 통증 이후 여전히 자신의 피칭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아쉽습니다.
외국인 투수로서의 가치에 한국 야구에 적응한 모습까지 가장 완벽하게 자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3년 차 선수가 중요한 순간 제 모습을 찾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기아로서는 아쉬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나마 서재응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몫을 충실하게 해주었기에 포스트시즌에서도 윤석민과 함께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트레비스와 양현종이 좀처럼 기량 회복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펜 피칭도 마음 놓을 수 없다는 것은 약점으로 다가옵니다. 더욱 시즌 막바지에 한기주에게 선발 임무를 부여하며 실험을 했지만 마지막 등판에서 손가락 물집으로 인해 2이닝만 투구하고 내려왔다는 것 역시 불안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마무리로서 역할도 힘든 상황에서 한기주가 선발 라인업에 합류할 수 없게 된다면 기아로서는 로페즈의 부활만을 기대할 수밖에 없기에 어려움은 다양한 형태로 가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진우가 시즌 막판 마무리 수업을 하며 연일 등판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미완이라는 점에서 불안은 여전합니다.
손영민과 심동섭이 그나마 불펜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지만 두 투수만으로 단기전을 치를 수는 없기에 마무리 부재가 가져올 문제는 기아에게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고진으로 남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가장 좋은 그림은 한기주가 선발로 합류하고 로페즈가 마무리로 전환하는 모습이었는데 현재로서는 어떤 복안을 가질지 알 수 없기에 투수 쪽 문제는 기아에게는 강력한 아킬레스 건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문제는 투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더욱 큰 문제입니다. 타격에서도 여전히 주전의 부상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1 시즌 기아의 핵심 전력인 이범호의 출전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이범호가 부상 전의 모습으로 돌아와 활발한 활약만 해준다면 기아는 우승 후보로 꼽을 수 있습니다.
이범호를 중심으로 장타력을 겸비한 나지완과 김상현에 더해 최희섭까지 가세하는 타선은 상대 팀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시즌 막판 휴식을 취한 이용규와 완벽한 2번 타자 김선빈까지 제 역할을 해준다면 기아는 전반기 승승장구하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기아가 전반기 모드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충분조건은 이범호입니다. 이범호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느냐는 기아가 우승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할 수 있는 절대적인 요소이기에 그의 부활은 곧 기아의 우승과 직결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범호의 존재감은 그가 있고 없고 에 따라 기아의 공격력이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범호가 맹활약한 전반기 기아는 무적의 팀이었지만 부상으로 빠진 후반기 기아는 공격력 부재의 팀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결정적인 순간 타점을 올리는 선수가 없는 기아는 수많은 잔루만을 남긴 채 맥 빠진 공격을 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잔부상으로 2011 시즌을 완전히 버린 최희섭의 경우도 여전히 불안하기만 합니다. 믿었던 수비에서도 경기 출장이 적어지다 보니 실책도 잦아지고 타선에서도 강력함을 보여주지 못하는 그가 과연 포스트시즌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알 수 없지만 아쉬운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나지완과 김상현이 꾸준함을 가져준다면 최고이겠지만 결정적인 순간 범타로 물러나기 일쑤인 그들만을 믿을 수 없는 기아로서는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하지만 이범호의 복귀가 절실합니다. 단순한 복귀가 아닌 전반기 모드를 탐재한 이범호의 복귀가 기아가 다시 한 번 우승을 하기 위한 마지막이자 결정적인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투타의 핵인 윤석민과 이범호의 역할에 따라 기아의 승패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그 어느 팀보다 우승 경력이 풍부한 기아로서는 우승 유전자가 그들에게 마법과 같은 힘을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해태의 전성시대를 함께 했던 이종범이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만큼 그의 역할은 이런 단기전에서 중요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이종범이 선수들에게 어떻게 기운을 불어 넣느냐에 따라, 기아의 우승 유전자가 작동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할 수 있기에 노장 이종범은 감독 코치보다도 더욱 중요한 존재로 다가옵니다. 과연 기아는 후반기 부진을 씻고 단기전의 명수처럼 우승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그 모든 것은 10월 8일 오후 2시 문학구장에서 펼쳐지는 SK와의 준PO 1차전에서 모든 것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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