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3. 08:05

SK에 완패당한 기아, 체질부터 개선되어야 한다

3일 쉰 에이스 윤석민까지 마운드에 올리는 강수를 두고도 SK에 완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1차전 이후 세 경기에서 기아가 뽑은 점수가 고작 2점이라는 것만 봐도 기아의 문제가 어디인지는 쉽게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24이닝 연속 무득점은 기아가 근본부터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기아, 이제는 2012년이다. 모든 것이 바뀌어야 살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기아가 우세할 것이라는 예측은 1차전에만 국한된 것이었습니다. 에이스 윤석민의 화끈한 완투와 차일목의 깜짝 만루 홈런으로 만들어낸 점수로 얻은 1승을 제외하고는 철저하게 SK에게 밀린 경기를 하며 첫 경기 승리를 하고도 3연패를 당하며 허무하게 준PO에서 탈락한 팀이 되고 말았습니다.

기아로서는 일요일 문학에서 치러진 2차전에서 2-3으로 역전패 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전날 에이스 호투로 얻은 1승과 로페즈의 호투로 연승의 기회를 잡고서도 더 이상 터지지 않는 타선과 이해하기 힘든 투수 로테이션(물론 결과적으로 바뀐 투수들이 문제를 발생시킨 이유이기도 하지만) 등으로 지고 말았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이런 아쉬움들은 광주에서 열린 3차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서재응vs고든이라는 선발 대결에서 상대적으로 서재응의 우위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고 경기 초반은 그런 기대가 충족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상황에서 기아는 점수를 뽑지 못하며 이기기 힘든 경기를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무기력한 기아와는 달리, SK는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점수로 연결하며 집중력의 차이를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고든이 먼저 내려갈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서재응은 위기 상황에 마운드를 내려오고 뒤이어 나선 불펜은 여지없이 실점을 하며 경기를 너무 쉽게 내주고 말았습니다.

2승 1패로 밀린 기아로서는 무조건 이겨야 마지막 경기에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SK로서도 롯데와의 PO를 위해서는 4차전에서 경기를 끝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4차전 선발로 양현종을 내정했다 3차전 패배로 급하게 윤석민을 내세운 기아는 그 무리수가 결과적으로 결정적 패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3일을 쉬고 등판한 윤석민의 공은 시작부터 높게 형성되며 1차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에이스답게 1차전 완투를 하고 3일만 쉬고도 초반 SK 타선을 무력화시키는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한계는 3회 찾아왔습니다. 3회 초 1사 후 플레이오프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정근우가 안타를 치고 도루까지 감행하며 윤석민을 압박했고 이런 상황은 박재상에게 볼넷을 내주게 만들었습니다.

1차전과 달리, 완벽한 투구를 하기 힘들었던 윤석민은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으며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던 최정에게 결정적인 한 방을 맞고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한복판 직구는 아무리 타격감이 좋지 않은 최정이라도 쉽게 쳐낼 수 있는 공이었고 이렇게 만들어진 안타는 0-2라는 스코어를 만들어주었고, 에이스 윤석민을 끌어내리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연속 2루타 2개를 맞고 3실점 하며 한기주로 마운드는 바뀌었지만 기아는 허약한 마운드는 물이 오르기 시작한 SK 타선을 막아낼 수는 없었습니다. 태업인지 진짜 부상의 여파인지 알 수 없었던 트레비스까지 출전했지만 그 역시 큰 효과는 없었습니다.

총 6명의 투수가 등판해 8실점을 한 기아는 단 6안타로 묶이며 전날에 이어 1득점도 하지 못한 채 패하고 말았습니다. 더욱 허무한 것은 선발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선발로서의 역할이 미미했던 SK의 선발들에게 완전하게 묶이고 말았다는 점입니다.

선발로 등판했던 윤희상의 경우도 올 시즌 46과 2/3이닝 출전해 3승 1패, 4.82를 기록한 것이 자신의 커리어 하이일 정도로 신인 급(나이는 많지만) 투수였습니다. 비록 기아와의 정규 시즌 마지막 대결에서 무실점 투구를 하기는 했지만 기아 타자들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투수였다는 점에서 경기는 아쉽기만 합니다.

이만수 감독은 윤희상 투수가 5이닝만 막아줘도 감사하다는 말을 할 정도로 그에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초반 대량 실점만 하지 않는다면 불펜의 힘으로 경기를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었고 그런 기대는 확실한 투구로 보답되었습니다.

윤희상은 6과 2/3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져 6안타, 3사사구, 4삼진, 무실점으로 포스트시즌 첫 승을 거두며 SK에게 값진 승리를 안겨주었습니다. 만약 윤희상이 초반 무너졌다면 SK는 4차전만이 아니라 5차전도 힘들었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윤희상의 1승은 2승 이상의 효과(포스트시즌 롯데와의 대결 전 충분한 휴식)를 안겨주었다는 점에서 그의 승리는 100점 만점을 줘도 부족하지 않을 듯합니다.

기아의 패인은 완벽하게 침묵한 테이블세터와 부상에서 돌아온 중심 타선들이 여전히 무기력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점수 생산능력 저하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4차전을 제외하고 투수들은 제몫을 충실하게 해주었습니다. 3차전까지 세 경기 동안 총 6실점을 했다면 최고의 피칭을 했다고 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에 반해 기아 타자들은 24이닝 무득점을 하며 이길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도 만들어주지 못하며 무기력하게 SK에게 패하며 준PO는 허무하게 마무리되고 말았습니다. 기아가 만약 2회 김상현의 원 히트 원 에러에 이은 나지완의 안타로 얻은 무사 1, 3루 기회에서 한 점이라도 따라갔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6번 안치홍이 유인구에 쫓겨 삼진을 당하고 차일목이 볼넷을 얻고 1사 만루 상황에서 이현곤은 2루수 직선 타로 물러나고 믿었던 1번 이용규는 허무한 삼진으로 물러나며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하며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2회 황금 같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곧바로 3회 3실점한 것만 봐도 2회가 기아가 승리할 수도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기아는 올 시즌 전반기를 그 누구보다 화려하게 보냈고 후반기 그 어느 팀보다 초라하게 마무리 지었습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듯 최악의 전력을 보인 기아 타이거즈가 강팀의 면모를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밖에는 없습니다. 감독을 시작으로 선수까지 팀 전력에 문제가 있는 이들에 대한 과감한 교체가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정신력부터 팀 전력까지 무엇 하나 믿을 것이 없는 현재의 기아가 2012 시즌 우승을 바라보려 한다면 팀 로고만 제외하고 모든 것을 바꾼다는 자세로 팀 리빌딩에 힘써야만 할 것입니다, 그 기준에는 그 어떤 성역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며 팀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라면 팀의 4번 타자, 에이스 투수라도 과감하게 퇴단시키겠다는 각오가 서지 않는다면 타이거즈의 미래는 없어 보입니다.

모든 경기는 끝났고 나름의 성과들도 되새길 수 있겠지만 기아 타이거즈는 올 시즌 많은 문제점들을 드러낸 한 해였습니다. 기아가 진정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며 세심한 분석과 개선을 통해 팀 리빌딩 밖에 없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팬들은 강한 기아를 원합니다. 지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패배를 요구합니다. 과거 해태 시절 끈질긴 승부 근성을 보여주었던 타이거즈의 부활을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9회 투아웃 마지막 타석에 대타로 들어선 이종범이 허무하게 삼진을 당하며 돌아서는 모습은 기아의 현재의 미래를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이종범의 선수로서 마지막 타석일 수도 있는 이 타석은 이종범 본인이나 팬들에게는 아픈 기억으로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마지막 타석(?)이 특별해 질 수 있는 길은 2012년 완벽한 변신을 통해 강팀으로 거듭나는 것 외에는 없을 것입니다. 





Trackback 0 Comment 6
  1. Favicon of https://yagulog.tistory.com 박상혁 2011.10.13 08: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윤희상의 호투는 기아에게 정말 당황스런 일이었죠.
    구위도 로케이션도 꽤 쏠쏠했습니다.
    기아는 윤석민을 내릴때 이미 패배를 인정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 Favicon of https://sportory.tistory.com 스포토리 스포토리 2011.10.13 09:49 신고 address edit & del

      윤희상이 그 큰 키에서 구사하는 공이 의외로 괜찮았지요. 내년 시즌 그의 활약이 기대될 정도네요. 윤석민에게 3일은 너무 혹독했던 듯 싶습니다.

      처음부터 높게 제구가 되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네요. 아쉽기만 한 기아네요.

  2. 제가 본 가장 치욕적인 경기 2011.10.13 11:39 address edit & del reply

    원년 타이거즈 팬으로서 가장 치욕적인 경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시작부터 이미 주눅이 든 선수들의 플레이와 패백의식
    아무 대책도 없어 보이는 무능하게 앉아만 있는 감독..........
    막판에 이해하기 힘든 이종범 대타...........
    그래도 V10을 일군 감독이어서 나름 믿었는데 ....
    설마 조감독으로 내년까지 가지는 않겠죠?
    어제 감독 인터뷰 보니 자진 사퇴 할 마음은 없어 보이던데

    • Favicon of https://sportory.tistory.com 스포토리 스포토리 2011.10.14 08:20 신고 address edit & del

      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이렇게 치욕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는 점만으로도 기아는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야만 합니다.

      조감독은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은 벗어난 듯 합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선결되어야 하는 부분은 수장의 교체일 테니 말입니다.

  3. 유산균 2011.10.15 11:19 address edit & del reply

    선수를 믿고 맡기는것도 아니고 장기알처럼 필요한곳에 정확히 굴릴수있는 장악력이 뛰어난것도 아닌 어정쩡함이 이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중고교야구에서도 요새 보기힘든 선수운용과 아마인 팬들이봐도 어이없는 작전등이 팬들의 분노가 모이기 시작하는듯합니다. 조감독이 스타일을 못바꾸겠다면 공격야구나 완벽한 스몰볼을 구사할수있는 감독으로 교체가 시급할것입니다. 팬들의 다수가 해태의 향수로 선감독을 원하지만 현 롯데의 공격야구를 만들어놓은 로이스터도 괜찮을듯합니다. 명색이 프로라는 감독이 학습능력이 부족하니 어쩔수없는 결과. 구단측이 무시한다면 응집력만큼은 전국 최고인 연고팬들의 분노를 쉽게 받아내진못할겁니다.

    • 유산균 2011.10.15 11:23 address edit & del

      결과로 평가받는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2년 지켜봤으면 충분합니다. 과정으로만 자주 타팀팬들에게 비난받았던 야신 김성근 전 감독이 프로중에 프로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