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2차전-롯데 두산에 2-1 역전승, 두산이 버린 용덕한 역전 홈런을 날리다

두산이 버린 용덕한이 친정팀 가슴에 비수를 꽂고 말았습니다. 두산이 믿었던 유일한 불펜 홍상삼이 이틀 연속 결정적인 홈런을 맞으며 준PO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경기 전 두산이 절대적 우위에 서 있다고 봤지만 경기는 롯데의 완승 분위기로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두산 롯데의 경험에 밀린 아쉬움, 이제 벼랑 끝에 몰렸다

 

 

 

 

유먼과 노경은의 선발 맞대결에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쪽은 두산의 노경은이었습니다. 1차전 승리를 예상했던 두산은 연장 역전패를 당하며 위기에 몰렸던 상황에서 노경은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1차전에서 초반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던 두산은 2차전에서 1회 기회를 득점으로 만들어냈습니다. 두산은 1회 시작과 함께 선두 타자인 이종욱이 안타를 치고 나가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김현수의 적시타로 인해 첫 득점에 성공했지만 아쉬웠습니다. 2사 이기는 하지만 이원석이 2루타를 치며 추가 득점이 가능해 보였지만 유먼을 더 이상 공략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2사 2, 3루 위기 상황에서 유먼은 최주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그가 왜 13승을 했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두산으로서는 1회 불안했던 유먼을 상대로 최소 2, 3점은 뽑아낼 수 있었습니다. 두 개의 안타로 단숨에 득점을 만들어냈던 두산은 4번 타자인 윤석민이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윤석민은 안타를 하나도 쳐내지 못하며 기회를 잡아내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그 무엇보다 마운드에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노경은을 위해서라도 두산 타자들은 좀 더 유먼을 압박해야만 했습니다. 더욱 잠실구장에서 유독 약했던 유먼을 상대로 다득점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패인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롯데는 올 시즌 에이스였던 유먼을 1선발이 아닌 2선발로 돌린 것 역시 잠실에서 성적이 너무 안 좋아서였는데, 두산은 이런 결과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는 사실은 아쉬움으로 남겨질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1회 두산의 득점 이후 경기는 투수전으로 흘러갔습니다. 유먼과 노경은이 선발로 나선 경기라는 점에서 충분히 예상된 흐름이었습니다. 유먼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은 효과적으로 두산의 타선을 막아냈습니다. 가을 야구가 처음인 노경은은 150km대의 강속구를 주무기로 투심, 커브, 포크볼, 슬라이더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롯데 타선의 예봉을 꺾어냈습니다.

 

유먼이 1회 흔들리며 집중타로 실점을 한 것과 마찬가지로, 노경은은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다 7회 1사를 잡은 상황에서 황재균부터 시작된 롯데의 하위 타선에 집중타를 맞으며 동점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7회 1사까지 완벽할 정도로 잘 막아내던 노경은은 연속 3안타를 맞으며 실점을 하는 상황이 아쉬웠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겠지만, 처음으로 가을 야구 무대에 오른 노경은에게 7회 등판은 힘들었던 듯합니다. 6회까지 완벽한 모습을 보인 노경은이었기에 7회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여겼겠지만 3안타를 연속으로 맞을 때까지 투수 교체를 생각하지 않은 두산의 벤치 선택이 아쉬웠습니다.

 

김주찬의 유격수 땅볼을 실책하며 1사 만루 상황이 되고 나서야 투수 교체를 한 두산의 벤치의 고민은 불펜이 약한 현실적인 문제가 가장 크게 다가왔던 듯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홍상삼을 올려 병살로 추가 실점 없이 막아낸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유먼은 6이닝 동안 89개의 투구로 6안타, 무사사구, 4삼진, 1실점으로 자신의 몫을 충실하게 해주었습니다. 더욱 올 시즌 잠실에서 난타를 당했던 유먼이라는 점에서 중요했던 준PO 2차전 호투는 결과적으로 롯데가 역전 승리를 가져갈 수 있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노경은은 6과 1/3이닝 동안 107개의 공으로 6안타, 3사사구, 2삼진, 1실점으로 유먼처럼 선발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었습니다. 시즌과 달리 볼넷이 많았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큰 경기에 처음 나선 투수로서는 최고의 피칭을 해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동점을 내준 이후 경기의 흐름은 롯데로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선발 투수에서 두산이 월등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불펜에서는 롯데 역사상 가장 튼튼하다는 평가만큼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롯데는 김성배, 최대성, 강영식, 정대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적극 활용하며 1점차 승부를 이어갔습니다. 마무리 투수로 김사율이 아닌 정대현을 내보냈다는 점은 이후 롯데 경기에서 마무리가 바뀔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1차전에 등판했던 김사율은 마무리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지는 못했습니다. 1이닝을 간단하게 막아내기는 했지만 볼넷을 하나 내주며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두 경기 연속 세이브는 정대현의 몫으로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두산만이 아니라, SK와 삼성을 상대로도 정대현이 좀 더 효과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김사율이 마무리에서 셋업맨으로 역할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1-1로 팽팽하던 경기는 9회 극적인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1사 후 8번 타자인 용덕한은 강민호의 부상으로 나선 오늘 경기에서 자신이 왜 출전해야만 하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7회부터 계속 던지고 있는 홍상삼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 결승 홈런을 날렸으니 말입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실투 하나가 동점 홈런으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이 홈런이 역전의 빌미가 되었었습니다. 두 경기 연속 극적인 홈런을 맞은 홍상삼으로서는 쉽게 지울 수없는 악몽이 될 듯합니다.

 

두산에서 트레이드되어 롯데로 갔던 용덕한은 친정팀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처럼 결정적인 순간 비수를 꽂고 말았습니다. 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극적인 홈런을 만든 용덕한은 1차전 강민호 부상 이후 등장해 안타와 함께 결승 득점까지 올리며 맹활약했었습니다. 2차전에서는 선발로 나서 극적인 역전 홈런까지 날려, 황재균과 함께 롯데의 가을 야구의 영웅으로 떠올랐다는 사실은 재미있습니다.

 

9회 2-1로 뒤진 두산은 김현수가 안타를 치고 나가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우선 동점이 필요했던 두산 벤치는 4번 타자인 윤석민에게 번트를 지시했고, 타자는 벤치의 요구대로 번트를 실행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번트 작전을 완벽하게 파악한 3루수 황재균은 번트를 대는 순간 이미 타자 앞에 와서 수비를 할 정도였습니다. 잡자마자 곧바로 2루로 던져 병살로 처리한 황재균의 수비 하나가 위기를 맞을 수도 있었던 롯데를 살렸습니다.

1차전이 수비실책이 쏟아지며 졸전으로 흘렀던 것과 달리, 2차전은 양 팀 모두 완벽한 수비로 가을 야구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마치 환상 수비를 경쟁이라도 하듯, 내 외야를 가리지 않고 혼신을 다하는 양 팀 선수들의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그 모든 환상 수비의 종결판은 9회 무사 1루 상황에 나온 황재균의 번트 수비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듯합니다.

 

만약 황재균이 그렇게 적극적인 판단 수비를 하지 않았다면 경기가 어떻게 되었을지는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동점을 넘어 역전도 가능하다는 분위기의 두산을 완벽하게 기를 꺾어버린 황재균의 수비는 정말 값진 것이었습니다.

 

롯데는 이적생 두 명이 중요했던 준PO 2차전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상위 타선이 부진한 상황에서 하위 타선들이 연이틀 중요한 역할을 해주며 원정 두 경기를 싹쓸이 한 롯데로서는 역스윕을 당하지만 않는다면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욱 3차전을 자신의 홈인 사직에서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롯데의 결정적인 우세가 점쳐집니다.

 

숫자로 드러난 경쟁력에서는 두산이 월등한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5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롯데의 저력은 대단했습니다. 1차전 수비 실책으로 자멸 위기에 처했던 롯데가 빠르게 회복하며 끈질긴 승부로 승리를 이끄는 대목에서 경험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포스트시즌이 처음인 선수가 10명이나 되는 두산으로서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되었습니다. 이용찬과 사도스키가 선발 등판하는 3차전에서 두산이 대반격을 시작할지, 아니면 싱겁게 롯데의 스윕으로 경기가 끝날지 궁금해집니다. 1, 2차전에 등판조차 하지 못한 프록터가 과연 마무리로서 진가를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두산 팬들에게는 중요하게 다가올 듯합니다. 좋은 수비로 가을 야구다운 경기를 해주었던 두산과 롯데. 사직에서 두 팀의 대결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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