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1차전-롯데 두산에 8-5 연장 승리, 가을야구 경험이 승패를 갈랐다

두산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예측되었던 준PO 1차전은 의외의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부진했던 롯데 타선들이 다시 폭발하기 시작했고, 역으로 믿었던 두산 마운드가 무너지며 승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9회 말 김현수의 병살, 10회 초 황재균의 결승타

 

 

 

 

송승준과 니퍼트의 선발 맞대결을 생각하면 8-5라는 점수는 의외이기는 합니다. 페넌트 레이스에서 워낙 좋은 공들을 던졌던 투수들이다보니 대량 실점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물론 송승준은 실책에 울며 무자책 경기를 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몫은 충분하게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산은 초반 득점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1회 시작과 함께 이종욱이 안타를 치고, 오재원의 3루 타구마저 황재균의 실책으로 살려주며 위기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종욱의 타구 역시 몸 쪽 강하게 들어온 볼이 빗맞아 안타가 되는 상황은 롯데에게는 아쉬움이었습니다. 문제는 두산이었습니다. 김현수와 윤석민, 오재일로 이어지는 핵심타석이 적시타를 쳐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상황은 아쉬웠습니다.

1, 2회 니퍼트의 공에 막혀있던 롯데 역시 3회 기회를 잡았습니다. 선두 타자 조성환이 볼넷을 얻어 나가고, 문규현과 김주찬까지 볼넷을 얻으며 한 이닝에만 3개의 볼넷이 나올 정도로 니퍼트의 구위가 정상은 아니었습니다.

 

흔들린 니퍼트는 4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선두 타자인 홍성흔이 안타를 치고 다시, 강민호가 볼넷을 얻어나가기는 했지만 조성환이 유격수 땅볼로 투아웃이 되며 득점 기회를 놓치는 듯했습니다. 문제는 황재균이었습니다. 황재균과 문규현이 연속 안타를 치고, 손아섭이 2루타를 치며 3득점을 하며 롯데가 기선제압에 완벽하게 성공했습니다.

 

유리할 수밖에 없는 조건들을 가졌던 두산은 니퍼트가 정상적인 피칭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7, 8회를 안정적으로 던져주던 니퍼트가 초반 이렇게 흔들리며 실점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두산 역시 만만하지는 않았습니다.

 

3-0으로 뒤진 5회 두산은 롯데의 릴레이 실책으로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임재철의 평범한 2루 땅볼을 안정적인 수비를 해주던 조성환이 어이없는 실책을 하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송승준의 보크까지 나오며 무사 2루 상황은 다음 타자인 양의지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발이 느린 양의지가 번트가 아닌 공격을 하기에 병살 부담이 있었다는 점에서, 보크는 5회 두산에게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병살 기회가 사라진 상황에서 양의지는 안타를 쳤고 첫 득점을 만들어냈습니다. 2루 베이스를 맞고 안타가 되는 상황은 보크가 만들어준 기회일 것입니다.

 

김재호의 3루 땅볼은 병살로 이어져야 했지만 조성환이 1루 송구가 빗나가며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2루 송구가 문제가 있었고, 양의지의 2루 슬라이딩도 효과적이었지만 조성환 정도라면 실책이 나와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종욱의 적시 2루타로 3-2까지 추격한 두산은 송승준의 1루 송구가 허망하게 빠지며 2루 주자 이종욱이 득점에 성공하며 3-3 동점이 만들어졌습니다.

 

5회 집중된 실책은 역전을 허용했고, 롯데는 그렇게 무너질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중요한 경기에서 실책이 이어지는 경기는 이기는 것이 쉽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롯데는 실책이 이어진 상황에서 송승준과 실책을 범한 조성환을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7회 다시 추가 실점을 하며 5-3까지 달아났습니다.

 

경기를 잡아내기 위해 두산은 7회 홍상삼을 올리는 강수를 두었습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자원을 올린 것은 두산이 이 경기를 잡겠다는 의지의 표명과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8회 선두 타자인 박종윤이 몸에 맞는 볼을 맞고 용덕한이 삼진을 당하며 분위기는 다시 두산으로 흘러가는 듯했습니다. 문제는 대타로 나선 박준서가 전체 상황을 뒤흔든 동점 투런 홈런이 나왔습니다.

 

두산 입장에서는 나와서는 안 되는 동점 홈런이 나왔습니다. 믿었던 홍상삼을 상대로 쳐낸 홈런이라는 점에서 더욱 두산에게는 뼈아픈 점수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동점이 된 상황에서 두산은 마지막 기회를 잡았습니다. 김재호가 선두 타자로 나서 안타를 치고, 이종욱의 번트에 이어 오재원이 볼넷을 얻어나가며 기회는 다시 두산에게 주어졌습니다. 3번 타자인 김현수가 바로 그 기회를 잡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두산의 핵심인 김현수가 가을 야구에 약한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말았습니다. 병살의 기억은 다시 김현수와 두산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김현수의 1루 직선 타구가 박종윤의 글러브에 들어갔고, 자연스럽게 병살로 이어지며 기회는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중요한 득점 기회를 놓친 두산은 10회 연장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중요한 1차전을 홈에서 롯데에게 내주고 말았습니다.

 

10회 시작과 함께 안타가 이어지고, 황재균이 결승타를 쳐내며 경기는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여겨졌던 롯데가 두산을 꺾고 승리하게 되었습니다. 두산과 롯데는 1차전 내놓을 수 있는 모든 필승 카드를 다 꺼내놓았습니다. 두산 마무리 프록터를 제외하고는 모든 불펜이 등판하며 멋진 경기를 펼쳤지만 그 힘의 차이는 결국 경험이었습니다.

 

가을 야구에 처음 나서는 두산 10명의 선수는 중요한 순간 그 부담을 이겨낼 수가 없었다는 사실은 아쉬웠습니다. 여기에 경험이 있고 팀의 중심이었던 김현수가 9회 승패를 결정지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병살로 물러나며, 마무리를 하지 못한 상황이 아쉬웠습니다. 

 

실책이 연이어 나온 롯데를 상대로 더 흔들어 완벽하게 무너지게 했어야만 했던 두산은, 오히려 롯데가 살아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불안하게 되었습니다. 무너진 상대를 완벽하게 무너트리는 힘이 없다는 점은 두산에게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경기에서 조성환이 다시 선발로 나설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다시 실책을 범하지 않는다면 롯데는 첫 경기에서 만든 극적인 역전이 발판이 되어 남은 두산과의 경기에서 쉽게 이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두산에게는 화요일 경기는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롯데는 유먼을 두산은 노경은이 마운드에 오릅니다. 유먼이 잠실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상황에서는 의외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노경은이 페넌트레이스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지만 두산이 보여준 준PO 첫 경기에서 보였듯 상황은 숫자로 예측하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가을야구의 경험은 롯데에게 최악의 상황에서도 힘을 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포스트시즌에 처음 나서는 두산 10명의 선수들이 그런 경험을 뛰어넘는 실력으로 위기의 두산을 살려낼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유먼과 노경은의 선발 맞대결이 다시 1차전처럼 의외의 상황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선발 투수들의 몫을 다하는 투수전이 될지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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