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홀로 밥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되더니 그가 활약했던 FC 서울로 복귀한다는 기사가 떴습니다. 그리고 '백의종군'이라는 단어와 함께 '연봉 13억'이라는 기사는 박주영에 대한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13억 연봉이라도 그 값을 하면 그만인 게 프로의 세계다
프로 스포츠가 본격적인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습니다. 프로야구는 시범경기를 시작했고, 프로축구는 지난주부터 거대한 서막을 알렸습니다. AFC와 케이리그를 함께 준비하는 상위팀들과 1부와 2부 리그가 정착이 되가는 과정에서 승강제 역시 프로축구 팬들에게는 좋은 볼거리이기도 할 것입니다.
개막 첫 주를 보낸 프로야구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만한 기사가 나왔습니다. 무적 선수인 박주영이 자신의 고향 팀 같기도 한 FC서울로 복귀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3년 계약을 한 박주영으로서는 자신의 축구 인생 마지막을 고향 팀에서 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습니다.
2008년 여름 서울에서 프랑스 1부 리그 AS 모나코로 이적한지 7년 만에 다시 친정팀인 FC서울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떠났을 때는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던 박주영이었지만, 초라하게 돌아온 그가 과연 3년 동안 케이리그에서 어떤 적응력을 보여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를 달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가장 화려한 시절 모나코를 떠나 그에게도 꿈의 구단인 아스날로 이적을 하는 순간까지는 화려했지만, 그 이후부터 박주영의 존재감은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스날에 어울리는 수준의 선수도 아닌 그가 선택을 받았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 선택은 결국 박주영의 축구 인생을 산산조각 난 결과였다는 점에서도 최악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돈을 벌기는 했지만 축구 선수로서의 인생도 그의 인성마저도 비난의 대상이 되면서 박주영은 많은 축구팬들이 사랑하는 선수에서 조롱을 받는 선수로 전락한지 오래입니다. 이미 전력 외로 전락한 박주영을 팀 내 최고 연봉 선수로 만들어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FC서울의 선택은 팬들의 조롱거리를 몰고 다닐 수밖에는 없습니다.
박주영의 이미지는 단 하나입니다. 그동안 그를 뒤따르고 있는 이미지는 돈을 쫓아다니는 존재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미지는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청구고 시절 브라질 유학을 갔던 하지만 자신을 도운 구단을 버리고 고려대를 거쳐 거액을 받고 FC 서울로 향했던 박주영. 거액을 받고 AS 모나코로 향했던 그는 릴과 이적하는 상황에서 벌인 논란은 여전히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릴과 계약을 하고도 아스날의 제안에 모든 것을 파기하고 EPL로 향한 박주영의 축구 인생은 그렇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실력 차가 큰 그가 아스날에서 버틸 수는 없었고, 그렇게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된 박주영의 축구인생은 그 어느 곳에서도 자립하지 못하는 꿔다 놓은 보리자루 같은 존재로 전락했습니다.
거액을 받는 중동 리그까지 찾아갔지만 적응할 수 없다면 전력 외로 분류된 박주영을 품은 FC서울은 그렇게 다시 한 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합니다. 과거 화려한 기교와 폭발적인 골 결정력으로 사랑을 받았던 그 어린 시절의 박주영을 꿈꾸는 FC서울의 선택은 아직 결과에 대해 알 수는 없습니다.
FC 서울은 박주영 입단과 관련해 지난 10일 계약기간 3년에 연봉은 비공개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 발표와 함께 13억에서 16억의 연봉을 받는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FC서울 최고 연봉이라는 말과 함께 역시 돈줘의 역사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불쾌함까지 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거액의 연봉 계약을 했다는 소문에 이재하 FC서울 단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선수 생활을 사실상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해 계약을 했을 뿐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연봉의 크기가 문제가 아니라 마지막 선수 생활을 위해 국내 리그로 복귀했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런 그의 주장을 그대로 믿는 이들은 많지 않을 듯합니다. 그동안 쌓인 박주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여론을 지배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13억이 넘는 연봉을 받는 몰리나보다 못한 수준이라고 하지만 박주영이 신인이나 중고 선수 수준의 낮은 금액을 받았을 것이라고 믿는 이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 흔한 이면계약이 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없습니다. 문제는 연봉과 관계없이 얼마나 잘 적응하며 그를 불러준 FC서울에 보답을 해줄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프로 선수는 실력으로 모든 것을 증명해야만 합니다. 여전히 일부 열정적으로 박주영을 옹호하고 응원하는 이들에게라도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이 어쩌면 축구선수 박주영이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입니다. 사실 무적 선수로 전락한 박주영이 국내 리그로 복귀한 후 모든 선수를 압도한다면 그 역시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K-리그의 실력이 낮다는 반증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때 천재라는 소리까지 듣다 조롱의 대명사인 박따봉이 되어버린 박주영. 그가 7년 만에 복귀한 FC서울에서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결국 FC서울은 그에게 많은 골을 넣어 달라는 의미로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영입을 했습니다. 그가 과연 이런 구단의 바람에 충족을 해줄 수 있을지는 결국 박주영 본인에게 달렸습니다. 13억보다 중요한 것이 실력이라는 사실을 박주영 스스로 증명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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